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신제제, 지난해 대비 260% 성장 약 4000만달러 수출 … 독감백신·수두백신도 경쟁력 뛰어나
녹십자의 수두백신 ‘바리셀라 백신’
녹십자는 지난 23일 남미에 수출한 면역단백질 ‘아이비 글로불린 에스엔’을 포함해 올해 11월까지의 누적 수출액이 1억달러를 돌파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연간 수출 최대 실적인 지난해의 9000만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이 회사의 주요 수출품목은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혈액제제와 백신제제다. 이 중 백신제제는 2012년 대비 260% 이상 성장해 사상 최대 수출액인 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독감백신과 수두백신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독감백신은 녹십자가 2009년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품목으로 이전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었다.
녹십자는 세계보건기구(WHO), 유엔아동기금(UNICEF)과 더불어 세계 최대의 백신 수요처인 범미보건기구(PAHO, Pan American Health Organization)에 단일품목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2400만달러의 독감백신을 수출했다. 이는 전년보다 4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이 회사의 독감백신은 세계보건기구의 사전적격성심사(PQ, Pre-Qualification)에서 세계 2번째로 1인용과 다인용 모두를 승인받을 정도로 뛰어난 경쟁력을 갖췄다. 현재 독감 유행시기가 다른 북반구와 남반구 국가에 지속적으로 수출되고 있다. 수두백신도 수출 규모가 5년전보다 10배 이상 성장했다.
녹십자는 지난 11월 범미보건기구의 2014년 공급분 수두백신 입찰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1700만달러 전량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회사 관계자들은 세계적으로 공급량이 부족한 현재 상황과 중남미지역 ‘EPI(Expanded Programme on Immunization, 예방접종확대계획)’의 확대 등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수주량이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국내 백신의 무역적자 폭을 줄이는 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 상품별 무역통계 데이터베이스(UN Comtrade)’에 따르면 국내 백신의 무역적자액은 2009년 2600만달러에서 2011년 1억2000만달러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녹십자는 독자 개발한 헌터증후군치료제 ‘헌터라제’를 올해 초 중동지역에 수출하고 지난 10월 북아프리카지역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희귀의약품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재 아이비 글로불린 에스엔과 ‘알부민’ 등의 혈액제제는 남미·아시아·중동지역으로 연간 6000만달러 이상 수출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수출액 1억달러 달성은 ‘글로벌 녹십자’라는 큰 비전의 작은 시작점”이라며 “경쟁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함으로써 이머징마켓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중국 등 거대시장에 진입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녹십자가 시장 잠재력·개발 가능성·글로벌 경쟁 현황 등을 분석해 선정한 대표 전략품목으로는 3세대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 ‘그린진 에프’, 면역글로불린 ‘아이비 글로불린 에스엔’, 헌터증후군치료제 헌터라제, 수두백신, 독감백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