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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지 ErbB 표적 항암제 ‘지오트립’ 국내 시장 공략
  • 문형민 기자
  • 등록 2014-02-12 22:24:28
  • 수정 2014-02-13 11: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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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메트렉시드-시스플라틴 대비 PFS 4.2개월 연장, 시스플라틴-젬시타빈 대비 5.4개월 연장 … 내성 억제, 지연

박근칠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12일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지오트립 허가 기자간담회에서 ‘폐암의 발병 현황 및 치료개관’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 ‘지오트립(성분명 아파티닙, afatinib)’이 △EGFR(ErbB1) △HER2(ErbB2) △ErbB3 △ErbB4 등 ErbB Family라 불리는 4가지 ErbB 변이군 표적 차단과 내성 억제, 지연 등 강력한 효능을 앞세워 2세대 표적항암제 가운데 최초로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이 회사는 1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지오트립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주요 임상과 치료상의 혜택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이 약은 지난달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활성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Non-Small Cell Lung Cancer) 환자의 1차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2013년 7월과 10월에는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허가받았다.

이 약은 ‘LUX-Lung 3’과 ‘LUX-Lung 6’ 등의 임상시험을 통해 유효성을 입증했다. LUX-Lung 3과 LUX-Lung 6 임상연구는 지금까지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3상 임상연구 중 가장 큰 규모의 등록임상연구 프로그램이다.

LUX-Lung 3 연구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345명을 대상으로 지오트립 투여군과 페메트렉시드(Pemetrexed)-시스플라틴(cisplatin) 병용 투여군을 비교한 임상시험이다. 연구결과 지오트립 투여군의 무진행생존기간(PFS, progressive-free survial)은 11.1개월로 대조군의 6.9개월보다 개선된 결과를 나타냈다.

LUX-Lung 6 연구는 진행된 EGFR 변이 양성 폐암환자 346명을 대상으로 지오트립 투여군과 시스플라틴-젬시타빈 병용 투여군을 비교한 임상시험이다. 연구 결과 지오트립 투여군의 무진행생존기간은 11개월로 화학요법 치료군의 5.6개월보다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크 밴 니커크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사장은 “베링거인겔하임은 심혈관계질환, 호흡기질환, 당뇨병 시장에서 쌓아온 기술을 바탕으로 항암제 분야에서 지오트립을 선보이게 됐다”며 “차세대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 지오트립을 시작으로 암환자에게 필요한 혁신 치료제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자로 참석한 박근칠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폐암의 발병 현황 및 치료 개관’ 발표를 통해 “7~80년대 폐암은 진단 후 4~5개월 밖에 살 수 없는 병이었지만 바이오마커(biomarker)의 발견과 표적 항암제를 통해 생존율을 크게 개선했다”며 “앞으로 폐암 치료는 내성 없이 장기간 표적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러 치료제가 시장에 공존하면서 환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줘야한다는 뜻을 내비치며 “환자들 입장에서 봤을 때 신약이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기존치료제가 시장에서 없어져야하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기존치료제로 효과를 보는 환자가 있고, 신약이 잘 듣는 환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병철 연세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지오트립의 주요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지오트립은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상화 선수같은 표적항암제”라며 “이레사, 타세바 등 1세대 치료제는 EGFR을 단독으로 억제해 폐암 성장 및 타 장기 전이, 생존률 등에 한계를 보였지만 지오트립은 4가지 ErbB 변이군을 차단하는 강력한 항암력을 지녔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LUX-Lung 3 임상에서 EGFR 변이환자에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화학요법과 지오트립을 비교한 결과 지오트립 투여군은 약 1년(11.1개월)동안 종양이 성장하지 않는 고무적인 결과를 보였다”며 “부작용은 설사, 피부 발진 정도로 조절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강민주 베링거인겔하임 의학부 이사는 “지오트립은 기존 치료제와 달리 종양세포의 증식, 전이, 대사를 돕는 주요 경로인 ErbB Family 수용체를 지속적이고 폭넓게 차단한다”며 “내성위험을 현저히 줄이고, 내성이 나타나는 시간을 지연시킨 차세대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라고 말했다.

지오트립은 환자의 1차 치료 적응증을 승인받았지만 기존 1세대 치료제처럼 아직 급여화가 되지 않은 상태다.

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보건복지부에 1차 치료제 보험급여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도 “1차 약제로 허가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1세대 치료제로 효과를 못 본 환자에게 지오트립이 보급되도록 정부가 돕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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