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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날 ‘우황청심원’ 역효과 조심 … 이런 음식 먹어야 ‘고득점’ 노린다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3-11-01 17:28:06
  • 수정 2013-11-07 15:3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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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역국, ‘요오드’풍부해 신경안정제 역할 … 우황청심원, 뇌기능저하·속쓰림·두통 유발하기도

수험생에게 좋다고 알려진 음식을 무턱대고 먹을 게 아니라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적절히 섭취해야 만족스런 시험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2013년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몇 년간의 고된 공부가 시험 한 방에 결정된다고 하니 실패하면 어떨까 전전긍긍하기 마련이다. 학생들은 대학에 가지 못했을 경우 받게 될 사회적 인식, ‘자칫 실수하면 재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게 된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직까지 고득점, 높은 등급은 학생들에게 ‘일류인생’을 선물해줄 특급열차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미 수능공부는 할 만큼 했다. 이제는 마음을 다스리며 컨디션 유지에 집중할 때다. 시험 당일의 몸 상태는 시험결과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능날은 온 신경이 곤두서있기 때문에 음식하나 잘못 먹는 것도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마음을 편하게 먹도록 돕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 최고의 결과를 내도록 도울 수 있는 음식에 대해 알아본다.

수능 당일 처음 먹어보는 ‘우황청심환’ 컨디션 유지에 악영향 끼칠 수 있어

수능날 극심한 긴장감에 시달려 다양한 방법을 찾아보려는 학생이 많다. 대표적인 게 ‘우황청심원’이다. 학생이 직접 찾기보다 ‘효과를 봤다’고 말하는 주변 어른들이 권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황청심원은 동의보감에서 ‘심기(心氣)가 부족하고 정신과 마음이 안정되지 못해 기뻐하고 성내는 것을 종잡을 수 없고, 정신이 착란(錯亂)된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약’이라고 설명한다.

우황청심원은 신경안정에는 좋지만 뇌 기능을 둔감하게 하므로 고도의 집중력과 스피드를 요구하는 문제풀이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체질에 따라 우황이나 사향대체물질에 의해 심장이 두근거리기도 하므로 시험 당일은 피하는 게 좋다.

박경민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우황청심원의 경우 복용한 뒤 심리적으로 위안을 얻는 ‘위약효과’가 큰 약 중 하나”라며 “양약이 아닌 한약 계통이라 개인차가 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어떤 측면에서는 긴장해소를 위한 위약효과는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이 약을 복용해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간혹 우황청심원을 복용한 사람 중에는 속쓰림, 두통, 소화불량 등 위장장애를 겪는 사람도 있었다.

박 교수는 “우황청심원을 처음 먹는 사람은 어떤 증상이 나타날지 모르니 시험 당일 전 미리 먹어봐 자신에게 맞는지 확인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받는다면 오히려 정신과 등을 방문해 항불안제·신경안정제를 처방받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양약을 복용하더라도 졸림, 노고함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양약 처방도 일정 기간을 두고 받아 자신에게 맞는 약의 종류 및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굳이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

박 교수는 “우황청심원 복용은 민간요법이라고 해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고, 심리적으로 안정만된다면 나쁘지 않지만 항불안제처럼 쓸 수 있는 약물이 아님은 인지해야 한다”며 “시험 당일에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다급하게 우황청심원이나 기타 약물을, 그것도 한꺼번에 다량 복용하면 졸림, 뇌기능저하, 소화불량 등으로 자칫 시험에서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끌미끌 미역국? 소화 돕고 집중력 높여 … 몸이 찬 사람은 복통·빈뇨 유발, 피해야

미역국은 언제부터인가 ‘미끌미끌’한 이미지로 시험날 먹으면 미끄러지듯 떨어진다는 속설로 시험·면접 당일 기피대상 1호 음식이다. 평소엔 건강에 그렇게 좋다며 극찬받는 음식이지만 수능날만은 예외다.

하지만 속설은 속설일 뿐, 미역 자체는 시험 당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음식이다. 전문가들은 ‘미역국이야말로 수험생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음식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미역은 칼슘, 철분이 풍부해 피를 맑게 하고 뼈를 튼튼하게 한다. 미역에 풍부한 요오드는 신경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담당해 어느 때보다 집중력이 필요한 수험생에게 제격이다.
또한 미역에는 ‘알긴산’이 풍부해 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숙변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도 한다. 속을 편안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추천할 만하다.

알칼리성 음식이라 육류나 생선, 달걀 등 산성음식을 중화해 체질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당분을 천천히 흡수시켜 혈당치가 급격히 높아지는 것을 막아 당뇨병, 동맥경화, 고혈압 예방 개선에 좋다. 또한 미역에 참기름을 넣어 요리하면 다른 영양분의 흡수를 돕는다.

