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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노벨생리의학상, 로스먼·셰크먼·쥐토프 공동수상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3-10-07 21:06:42
  • 수정 2013-10-08 18: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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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포체를 이용한 세포내 기능성물질의 적시적소 정교한 운반 메카니즘 규명

신경전달·호르몬분비·지질대사 관련 발병 메카니즘 이해에 도움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제임스 로스먼 예일대 교수(왼쪽부터), 랜디 셰크먼 UC 버클리대 교수, 토마스 쥐토프 스탠포드대 교수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세포내 물질운송 메커니즘’을 밝힌 제임스 로스먼 미국 예일대 교수(62), 랜디 셰크먼 UC 버클리대 교수(64), 토마스 쥐토프 스탠포드대 교수(57)가 선정됐다.
이들은 세포 내의 자루모양 구조체인 ‘소포(小胞, vesicle)’를 통해 체내 다양한 종류의 단백질이 제때에 정확한 곳으로 이동하는 원리를 밝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세포 내에 존재하는 단백질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세포의 소기관으로 이동을 해야 한다. 이 세포들은 세포 내의 자루모양 구조체인 ‘소포’라는 기관 안에 단백질이 포획돼 소낭 간 융합이나 분열 등을 거쳐 다음 위치로 이동하게 된다. 이 때 수송단백질이 소낭 간에 분열이나 융합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소포체(小胞體, endoplasmic reticulum, 세포질내망)는 모든 진핵생물의 세포 안에 존재하는 막상구조(膜狀構造)로서 세포내 망상구조라고도 한다. 리보솜이라는 리보핵 단백질 과립이 부착되어 있는 것을 조면소포체(거친면 소포체), 이 과립이 붙어 있지 않은 것을 활면 소포체(매끈면 소포체)라고 한다. 조면소포체는 간단한 주머니 모양의 막구조로 생체기능에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한다. 활면소포체에서는 지질과 스테로이드가 합성된다. 골지체는 이런 물질을 이동 또는 분비시키는 소포의 집단으로 여러 납작한 주머니가 쌓인 더미 구조로 돼 있다.
소포(vesicle)는 소포체, 골지체 등을 구성하는 작은 단위로 이해하면 편하다.

그동안 생명과학계에서는 세포가 어떤 원리로 일사불란하게 물질을 전달하는지, 이 과정의 장애가 어떤 문제를 낳는지 등을 두고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왔다.
이번 수상자들의 맏형 격인 셰크먼은 1970년대부터 효모(yeast)를 대상으로 세포내 물질(단백질) 운송과정의 유전자적 측면을 연구, 운송을 통제하는 3종의 핵심 유전자를 밝혀냈다.
그는 유전자 분석기법을 고안해 섹 돌연변이 단백질(sec mutants)을 분리했다. 이는 분비경로의 매개체로서 특정 단백질 경로에 부합하는 유전자와 생화학반응이 함께 관여함을 밝혀냈다. 이전에는 묘사적이고 구조적인 형태의 설명에 그쳤다면 세크만은 분자생물학적 방식으로 연구했다. 예컨대  섹61번 수송복합체(the COPII vesicle coat complex)는 수송 소포 가운데 처음으로 순수 분리된 것이다. 섹 단백질은 특정단백질이 특정 세포내 소기관에서만 엄격하게 작용하는 메카니즘(trafficking mechanism)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경전달시스템, 호르몬분비시스템, 콜레스테롤의 합성과 대사 조절 등이 모두 이런 메카니즘에 의해 작동된다.
셰크먼 교수는 1970년대부터 세포내 단백질 운송 과정에서 작용하는 유전자의 역할을 연구해왔다. 또 유전자 변이로 생체물질의 전달과정에서 장애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강상욱 서울아산병원 대학원 의학과 교수는 “동물세포에서 합성되는 모든 단백질은 합성 중 혹은 후에 세포 내 소기관으로 이동해 고유의 3차원 구조를 형성, 기능체로서의 역할을 한다”며 “이들 단백질은 소낭간 복잡한 융합과 분열기전에 의해 각자의 위치로 이동(Trafficking)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노벨상 수상자들은 소포에 존재하는 수송 단백질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특정위치로 이동하는 데 어떤 기능을 하는지 등을 분석했다”며 “이들의 업적은 분자생물학 분야의 기초연구에서 뿐만 아니라 퇴행성 뇌질환·골질환·대사질환 등 인간의 거의 모든 질환의 원인을 이해하는 데 핵심 키워드로 인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당뇨병의 경우 소포 내 특정 단백질을 내보내는 시스템에 이상이 있으면 포도당이 들어와도 인슐린 분비가 적게 분비될 수 있고 이 때문에 혈당이 올라가고 당뇨병이 발생하게 된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안철우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그동안 세포 안에서 만들어진 단백질을 컨트롤하는 신호전달 체계에 대해 대략은 알고 있었지만 어떤 기전에 의해 인슐린이 적게 분비되는지 100% 알 수 없었다”며 “이 연구로 인해 당뇨병 치료에 있어 인슐린 분비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당뇨병이 왜 발생하는지 밝혀낼 수 있어 치료제 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스먼은 물질을 옮기는 소포(vesicle)의 단백질과 ‘운송 목적지’인 세포의 특정 막(membrane)이 지퍼의 양면처럼 아귀가 맞으면서 정확한 장소로 운송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로스먼과 셰크먼은 2002년 이 같은 성과로 미국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래스커상’을 받았다.

가장 후발주자인 쥐트호프는 셰크먼·로스먼의 연구를 토대로 정확한 시기에 배송된 물질을 목적지에 전달하는 ‘타이밍’ 메커니즘을 밝혀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노벨위원회는 7일 자료를 통해 “물질운송 원리는 효모와 사람처럼 다른 유기체 내에서도 동일하게 작용한다”며 “수상자들은 세포생리학의 근원적 과정을 규명했다”고 평가했다.
노벨위원회는 로스먼 등의 핵심 저작물로 1979∼1993년 사이에 발표된 논문을 꼽았다. 길게는 34년 전 연구성과가 노벨 생리의학상 영예를 안겨준 셈이다.

올해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부문별 수상자들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800만 크로네(14억3000만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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