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 골반교정기 등 사용 피해야 … 다리꼬거나 자주 누우면 관절건강에 악영향
부모가 누워서 TV를 보는 등 나쁜 습관을 갖고 있다면 학습효과로 인해 자식도 그대로 따라할 확률이 높다.
‘척추관절 통증도 대물림될까’라는 의문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의 나쁜 습관이 자녀의 척추관절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평소 누운 자세로 TV를 보거나 책을 읽는 습관이 있다면 자식도 이와 비슷한 습관을 갖고 있을 확률이 높다. 바로 학습효과 때문이다.
미국의 저명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Erik Homburger Erikson)은 “아동은 5세 무렵이 가장 왕성한 학습기로 부모의 모습을 보고 그대로 따라하면서 취향, 버릇, 성격 등이 형성된다”고 주장했다.
명절처럼 3대가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는 얼굴만이 아니라 나쁜 자세도 붕어빵처럼 닮은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나쁜 자세가 닮았다면 척추관절의 통증 양상도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다. 평소 운동량이 적고 누워서 생활하는 습관이 있다면 허리가 약해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현우 부천하이병원 척추센터 과장은 “누워서 생활하는 습관을 들이면 허리근육이 줄어들고 골밀도가 감소해 허리 주변 조직이 약화된다”며 “이런 경우 작은 충격도 큰 통증으로 느껴지고, 배가 점점 나오며, 척추가 앞으로 쏠리는 과정에서 디스크의 압력이 올라 요통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리꼬는 습관은 ‘골반통’을 대물림시킨다. 다리를 꼬면 한쪽 골반에 하중이 가중돼 균형이 어긋나고 통증이 유발된다. 골반이 틀어지면 대퇴부의 연결부위와 하중의 분산에도 악영향을 미쳐 오다리나 안짱다리 등 각변형(angular deformity)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무릎이 체중을 분산시키지 못해 퇴행성관절염의 위험도 높아진다. 짝다리를 짚거나 한쪽 어깨로 가방을 메는 습관도 골반을 유발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액정이나 컴퓨터 화면을 보는 과정에서 목을 앞으로 쭉 뺀 구부정한 자세를 습관적으로 취하면 ‘거북목증후군’의 위험이 높아진다. 이 과장은 “고개를 앞으로 자꾸 숙이면 머리 무게가 앞쪽으로 집중되고 이 부위의 디스크가 좁아져 경추수핵탈출증(목디스크)이 발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녀에게 척추관절 통증이 생겼다면 부모의 책임이 전적으로 크다. 일방적인 훈육보다는 부모 스스로 자세를 점검 및 교정하고 모범을 보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녀가 어릴수록 교육효과는 커진다.
자녀가 ‘골반교정기’ 등 보조기구를 사용하게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뼈가 미성숙한 아이가 골반교정기를 사용하면 부정렬이 생긴 골반이 과도하게 자극받는데, 이런 경우 주변 연부조직이 손상 및 변성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