반면 한의학에서는 시험에 대한 압박으로 소화력이 약해지고 손발이 차가워지기 쉬운 수험생에게 미역국을 먹었다가 컨디션 난조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동의보감에는 “해채(瀣菜, 미역)는 성질이 차고 맛이 짜며 독이 없고, 열이 나면서 답답한 현상을 줄이고 뭉친 기(氣)를 치료해 오줌이 잘 나가게 한다는 내용이 있다.
‘미역국 먹고 미끄러진다’는 말이 속설만은 아닌 듯하다. 시험을 보는 중 갑자기 소변이 마렵게 되면 더욱 전전긍긍하게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미역국을 피하는 구실이 될 수도 있다.

또 요오드가 풍부한 해초 요리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김밥의 경우 간단하게 요기할 수 있어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음식이지만 추운 날씨에는 따뜻한 음식이 최고다. 밥은 보온도시락에 담아가는 게 가장 좋다. 차가워진 김밥에 긴장감까지 더해지면 급체로 가는 지름길이다. 수능 당일만큼은 피하도록 한다. 과량의 정제염과 인공첨가물이 다량으로 들어있어 뇌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꼭 미역국이 아니더라도 수험생들에게 아침을 꼭 먹으라고 조언한다. 아침식사는 온 몸에 포도당 등 각종 영양분을 제공해 집중력을 높여주고 두뇌활동을 원활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뇌와 영양소의 관계는 아침식사 여부와 큰 상관관계가 있다. 뇌에는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혈액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한다. 뇌는 수면상태에서도 활동을 지속하므로 밤새 에너지를 소모한 뒤 아침식사를 통해 에너지를 새로 보충하지 않으면 집중이 어렵고 머리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평소 아침식사를 거르다가 시험 당일에만 섭취하면 소화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일주일 전부터 아침식사를 챙기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오혜영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긴장상태에 놓인 수험생은 평소에 비해 소화기관 운동이 저하되고 기능이 떨어질 수 있어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이나 평상시 먹던 것들로 식사하는 게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엿·초콜릿·찹쌀떡 GI지수 높아 ‘슈가크래시’(sugar crash) 유발

수능을 앞두고 환호성을 부르는 곳도 있다. 바로 초콜릿·사탕·엿 등 제조업체일 것이다. 엿은 예전부터 ‘딱’ 붙으라는 의미에서 시험합격을 상징했다. 요즘엔 엿뿐만 아니라 비슷한 의미로 찹쌀떡, 초콜릿, 사탕 등을 선물하기도 한다.

당분함량이 높은 음식은 순간적으로 혈당을 올려 기운을 내도록 돕는 기능을 하지만 이는 순간적일 뿐이라 오히려 피하는 게 좋다. 심할 경우 ‘슈가크래시’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는 보통 당지수(GI, glycemic index)가 높은 음식, 설탕이 많이 첨가된 음식을 섭취했을 때 나타난다. GI지수는 탄수화물 음식에 대해 이야기할 때 주로 사용되는 수치다. 이 수치가 높으면 당이 혈액 속으로 빠르게 전환돼 에너지로 쓰일 수 있게 되는 것이고, 낮으면 에너지 생성은 느리지만 천천히 지속적으로 소모하게 된다.
 
초콜릿, 설탕 등 GI지수가 높은 음식이 체내에 흡수되면 혈당치가 올라간다. 이럴 경우 인체는 포도당을 흡수하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을 다량 분비한다. 이 때 혈당이 뚝 떨어지는데 다시 원상 회복될 때까지 느껴지는 무력감이 슈가크래시다.

평소 컨디션이 좋은 사람은 이런 무력감을 잘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극심한 피로에 시달리며 예민해진 수험생들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럴 경우 슈가크래시가 오면, 무력감과 졸음이 쏟아지는데 이럴 경우 휴식을 제외하곤 어떤 방법으로도 극복하기 어렵다. 수능 당일엔 지나친 엿, 초콜릿, 찹쌀모찌, 설탕 등 당류가 많이 든 음식은 피해야 한다.

오혜영 교수는 “적당한 포도당은 뇌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게 섭취하면 신경과민과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며 “특히 가족 중 당뇨병 환자가 있다면 갑자기 고혈당 증세가 올 수 있으므로 당분 섭취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페인 음료는 하루 한잔 정도 적당 … 신경안정엔 한방차 추천 

수험생들은 수능시험 당일 카페인이 함유된 탄산음료와 커피, 홍차, 녹차 등은 하루 1잔 이내로 자제하도록 한다. 카페인은 소량 섭취하면 잠을 쫓는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중추신경을 흥분시킨다. 굳이 차를 먹어야겠다고 생각되면 대추차, 구기자차, 연잎차, 오미자차 등 신경을 안정시켜주고 머리를 맑게 하는 한방차 정도가 좋다.
우유는 마시면 사람에 따라 졸음이 올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 수험 당일이나 전날 라면이나 햄버거, 과자, 인스턴트식품과 같이 기름기가 많은 간식은 소화불량과 불면을 초래하므로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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