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존슨앤드존슨과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지난 8월 12~30일까지 3주 동안 서울지역 여고생 11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약 복용 실태’ 설문조사 결과 청소년 44%가 유효기간이 지난 약을 확인하지 않고 복용했거나 학업능률을 높이기 위해 카페인 음료를 진통제와 함께 복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청소년이 가장 많이 복용하는 일반의약품은 진통제(22.5%)이며 그 다음으로는 감기약(15.4%), 소화제(13%) 순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전체 여고생의 22.5%가(251명) 한 달에 1회 이상 진통제를 복용한다고 답했다. 이들 중 66.9%(164명)가 진통제 복용의 주된 이유로 생리통을 꼽았다. 이 밖에 두통(20.8%, 51명) 또는 몸이 아파서(4.5%, 11명), 복통 때문에(3.7%, 9명) 주로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은 이러한 일반의약품을 주로 가정에서 얻거나 본인 스스로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가량인 49.6%(112명)가 가족이 구매한 약을 복용한다고 답했으며 스스로 약을 구매한다고 답한 청소년도 41.6%(94명)에 달했다. 사용설명서를 읽거나 약사로부터 설명을 들어 약의 용량·용법대로 복용한다고 응답한 학생은 60.5%(564명)로 나타났다. 가족의 복용습관에 맞추거나(23%, 215명), 임의대로(9.5%, 89명) 또는 친구들을 따라(1.4%, 13명) 약을 복용한다고 답한 청소년들도 여전히 34%나 됐다.
조사 결과 약은 사용설명서를 지켜 복용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대부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응답자 28.6%(273명)가 ‘내성’이나 ‘부작용’이 생길 것이 염려돼 아픈데도 약을 복용하지 않은 적 있다고 답해 약 복용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성이란 약물을 반복해서 복용하면 그 약물의 효력이 감소되는 현상이다.
곽혜선 이화여대 약대 교수는 “극심한 통증의 경우 참으면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어 오히려 청소년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리듬과 학업 집중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진통제를 선택할 때에는 내성 걱정이 적은 무카페인의 단일성분 진통제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문에 참여한 전체 청소년의 44%가 잘못된 진통제 복용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구체적인 약 복용 교육이 꼭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12.7%(142명)는 2가지 이상의 진통제 복용 관련 실수를 한 적 있다고 답했는데 가장 많이 한 실수는 유효기간이 지난 약을 확인하지 않고 복용한 것(10.5%, 117명)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9.9%(110명)는 진통제와 종합감기약을 함께 복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3.8%(42명)가 학업능률을 높이기 위해 카페인 음료를 진통제와 함께 복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곽 교수는 “청소년기 약 복용은 성장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며 올바른 약 복용 습관을 정립해야 하는 시기”라며 “안전상비의약품 등 약에 대한 선택 구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이제 청소년들도 올바른 약 복용 방법에 대해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