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린스’ 머릿결 코팅효과, ‘트리트먼트’ 모발에 영양공급 … 전기모자 등으로 열처리하면 효과↑
SBS 별에서 온 그대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탤런트 전지현 씨
패션·화장이 여성의 전반적인 스타일의 기본이 된다면 이를 완성하는 게 헤어스타일이다. 아무리 옷을 차려입고 화장했더라도 푸석푸석한 머릿결 때문에 2% 아쉬운 경우가 적잖다. 많은 여성들은 피부관리·다이어트에 어마어마한 노력을 들이지만 정작 머리카락엔 큰 관심이 없다. 퍼머·염색 등 스타일링 정도에 그친다. 헤어스타일은 의외로 전체 인상의 70%를 차지해 예뻐보이고 싶다면 머릿결 관리를 시작하는 게 좋다.
윤기 나고 매끄러운 머릿결은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한동안 큰 화제를 몰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 역할을 맡은 탤런트 전지현의 머릿결도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긴 생머리가 트레이드마크로 여겨질 정도다. 반면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파삭파삭 빗자루 같은 머리카락은 건강해보이지 못한 느낌을 줄 수 있다.
게다가 미용실에서 퍼머나 염색을 하더라도 원래 모발 상태가 건강하지 않다면 자신이 원하는 헤어스타일이 나오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봄을 맞아 미용실에서 이런저런 헤어케어를 한꺼번에 받을 경우 심각한 모발손상을 각오해야 한다.
천송이 부럽지 않은 촉촉한 머릿결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은 올바른 ‘샴푸법’이다. 두피가 건강해야 튼튼하고 매끄러운 머리카락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두피도 피부처럼 세심히 관리해줘야 하는데 막상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보람 박승철헤어스투디오 양재점 헤어디자이너는 “샴푸와 린스(컨디셔너)·트리트먼트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샴푸는 두피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린스는 모발 표면에 코팅막을 입혀 매끄러워 보이도록 하고, 트리트먼트는 손상된 모발에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꼭 샴푸를 두피부터 머리카락 끝까지 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두피 위주로 제대로 클렌징하는 게 포인트”라며 “샴푸는 의외로 제대로 헹궈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충분히 물로 씻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린스와 트리트먼트의 효능에 대해서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린스는 단순히 머리카락에 코팅막을 입혀 시각적으로 찰랑이게 만들어주고, 트리트먼트는 영양공급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도포 후 방치시간 등에 차이가 있다. 이를 제대로 구분하는 것만으로도 머릿결 상태는 달라질 수 있다.
린스는 샴푸 후 젖은 머리에 충분히 발라 3분 정도 뒤에 깨끗이 헹궈내면 된다. 반면 트리트먼트의 경우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발라두고 나서 오랫동안 놔두거나 열처리를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둘 다 두피에는 닿지 않도록 머리카락에만 바르는 게 포인트다.
린스·트리트먼트를 두피에까지 바르면 머리가 기름지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즉 두피에 관여하는 게 샴푸·스케일링제품, 모발에 관여하는 게 린스·트리트먼트다.
머리를 말리는 것도 신경써야 한다. 수건으로 젖은 머리카락을 말리는 타올드라이 과정에서 지나치게 세게 문지르면 머리카락끼리 부딪쳐 머릿결 보호막인 큐티클이 상처를 입기 쉽다. 타올드라이는 흡수성이 좋은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듯 두드리는 게 올바른 방법이다.
젖은 머리카락에 열을 가하는 것도 큐티클에 상처를 입힌다. 머리카락이 뜨거워지지 않는 정도가 무난하다. 한 곳에만 집중적으로 말리지 말고 골고루 움직이면서 말리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젖은 머리에 고데기 등 헤어스타일링 기구를 사용하는 것은 머릿결에 치명적이다.
머릿결과 두피는 따로 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보람 디자이너는 “두피에 각질이 일거나 건조하면 두피관리를, 모발이 푸석푸석하거나 상해다면 모발케어·무코타 관리 등을 받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머릿결을 관리하기 위해 1주일에 한번씩 헤어숍을 방문해 관리를 받는 게 가장 좋지만 시간·금전 문제로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이럴 경우엔 샵에서 사용하는 것 혹은 자신의 상태에 맞는 홈케어제품으로 집에서 꾸준히 관리하는 게 의외로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다만 “이미 상한 모발은 수분과 단백질이 빠지기 쉬워 아무리 트리트먼트를 하더라도 샴푸를 하면 도루묵이 되는 경우가 적잖다”며 “머릿결이 좋아졌다 싶어질 때 까지 수시로 관리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가장 추천하는 것은 집에서 하는 ‘헤어팩’이다. 머리를 감고 트리트먼트 제품을 도포한 뒤, 헤어캡을 쓰고 전기모자 등을 착용해 열처리 해주는 게 좋다. 머리카락이 열리도록 만들어 제품을 잘 흡수하도록 돕는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 20분 정도 방치하고 헹궈낸다.
전기모자는 2만~3만원대면 구입할 수 있고 거의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기존 미용실의 1회 관리비용(5만~10만원 선)에 비하면 오히려 이쪽이 저렴하게 먹힐 수 있다. 이보람 디자이너는 “전기모자가 없으면 젖은 타월을 전자렌지에 데워 모발을 감싼 뒤 비닐캡을 씌우는 것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은 “두피에 적당한 자극을 주면 혈액순환을 촉진해 탈모·두피트러블·머릿결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가락 끝으로 두피를 가볍게 두드리거나 관자놀이에 원을 그리듯이 압박감을 준다. 후두부는 머리를 쥐듯 주무르는 등 간단한 마사지로 두피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브러시 등을 이용한 빗질도 두피에 자극을 줘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임 원장은 다만 “빗질이나 마사지를 지나치게 많이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특히 빗살 끝이 날카로운 빗은 두피에 흠집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피하고, 나무나 무소뿔처럼 천연 소재의 빗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편식과 다이어트로 영양이 부족하면 모발에도 당연히 악영향을 끼친다. 요즘엔 ‘푸드테라피’의 하나로 머릿결을 살리려면 단백질을 많이 먹는 게 좋다고 인식돼 있다. 모발은 단백질이 주성분이다. 단백질과 오메가3지방산이 풍부한 연어와 색소를 다량 함유한 검은콩·검은깨·흑미 등 일명 ‘블랙푸드’는 모발건강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심우영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콩 같은 음식물이 도움이 되는 것은 맞는 얘기”라며 “블랙푸드엔 폴리페놀 계열 항산화물질이 많이 들어있어 발모에 효과가 있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은색 자체가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음식은 치료보다는 예방을 위해 먹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류, 시금치, 오이, 해초류 등도 도움이 된다. 석류는 보통 여성에게 좋다고 알려졌지만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모발건강을 증진시킨다. 시금치는 비타민·칼슘·철분 등 영양소가 풍부해 ‘완전식품’ 중 하나로 꼽히며 채소 가운데 비타민A가 가장 많고 피지조절 능력이 있다. 이밖에 오이·해초류 등 비타민·무기질이 풍부한 음식은 모발뿐만 아니라 피부 등을 건강하게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