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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결핵 환자수·사망률 OECD 1위 … 결핵 관련 오해·진실은?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3-26 14:05:13
  • 수정 2014-03-27 17: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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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 영양부족, 현재 스트레스·다이어트·과로 등 원인 … 감기 2주 이상 지속시 폐결핵 의심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의료진이 결핵 진단을 위한 흉부 X-레이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결핵을 단지 ‘못 먹고 못 살아서 생기는 병’으로 잘못 알고 있다. 1970~1980년대 편지봉투 우표 옆에 붙였던 크리스마스씰이 전자우편의 발달로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면서 결핵에 대한 경계심도 점차 희미해졌다. 그러나 한국은 어느새 ‘결핵 후진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경제발전에 힘입어 국내 결핵 발병률은 1960년대의 7분의 1수준으로 떨어져 박멸단계에 이르렀다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2003년까지 3만1000명 이하로 떨어졌던 신규 결핵환자 수가 2005년부터 3만4000~3만9000명 수준으로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구 10만명당 결핵환자 수는 100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2명인 일본의 4.5배, 12.7명인 OECD 평균보다 8배 많은 수치다.

결핵 사망자 수도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인구 10만명당 결핵 사망자 수는 4.4명으로 OECD 평균인 1.9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또 국내 결핵환자의 30% 정도는 20~30대 젊은층으로 전형적인 후진국형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심윤수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과거 못살던 시절에는 영양부족이 결핵의 발병요인이었지만 요즘에는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다이어트, 과로 등으로 인한 면역력 약화가 새로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소년은 과도한 입시스트레스, 운동부족으로 면역력이 저하되고 생활패턴이 PC방 등 실내생활 위주로 바뀌면서 결핵 감염이 용이한 환경에 쉽게 노출된다.

결핵은 신체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전신질환이다. 폐결핵이 가장 흔하며 흉막, 임파선, 뇌, 척추, 관절, 신장, 간, 대장, 복막, 생식기 등에서도 발병한다. 발병부위에 따라 증상과 진단법이 다르다. 가끔 주변에서 늑막염을 앓았다는 사람을 볼 수 있는데, 이 질환의 대부분은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에 결핵균이 침범하는 결핵성 흉막염이다.

결핵은 질환이 악화될 때까지 증상이 전혀 없다가 우연히 발견될 때가 많다. 질환 초기 기침, 가래, 피로감, 신경과민, 미열 등이 나타나지만 평소 자주 경험하는 증상이기 때문에 자각하지 못하게 된다. 기침과 가래가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 감기가 2주 이상 지속되면 폐결핵을 의심해야 한다.

이 질환은 제3군 법정 전염병으로, 결핵 환자가 기침할 때 나오는 가래에 있던 결핵균이 다른 사람의 폐에 들어가면 질환이 발병한다. 그러나 결핵균이 침입했다고 해서 무조건 결핵에 걸리거나, 모든 결핵 환자가 결핵균을 배출하는 것은 아니다. 또 가래에 결핵균이 나오는 환자도 약 2주간 결핵약을 복용하면 대부분 전염성이 없어진다. 단 진단 전부터 환자와 같이 생활해 온 가족은 모두 결핵검사를 받아야 한다.
결핵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흉부 X-레이를 찍고 가래검사를 한다. 소아는 결핵균의 단백질성분을 팔에 주사해 2~3일 후 나타나는 반응을 확인하는 ‘투베르쿨린 피부반응검사’를 실시한다.

결핵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객혈의 경우 실제 발생빈도는 낮은 편이다. 치료 전이나 도중, 혹은 완치된 후에도 나타날 수 있다. 객혈을 한다고 해서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재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결핵을 불치병이라고 생각해 치료를 포기해버리는 게 문제였다. 반면 최근에는 결핵 치료가 쉽다고 생각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결핵은 약을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기만 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장기간 복용에서 오는 불편함이나 소화장애·복통 등 부작용 때문에 환자가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는 사례가 많다.
심 교수는 “결핵균은 생명력이 매우 끈질기기 때문에 약을 불규칙하게 복용하거나 중단하면 내성이 생길 수 있다”며 “이런 경우 효과가 적고 부작용은 많은 2차약을 장기간 투여해야 하는데, 완치 가능성이 감소하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핵약의 부작용으로는 간수치 상승 및 약물성 간염이 가장 흔하며, 여드름과 가려움증도 자주 동반된다. 1차약 중 ‘피라지나마이드(Pyrazinamide)’는 요산수치를 올려 간혹 통풍을 유발한다. 이밖에 결핵약은 청력장애, 평형감각장애, 위장장애, 간질성 경련, 관절통, 시력장애, 말초신경염 등이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임의로 투약을 중단하지 말고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중요한 결핵약인 ‘리팜피신(rifampicin)’은 복용 중 눈물이나 소변이 오렌지색을 띨 수 있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치료기간에는 반드시 금주·금연하고 음식을 골고루 충분히 먹는 게 좋다. 보약이나 건강식품은 오히려 간염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섭취를 삼가야 한다. 또 정기검진으로 병이 호전되는지, 약제에 반응이 없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결핵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충분한 영양섭취와 꾸준한 운동으로 면역력을 길러둬야 한다. 결핵약 복용기간이 2주 이하인 환자와의 접촉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결핵 예방주사인 ‘BCG’는 생후 한 달 후에 맞는 주사다. 작은 흉터만 남길 뿐 부작용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결핵이 흔한 국내에서는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24일 ‘제4회 결핵예방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청소년 대상 결핵 집중관리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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