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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국민 39.2%, 의사 총파업 찬성? … 의협 설문조사 공정성 논란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1-15 18:13:30
  • 수정 2014-01-17 1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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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정적 상황 전제한 뒤 찬반의견 물어 의사에 유리한 답변 유도 … 의협·중소병원협·요양병원협 이해 같아

대한의사협회는 의료영리화 및 영리병원 관련 주제로 대국민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의 74.8%가 의료영리화, 68.3%가 원격진료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의사 총파업에 대해서는 56.2%가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의협은 한국갤럽과 1월 6~13일 전국 성인 1500여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전화설문을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설문조사 문항 형식의 상당수가 의료영리화 등에 대한 부정적인 효과를 전제한 뒤 찬반 의견만을 물으면서 의협에 유리한 결론이 나오도록 유도한 측면이 있어 공정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비판도 받게 됐다.

의협 설문조사 결과 휴대폰 등을 활용한 원격진료의 오진 위험성에 대해 국민의 74.6%가 ‘동의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 질문의 경우 ‘핸드폰 등을 활용한 진료는 의사에게 환자의 상태 파악·전달이 제한돼 오진 등 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에 대해 동의하십니까, 아니면 그렇지 않습니까?’라며 부정적인 효과를 전제하고 있어 동의를 유도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병·의원이 가까워 의사와 직접 대면진료가 가능한 경우에도 핸드폰 등을 활용한 진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그렇지 않습니까?’라는 항목도 대면진료가 가능한 상황을 미리 설정함으로써 원격진료가 필요없다는 답변을 유도했다. 이 항목에서는 68.3%가 불필요하고 응답했다.

‘휴대폰 등을 활용한 진료의 오진 가능성과 안전성에 대해 아직 시범사업을 통한 정책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항목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시험사업을 통한 정책 검증이 되지 않았다고 미리 전제함으로써 부정적인 답변의 선택률을 높였다. 이 질문에서는 80.2%가 정부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답변했다.

의료법인의 자회사 설립 허용 관련 항목도 부정적인 내용을 전제하고 있었다. ‘병원의 별도 자회사 운영이 거대자본이 투입돼 영리를 추구하게 되고, 자회사가 비영리인 병원을 지배해 영리를 추구하게 하는 역전 현상이 발생해 영리화의 원인이 된다는 의견이 있는데요, 이에 동의하십니까, 아니면 그렇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에서는 55.7%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밖에 ‘병원이 진료 외 숙박업, 화장품·건강식품 판매 등 다른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항목의 경우 현재 검토 중인 의료법인 자회사의 사업 영역에서 연구개발(R&D) 등을 뺀 몇 가지 업태만 강조됐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 항목에서는 84.5%가 ‘병원은 진료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 93%는 의료 공공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의료 공공성 강화를 목표로 자신이 부담하는 전체 진료비는 줄어드는 대신 건강보험료가 인상될 경우 이에 동의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58.1%가 ‘동의한다’, 36.8%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의협의 총파업 결의에 대해서는 찬성 또는 지지 의사를 물어 반대 또는 우려하는 견해를 줄이는 의도를 보였다. 의협의 설문형식이라면 파업에 찬성하는 지지자는 39.2%에 달하며 연령이 낮을수록 파업지지도가 높다고 묘사할 수 있다.

한편 백성길 대한중소병원협회장, 윤해영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장,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 임수흠 서울시의사회장(의협 부회장) 등은 15일 긴급회동을 갖고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의료계 문제에 대해 공동대응키로 합의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의료제도 관련 현안과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관치의료제도 철폐 등에 대해 장시간 의견을 나눴다.

백성길 회장은 “현재 의협이 의료현안에 대해 잘 대처하고 있다”며 “의협의 주장에 중소병원협회는 대부분 공감하고 있으며, 의협도 중소병원협회가 당면해 있는 여러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갖고 대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해영 회장은 “원격의료·영리병원 중단 등도 중요하지만 국민건강권 차원에서 장·단기적 의료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며 “건강보험 재정의 누적 적립금이 수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11~12월분 의료급여 환자 진료분이 미지급되고, 카드수수료 등이 인상돼 회원병원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노환규 회장은 “의료급여 환자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미지급 문제를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 같은 문제가 해마다 반복되는 만큼 근본적인 재발방지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밖에 윤 회장은 △의약분업 개선 △리베이트 쌍벌제 개선 △아동 및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의 조속한 개선 △의료기관의 공공성을 인정하는 세무정책 △의료기관평가인증제도 △의료인 폭력 예방대책 마련 △시설 촉탁문제 등을 언급하며 병·의원이 공생할 길을 함께 모색하자고 강조했다.

또 백 회장과 윤 회장은 의료수가 결정구조와 잘못된 의료제도를 개선하고 상호간 원활한 소통을 지속하기 위한 가칭 ‘범의료계 의료제도개혁 상설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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