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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한반도 덮은 AI 공포 … ‘H5N8’ 인체 감염사례 없어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1-21 18:32:17
  • 수정 2014-01-24 15: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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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도로 30분 가열시 바이러스 사멸, 개인위생 철저 … ‘H5N1’ 치사율 59% 달해

최근 전북 고창군과 부안군의 오리농장에서 발견된 조류 인플루엔자바이러스의 원인이 철새인 가창오리인 것으로 밝혀져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H5N8’형의 경우 인간감염 사례가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최근 전북 고창군과 부안군의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바이러스(Avian influenza virus, AI)가 발견돼 전국에 비상에 걸렸다. 특히 이번 AI의 원인이 철새인 가창오리인 것으로 밝혀져 동시다발적인 발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일 AI 발병지 인근인 동림저수지에서 죽은 가창오리의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최초 발병지인 고창 오리농장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와 같은 ‘H5N8’형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행스러운 점은 전세계적으로  H5N8형에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아직 없다는 사실이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조류에서 발생하는 전염성 바이러스로 닭, 오리, 칠면조 등 가금류나 야생조류를 감염시킨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급성 호흡기질환으로 200여종의 바이러스와 세균이 원인인 감기와는 차이가 있다”며 “고열, 콧물, 기침, 목 아픔, 근육통, 두통 등 주요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지만 정도가 심하고 전염성이 강해 단기간 내에 유행한다”고 설명했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A, B, C 등 세 가지 항원형으로 구분된다. 이 중 유행성 독감은 A형과 B형에서 주로 발생한다. A형은 사람과 동물에서, B형은 사람 간에 질병을 일으킨다.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H항원과 N항원의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누는데, 이 중 H항원성은 10~40년 마다 변종이 생겨나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된다. 보통 H항원은 0~15, N항원은 0~9까지로 구분된다.

AI는 1997년 홍콩에서 세계 최초로 인간 감염 사례가 보고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H5N1’ 형태의 A형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18명의 사람에서 심한 호흡기감염을 일으켰고, 이로 인해 6명이 사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H5N1형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환자 수는 베트남·태국·중국·인도네시아·이집트 등에서 총 648명이었으며, 이 중 384명이 사망해 59%의 치사율을 보였다.

최근 중국, 홍콩, 베트남 등에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바이러스는 ‘H7N9’형이다. 지난해 2월 중국 상하이에서 처음 발생한 이 바이러스는 가금류에 감염될 경우 저병원성으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인체에서는 산발적으로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총 177명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며, 이 중 47명이 사망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H7N9로 인한 발병 사례는 한 건도 없다.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3~5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고열, 근육통, 두통, 기침, 콧물 등 초기 증상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 빠르게 폐렴이나 급성 호흡부전으로 악화될 수 있다. 다른 인플루엔자 감염과 달리 구토나 설사 등 장 증상도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또 백혈구와 혈소판이 감소되고, 간기능에 이상이 발생한다.

조류독감이 의심되는 환자에게는 목구멍이나 코 속 분비물을 채취해 바이러스유전자(RNA)를 검출하는 실시간유전자증폭기기(Real time PCR)검사를 실시한다. 검사에는 평균 4~6시간 걸린다. 검체에서 인플루엔자바이러스를 배양해 확인하는 방법이 가장 정확하지만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게 단점이다. 현재 질병관리본부가 조류인플루엔자 확진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일반적인 계절성 독감을 진단하는 데 사용하는 신속항원검사는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한 민감성이 떨어지고, H5N1이라는 혈청형을 구분할 수 없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의 전이 경로는 매우 복잡하다. 예컨대 그동안 오리 등 물에서 사는 조류로부터 유래된 바이러스는 반드시 돼지나 닭 등을 거쳐야 사람에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조류에서 직접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다는 학설도 있다. 바이러스가 원래 숙주만 감염시키지 않고 다른 종으로 옮겨갈 경우 그 영향은 더 치명적이다.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체계를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종(異種)간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바이러스의 전파경로를 예측할 수 있다면 백신 준비과정이 훨씬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등 해외의 인체 감염사례는 모두 호흡기를 통한 것으로 닭고기나 오리고기 등 음식물과는 관련이 없었다. 고병원성 바이러스에 감염된 가금류도 75도 이상에서 5분 이상 조리할 경우 바이러스가 모두 사멸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닭이나 오리 등이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됐다 하더라도 70도에서 30분, 75도에서 5분간 열처리를 하면 바이러스가 모두 사멸되기 때문에 끓여먹으면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며 “세계보건기구, 국제식량농업기구(FAO) 등에서도 익힌 가금류는 전염 위험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AI 발생지역 방문을 삼가고 외출 후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에 신경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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