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위험군 만성B형 간염환자 5.3%만 정기검사 … 간암 환자 17.7%, 위험인자 없이 질환 발생
이창현(왼쪽)·양종인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교수
체계적인 정기검진이 간암을 조기발견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양종인·이창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2003년부터 8년간 강남센터에서 복부초음파 혹은 컴퓨터단층촬영(CT)을 받은 9만1219명을 대상으로 간암 정기조사를 실시한 결과 34건이 최초로 발견된 원발성 간암으로 진단됐다고 12일 밝혔다.
이중 82.4%(28건)는 건강검진으로, 17.6%(6건)는 고위험군인 만성 간질환자로 규명된 후 시작한 정기조사로 질환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이후 정부의 5대암 사업 등으로 간암에 대한 정기검진이 적극 권장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간암 검진은 배에 젤을 바른 후 기기를 문지르는 방식의 ‘복부초음파검사’와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라는 피검사 2가지로 진행된다. 피검사는 정확도가 좀 떨어져 초음파검사가 가장 유용한 조기검진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초음파검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5대암 검진에서도 제외돼 환자가 20만원 정도를 직접 부담해야 한다. 고위험군의 경우 국가는 1년 단위로, 전문가들은 통상 6개월에 한 번 초음파검사를 권장하고 있으나 비용부담 때문에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병원 측 설명에 따르면 간암이 발견된 수진자 중 꾸준히 정기조사를 받은 비율은 11.8%에 그쳤다. 특히 고위험군인 만성 B형간염 환자 중 정기조사를 받던 비율은 5.3%에 불과했다.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는 만성 B형간염이 55.8%로 가장 흔했다.
이번 연구에서 간암 환자의 완치율은 44%로 기존 연구의 12%보다 향상됐다. 양 교수는 “간암 환자의 17.7%는 만성 간질환 등의 위험인자가 없는 상태에서 질환이 발견됐다”며 “영상검사를 통한 체계적인 정기검진이 간암 조기발견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급(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 논문인 ‘대한의학회지(J Korean Med Sci)’ 올 10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