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물 중 하나인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성분명 아토르바스탄틴, atorvastatin)’가 한국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효과적으로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환자 상태에 따라 복용량을 조절하는 맞춤치료효과도 입증됐다.
한국화이자제약은 29일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인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를 환자 상태에 따라 용량을 조절해 투여한 결과 몸에 해로운 저밀도지단백(LDL) 결합 콜레스테롤 수치가 강하되고 염증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AMADEUS(아마데우스)’ 임상연구에서 연구팀은 한국인 제2형 당뇨병 환자 440명을 LDL-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세 군으로 나눈 후 리피토를 각각 10㎎, 20㎎, 40㎎씩 투여했다. 이후 치료 8주차에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분석한 결과 전체 환자의 91%가 대한당뇨병학회와 국제 표준가이드라인이 지정한 치료 목표수치인 2.6㎜ol/ℓ에 도달했다.
또 모든 환자군에서 총 콜레스테롤(TC) 수치, 중성지방(TG) 수치, HDL-콜레스테롤 제외 콜레스테롤(non-HDL-C) 수치, 총 콜레스테롤/HDL-콜레스테롤 비율 등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관상동맥 심질환을 유발하는 sd-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해 리피토의 맞춤치료효과가 입증됐다. 이같은 결과는 ‘당뇨병 연구학술지(Journal of Diabetes Investigation)’에 게재됐다.
최근 각종 연구를 통해 심혈관질환이 당뇨병 환자에게 특히 치명적이라는 밝혀졌다. 연구결과 제2형 당뇨병 환자의 68%가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지질관리 가이드라인인 NCEP-ATP3는 당뇨병의 심혈관계질환 발생위험을 관상동맥질환과 같은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계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된 LDL-콜레스테롤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지는 추세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심혈관계질환이 없는 환자는 LDL-콜레스테롤 목표 수치를 100㎎/㎗ 미만으로, 심혈관계질환이나 당뇨병을 앓는 환자는 70㎎/㎗ 미만으로 조절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화이자는 기존에 진행했던 글로벌 임상인 ‘CARD’와 ‘TNT’를 통해 당뇨병 환자에 대한 아토르바스타틴의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CARD는 관상동맥 심질환 다중위험요소가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이다. 이 연구에서 리피토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심근경색증 및 뇌줄중 위험을 줄이는 효과를 나타냈다.
TNT 임상에서는 연구팀이 관상동맥질환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게 고용량의 리피토를 투여한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권고수치 이하로 떨어졌으며, 심장바미나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위험은 25% 줄었다.
이번 아마데우스 임상에 참여한 김성래 가톨릭대 내분비내과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당뇨병 환자에 대한 콜레스테롤 관리 가이드라인이 엄격해지고 있다”며 “이번 연구로 당뇨병 환자의 상태에 따라 고지혈증치료제 복용량을 다르게 하는 맞춤식 치료를 실시하면 심혈관 질환 위험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게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최성희 서울대 내분비내과 교수는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진료지침은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고위험인자가 동반된 환자는 LDL-콜레스테롤을 70㎎/㎗ 미만으로 조절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한국인 당뇨병 환자만을 대상으로 아토르바스타틴이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위험을 줄인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리피토는 콜레스테롤 저하효과가 탁월한 스타틴제제의 대표적인 제품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물 중 하나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10㎎, 20㎎, 40㎎ 등은 모두 시작 용량으로 처방이 가능하다. 이 제제는 전세계 8만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400건 이상의 랜드마크 임상시험인 ALPS(Atorvastatin Landmark ProgramS)와 20년간 2억명 이상의 처방 경험을 통해 고지혈증, 관상동맥질환,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등에 대한 위험 감소효과를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