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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의협, 6월2일 회장선거 돌입 … 노환규 前회장 재기 가능할까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4-29 16:46:51
  • 수정 2014-05-02 19: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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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일 ‘임시대의원총회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제출 … 임수흠 前서울시의사회장 등 후보 거론

최근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대한민국 전역이 슬픔에 빠져있지만 대한의사협회 소속 의사들의 제 밥그릇 챙기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지난 19일 의료계는 의협 회장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건을 겪었다.

이날 의협 대의원회는 서울 이촌로 의협회관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노환규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178명(73.6%) 중 찬성 136명, 반대 40명, 기권 2명으로 가결시켰다. 전체 대의원 242명 중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불신임에 찬성함에 따라 노 회장은 19일부로 임기를 약 1년 남기고 회장 직무가 정지됐다. 의협 회장이 임기 중 사퇴한 적은 몇 차례 있었지만 대의원총회의 불신임 결정으로 중도 퇴진한 것은 최초다. 의협은 곧바로 상임이사회를 열어 김경수 의협 부회장 겸 부산시의사회장을 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출했다.

노 전 회장의 수난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의협은 지난 2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서 500만원 이상의 벌금 처분을 받은 사람은 벌금을 받은 날로부터 5년이 지날 때까지 회장 선거 피선거권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선거관리규정 개정안을 찬성 129명, 반대 49명, 기권 4명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2011년 경만호 전 의협 회장에게 계란을 투척해 ‘회무질서 문란 행위’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노 전 회장은 2016년까지 회장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 이날 총회에서는 노 전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방상혁 기획이사와 임병석 법제이사에 대한 불신임안도 통과됐다. 두 사람은 지난달 30일 대의원들이 주축이 된 비상대책위원회의 무효확인소송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불신임 대상이 됐다.

노 전 회장은 “대의원들에 대한 존경을 오늘부로 거두겠다”며 “지난 수십년간 잘못된 건강보험제도와 의료제도를 방치하고 침묵한 죄,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개혁해야 하는지에 대한 노력은 하지 않고 리더로서의 책임은 방기한 채 알량한 권력과 안위를 지키는 데에만 몰두한 죄를 가진 당신들은 젊은 의사들 앞에 죄인”이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의료계에서는 노 전 회장이 이대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노 전 회장은 지난 19일 총회가 끝난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의협이라는 큰 배를 떠나지 않고 여러분과 함께 있을 것”이라며 탄핵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예고한대로 29일 자신의 탄핵을 통과시킨 임시대의원총회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제출했다. 30일에는 방상혁·임병석 이사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접수할 예정이다. 결과는 이르면 3주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번 가처분신청으로 의협내 내부갈등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추진 중인 원격의료 시범사업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집행부는 5월로 예정된 회원총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은 회원총회에서 △대의원회 해산 △대의원 직선제 △대의원 시도의사회 임원 겸직 금지 △사원총회와 사원투표에 대한 정관 근거 마련 등의 안건을 통과시킴으로써 대의원을 압박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회원총회는 10만여명의 전체 의협 회원 중 최소 5만명 이상이 참석해야 개최할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이 낮다. 게다가 정관 개정은 참석 회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가능해 사실상 어려운 것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의협은 새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회장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고 회장직 수행이 불가능할 경우 60일 이내에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는 정관에 따라 ‘제38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를 공고하고, 오는 6월 2일부터 우편선거에 들어간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공고는 노 전 회장이 탄핵된 지 9일만에 이뤄진 것으로 5월 사원총회 전 세력을 공고히 하려는 대의원회 측의 의중을 짐작해볼 수 있다.
우편선거는 18일까지, 온라인 선거는 17일부터 18일 오후 6시까지 실시될 예정이다. 개표결과는 6월 18일 발표된다.

후보등록을 원하는 회원은 의사면허증, 이력서, 회비완납필증 서류, 후보자 등록 신청서를 선관위에 제출하면 된다. 후보는 5개 이상 지부에서 50명 이상씩 총 500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하며 5000만원의 기탁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는 지난번 선거보다 2000만원 상향 조정된 것으로 일부에서는 ‘부자들만 출마하라는 것 아니냐’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현재 출마가 예상되는 인물로는 임수흠 전 서울시의사회장, 나현 전 서울시의사회장, 조인성 경기도의사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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