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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올 가을 황금결혼을 꿈꾸는 예비부부들을 위한 건강 조언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3-09-05 15:51:49
  • 수정 2013-09-06 17: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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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부 건강검진 체크 포인트 … 골반초음파·예방접종·빈혈치료·구강관리 챙겨야

재작년 한 대학병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예비부부의 79%(125쌍 중 99쌍)가 결혼 전 건강검진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전 건강검진은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설계하는 데 필수적이다. 본인과 배우자의 건강 상태를 미리 확인하고 이상이 있을 경우 서둘러 치료함으로써 배우자와 2세의 건강을 챙기고 결혼 후의가정생활을 설계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초혼 연령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건강한 임신과 출산 준비에 결혼 전 건강검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여름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예비부부들의 가을 결혼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호사스런 혼수품보다 더 중요한 게 평생건강인 만큼 건실한 부부관계를 위해 점검해야 할 사항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교수진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결혼 전 건강검진은 주로 일반적인 건강검진에 향후 임신 및 태아 건강과 관련된 항목들이 추가로 구성되는데, 가능하면 전문가와 상의하여 양 가족의 질병력(유전성 질환 포함)을 고려하여 검사항목을 조정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 골반초음파를 포함한 부인과 검진과 기형아 발생 및 태아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예방접종은 필수이다.

먼저 골반초음파검사는 자궁이나 질의 선천성 기형을 진단할 수 있고, 자궁근종 혹은 난소종괴 등 종양의 발견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혼전 성관계 경험이 있다면 자궁경부세포검사는 기본적으로 받아야 한다. 최근 골반통 및 발열 등 골반염이 의심되는 증세가 있었다면 진찰 후 필요에 따라 성병검사나 골반염치료를 받는 게 좋다.

가임기 여성은 월경과다로 인해 철 결핍성 빈혈이 흔하게 나타난다. 임신 중에는 급격한 철 요구량 증가로 빈혈이 악화되기 쉽고 이로 인해 태아발육이 지연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철 결핍성 빈혈은 대부분 철분제를 복용하는 것만으로 쉽게 나아질 수 있으므로 빈혈의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여 결혼 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독·에이즈 등 성병은 불임의 원인이 되는 동시에 태아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검사 결과 양성반응이 나왔다면 성관계를 피하고 빠른 시간 내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이 밖에도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감염 질환이나 치과 질환은 미리 발견, 치료를 마친 뒤에 임신하는 게 산모와 태아를 위해 안전하다.
결혼 전에 확인해야 하는 예방접종으로는 대표적으로 B형간염, 풍진, 수두, 백일해가 있다. 이소희 내과 교수는 “예방접종 별로 횟수가 다르고 접종 후 피임이 필요한 예방접종이 있으므로 먼저 항체 유무를 확인한 후 이를 고려하여 미리미리 접종 계획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래 결혼전 건강 체크리스트를 이용하면 시기별 건강계획 수립에 도움이 된다.
B형간염은 부부생활(성관계)을 통해 배우자에게 감염될 수 있다. 배우자가 간염 보유자인데 자신에게 B형간염 항체가 없다면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여성이 보유자인 경우 임신 시 태아감염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B형간염 보유 산모로부터 출생한 신생아는 생후 12시간 이내에 B형간염 백신과 면역글로불린을 투여받음으로써 수직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풍진·수두는 어렸을 때 앓았던 적이 있거나 항체검사에서 양성이면 접종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어렸을 때 예방접종을 했더라도 항체검사에서 음성 또는 미미한 양성으로 나온다면 예방접종을 다시 받아야 한다. 풍진은 1회, 수두는 4-8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이 필요하며 접종 후 최소 4주간 피임이 필요하다.
백일해는 소아에서는 파상풍·백일해·디프테리아 혼합접종인 DPT를 통해 접종하는데 성인에서 항체가가 낮아짐에 따라 최근 감염이 매우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에 전염될 경우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아기와 접촉할 수 있는 성인들은 백일해 접종이 권유된다. 성인용 백신은 파상풍·백일해·디프테리아 혼합접종(TdaP) 백신인 아다셀(Adacel)과  부스트릭스(Boostrix)로 일생 중 한 번만 접종하면 된다.

엽산 복용은 태아의 건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엽산은 태아의 신경관 결손 및 비유전성 선천성 기형을 50~70% 예방하는 중요한 영양성분이다. 미국 등 선진국은 임신부의 엽산 복용률이 90%에 달하는 반면 국내는 복용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태아 신경조직은 임신 4주 이내에 발달하기 때문에 임신 초기에 엽산을 복용하면 효과적이다. 이전에 신경계 결손 태아를 임신한 경험이 있다면 고용량(1g) 엽산을 복용하는 게 권장된다.

결혼 후 당장 임신계획이 없다면 피임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 원치 않은 임신은 서로에게 심리적·정서적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김민정 부인과 교수는 “성관계 시 콘돔 사용을 일상화하거나, 경구피임약을 규칙적으로 복용(3주 복용 후 1주 휴약기)하는 게 가장 확실한 피임법”이라고 조언했다.

임신 중 구강위생 관리의 소홀이나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충치나 잇몸질환에 취약할 수 있는데 임신 중에 사랑니가 문제를 일으키면 발치 등 적극적인 치료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미리 그 상태(사랑니 유무, 형태와 위치, 충치나 잇몸질환 유무, 인접 치아에 미칠 영향)를 확인하여 발치하거나, 유지한다면 어떻게 관리할 지 결정하는 게 좋다. 김화자 치과 교수는 “임신 중 모든 치과치료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임신 경과가 비교적 안정적인 중기(4~6개월)까지는 필요에 따라 간단한 처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신건강 측면에서 결혼 초기 ‘호응결여증’은 화기애애해야 할 결혼생활을 망치는 원인 중 하나다. 윤대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길거리에서 파는 떡볶이를 사달라는 자신에게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남편에게 섭섭하다’는 심정을 토로한 결혼 3년차 주부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이 상황에서 ‘떡볶이를 사달라’는 말은 아내가 모성애의 관점에서 남편이 언제나 나의 편인지 확인하기 위한 질문인 반면 남편 입장에서는 ‘내가 매일 떡볶이나 사다 주는 사람으로 우습게 보이느냐’라는 생각에 자신의 남성적 매력이 떨어진다고 느낄 수 있다”며 “잉꼬부부가 되기 위해 남편은 아내의 투정을 무시나 반격이 아닌 함께 하고 싶다는 사랑의 메시지로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아내들은 식스팩의 아이돌 가수가 아무리 멋있어도 배 나온 남편에게 당신이 최고의 남자라 칭찬해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부부가 함께 영양상담을 받는 것도 서로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오래 전부터 형성된 각자의 식습관을 제대로 평가받고 문제점을 파악함으로써 서로의 건강의 위험인자를 교정한다면 건강한 가정 꾸리기에 도움될 것이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는 위 사항들을 고려하여 ‘예비부부 정밀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본검사로는 신체계측, 혈압 측정, 일반 혈액검사, 고지혈증·당뇨병·신장기능·간기능 검사, A형·B형·C형 간염검사, 성병혈액검사, 갑상선호르몬검사, 흉부촬영, 복부초음파, 위내시경, 치과진찰, 식생활평가 및 영양상담 등이 있다. 여기에 남성은 남성호르몬검사, 여성은 부인과 진찰 및 상담, 자궁경부암검사, 골반초음파, 유방초음파, 풍진검사, 수두항체검사 등이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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