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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세브란스병원 ‘연세암병원’ 14일 공식 개원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4-15 17:50:35
  • 수정 2014-04-18 18: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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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0병상 규모, 15개 암전문센터 암 재발·전이 통합관리 … 굿닥터팀, 치료 전과정 서비스 제공

지난 14일 공식 개원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연세암병원은 ‘암생존자 통합관리 프로그램’, 로보틱IMRT 등 첨단장비, 굿닥터팀 등을 통해 암치료 전과정에 대한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최고 수준의 암치료, 환자중심 진료프로세스 구축을 목표로 ‘연세암병원’을 개원하고 지난 14일 본격적인 진료에 들어갔다. 암병원은 연면적 10만5000㎡(3만2000평), 지상 15층(지하7층)에 510병상을 갖추고 있다. 건축비는 2530여억원이 소요됐으며, 이 중 430억원은 1930명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이다.

이 병원은 기획단계부터 세계적인 암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2005년 5월 홍완기 미국 MD엔더슨암센터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미국 에모리대, 일본 긴키대, 홍콩 중문대 등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제자문위원회가 결성됐다. 자문위원회는 설계, 건축, 운영체계 등을 마련했다.
병원 1층 출입로에 설치된 ‘노아의 방주’와 2층부터 7층까지 이어지는 ‘빛의 기둥’ 조형물은 완치에 대한 희망과 약속을 상징한다. 빛의 기둥은 길이 30m, 둘레 19m의 대형기둥으로 도예가 이재준 작가의 재능기부로 제작됐다.

위암·간암 등 15개 암 전문센터와 암예방센터, 암지식정보센터, 완화의료센터 등 특성화센터는 암 예방·진단·치료·교육 등을 담당한다. 다학제 진료를 실시하는 베스트팀은 간암을 비롯한 8개 센터에서 운영된다.

암예방센터의 특징 중 하나는 ‘암 생존자 통합관리(cancer survivorship)’ 프로그램이다. 5년 이상 생존해 암 완치판정을 받은 사람은 암의 재발 및 전이는 물론 2차 암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 같은 환자에게 프로그램은 15개 암센터와 연계함으로써 재발, 전이암, 후유증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한다. 

최신 치료장비도 대폭 확충했다. 아시아 최초로 도입한 ‘로보틱IMRT(세기조절 방사선치료기)’는 기존 IMRT나 사이버나이프보다 한 차원 발전된 형태로 광자선에너지를 6개 관절로 구성된 로봇에 장착해 치료 효율을 극대화한다. 치료방향에 제약 없이 정위적 방사선수술 및 세기조절 방사선치료 등 전신치료에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치료 중 실시간으로 종양의 위치를 추적해 균등한 방사선량을 집중 조사한다.

라이낙(LINAC) 방사선치료기도 3대를 추가 도입해 총 6대를 가동한다. 신규 도입되는 라이낙 중 1대는 최신 기종으로 고선량의 방사선을 조사해 치료시간을 3분의 1로 줄인다. 이를 통해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2차 방사선 노출량을 약 70% 경감시켜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다. 또 영상추적 방사선치료장치인 콘빔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이용해 종양의 기하학적 형태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함으로써 치료 효율을 높인다.

기존에 있던 토모테라피 3대는 새 병원으로 이전해 가동되며, 암수술에 특화된 다빈치로봇수술기는 1대를 추가 도입해 총 3대를 운영한다. 꿈의 암치료기로 불리는 양성자치료기도 2016년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또 입원하지 않고 항암치료를 받는 외래 항암약물치료센터를 확충하고 일반병상 90병상과 어린이용 10병상을 구분해 운영한다. 2~3시간 동안만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를 위해 리클라이너로 구성된 단기항암제 주사실도 마련했다.
아울러 ‘녹색병원’을 모토로 태양광 발전설비와 태양광 가로등을 설치하고 내부 인테리어 마감재도 친환경·재활용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새집증후군을 최소화했다. 

이 병원은 또 환자와 가족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시키기 위해 ‘굿닥터팀’을 운영한다. 금기창 연세암병원 부원장을 팀장으로 의사 49명과 코디네이터 17명 등 총 66명으로 구성되는 굿닥터팀은 치료 전·후 관리 및 교육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굿닥터팀의 운영으로 연세암병원에 암환자를 의뢰하는 다른 병원 의사들이 전화나 이메일로 환자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게 돼 전원(轉院) 과정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는 환자를 의뢰할 때 진료기록만 복사해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굿닥터팀은 또 암치료를 마친 사람, 암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 암치료 중 다른 질환에 걸린 사람, 암 가족력이 있어 암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 등에 대한 교육·상담·정보제공 등을 맡는다. 다른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을 후 연세암병원에서 2차 소견(second opinion)을 원할 때 이를 해당 분야 교수에게 의뢰하는 역할도 한다. 아울러 암치료 및 예방에 대한 정보와 전문적인 설명도 제공한다. 굿닥터팀장은 기업의 ‘고객담당임원(chief customer officer, CCO)’처럼 환자와 가족에 대한 서비스를 총괄한다.   

새 병원은 운영체계와 환자 서비스프로그램을 통해 세 가지는 낮고, 세 가지는 높은 ‘3저(低) 3고(高)’ 병원을 지향한다. 즉 통증·대기시간·불안은 낮추고 전문가 확보·정확한 설명·새로운 환자 경험은 더욱 높인다. 이는 기존 암병원이 암 환자의 불안 등 정서적인 부분을 배려하지 못한 상태에서 암치료에만 집중하다보니 환자에 대한 서비스가 소홀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연세암병원은 오는 5월 1~3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원 기념 GAP컨퍼런스-2014를 개최한다. GAP컨퍼런스는 미국 MD앤더슨암센터가 매년 개최하는 국제학술대회다. 그동안 MD앤더슨암센터에서만 열리다가 2010년부터 짝수해의 경우 해외 22개국 29개 자매병원에서 돌아가며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2012년 노르웨이 오슬로암센터에 이어 외국에서 개최되는 두 번째 행사다. 이 병원은 국내 유일하게 MD앤더슨 암센터의 29개 자매병원에 소속돼 있다.

노성훈 연세암병원장은 “100여년전 세브란스병원이 한의학밖에 없던 조선 사람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의학을 선보였던 것처럼 연세암병원은 국내 암치료의 역사를 새로 써갈 것”이라며 “암 치료를 위해 필요한 첨단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의료진과 전 직원이 합심해 암환자와 가족들이 믿고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 연세의료원장은 “암이라는 이기기 힘든 짐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의료진이 수고를 아끼지 않고 환자와 가족를 진심으로 위로할 수 있는 연세암병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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