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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근육 가다듬는다 한달 넘게 단백질보충제만 먹으면 ‘낭패’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3-08-29 16:22:09
  • 수정 2014-08-04 14: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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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백분해 노폐물로 인해 케톤체 증가 … 기아 상태나 중증 당뇨환자처럼 몸상태 악화

혈당상승, 저혈압, 의식혼수 일어나고 간과 신장 나빠져 … 단백질 고갈 안되게 포도당 보충 필요

스포츠보충제를 복용할 때 지나치게 단백질 섭취만 신경쓰고 탄수화물 비타민 무기질 등을 등한시하면 케톤혈증에 의한 몸의 산성화, 신장 과부하로 인한 기능저하 등이 초래될 수 있다.

헬스트레이너 송 모씨(28)는 전문가답게 철저한 식단관리와 운동으로 멋진 몸매를 유지해왔다. 식이요법 가운데 ‘단백질보충제’ 섭취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최근 몸매를 다듬는 차원에서 다이어트에 몰입하느라 무리하게도 두 달 동안 세 끼를 모두 단백질보충제와 단백질식품으로 때웠다. 이런 와중에 복통을 느끼기 시작했고 급기야 극심한 고통에 휩싸여 응급실을 찾았다. 의식을 거의 잃을 정도로 복통이 심해 탈수까지 찾아온 그에게 ‘고케톤혈증(hyperketonemia)’이란 진단이 떨어졌다.

고케톤혈증은 기아 상태나 당뇨병에 걸렸을 때 체내 인슐린 결핍이 초래되고 이로 인해 급격한 혈당 상승, 심각한 탈수, 의식저하, 저혈압, 복부 통증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송 씨뿐만 아니라 요즘엔 몸매가 하나의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몸짱이 되기 위해 단백질보충제를 찾는 다이어터(Dieter, 다이어트에 열중인 사람들을 말하는 신조어)가 상당수다. 특히 남성들 중에는 근육을 키우기 전, 근육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지방 커팅 과정에서 보충제를 필수로 여기는 사람이 적잖다. 이들은 ‘근육은 단백질로 돼 있으니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근육성장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통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한다. 만약 평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면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 섭취량만 늘려도 다이어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성인 남성의 단백질 하루 섭취권장량은 체중 1㎏당 단백질 0.8~1g이다. 근육을 키우고 싶다면 체중 1㎏당 단백질 1.5~1.8g 섭취를 권한다.

하지만 이들이 간과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있다. 무조건 단백질만 섭취한다고 근육이 불어나는 것은 아니다. 근육을 키우기 위한 웨이트트레이닝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려면 탄수화물(포도당)은 필수다. 포도당은 단백질 고갈로 인한 아미노산 산화와 피로물질 생성을 줄이기 때문이다. 포도당 등 탄수화물은 근력운동이나 고강도 운동을 수행할 때 주로 쓰이는 에너지원으로 단백질 보존 효과가 있다.

‘몸짱 의사’로 유명한 김원곤 서울대 의대 흉부외과 교수는 “급작스럽고 지나친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를 장기간 지속하면 우리 몸은 에너지 결핍에 절박함을 느껴 칼로리를 찾게 되고 이 때 근육을 포도당으로 바꿔 이용한다”며 “이 과정을 전문 용어로 당신생(gluconeogenesis)라 하는데, 이 때문에 체중 감소 과정이 원래 목표인 지방을 태워 이뤄지지 않고, 꼭 간직해야 할 귀한 근육 조직을 파괴하면서 이뤄져 오히려 근육 손실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즉 송 씨처럼 단백질만 섭취하는 경우 탄수화물이 부족할 때에는 당신생이 일어나게 된다. 이는 포도당이 부족할 경우 단백질과 지방에서 당을 만들어내는 현상이다. 단백질이 분해된 아미노산(질소화합물)과 지방에서 분해된 글리세롤에서 포도당을 뽑아내며, 이 과정에서 부산물이 생긴다. 단백질찌꺼기로는 암모니아·요소가, 지방찌꺼기로는 케톤체(Ketone Body)가 발생한다.

흔하지만 아주 정상적인 과정은 아니기 때문에 발생된 찌꺼기는 몸을 괴롭히게 된다. 단백질 부산물인 암모니아는 신장에서 요소로 바뀌어 배출돼야 한다. 지방산 부산물인 케톤체도 신장이 배설하느라 곤욕을 치른다.

산성인 케톤체는 뇌 등 일부 기관에서 정말 다급한 상황일 때 포도당을 대신해 에너지로 쓰이기도 하지만 이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기관이 훨씬 많아 과도한 당신생이 계속되면 혈액에 조금씩 축적된다. 근육의 미토콘드리아에서 태워져야 할 지방을 간에서 억지로 연소시켜 당분을 뽑아내다보면 케톤계 부산물이 축적되는 케토시스(Ketosis)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기실 어느 정도의 케톤체 생성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극심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자주 겪는 일이다. 보통 정상적인 몸 상태에서 여분 케톤체는 몸 밖으로 배출된다. 이런 원리로 일부 비만클리닉에서는 소변 속 케톤량을 측정해 성공적인 체지방 감량이 이뤄지는지 확인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지속되는 기간이 길어져 혈액이 산성화되고 케토시스 현상이 계속되면 ‘케톤산혈증(Keto-acidosis)’으로 발전된다는 점이다. 케토시스와 케톤산혈증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케토시스는 지방 등에서 케톤체가 유리되는 대사과정 자체를 말하며, 케톤산혈증은 케톤체가 혈액에 축적돼 혈액이 산성화되고 질병으로 발전한 것이다.

케톤체에 의해 혈액의 산성화가 오래 지속되면 몸은 뭔가 잘못됐음을 느끼고 소변 등을 통해 빨리 배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된다. 케톤체는 고급연료로 보기는 어려워 에너지원으로 이용될 경우 현기증, 두통, 무기력증을 겪게 된다. 당연히 운동능력도 크게 떨어진다.

케토시스가 장기간 계속돼 증세가 심해지면 케톤산혈증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구토·실신·설사를 유발하고 심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 당뇨병 또는 알코올중독 환자에서 흔히 나타나며 장기간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지속하는 경우에도 발생한다.

단백질만 과도하게 복용할 경우, 과다한 케톤체를 생산하게 돼 단백질 대사의 주요 장기인 간에 부담을 주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암모니아를 비정상적으로 많이 생성시키고, 이를 필터링하는 신장에 무리를 준다. 산성인 케톤체에 의해 소변이 산성화될수록 더 많은 칼슘을 소변으로 배출하게 되는데, 배출되는 칼슘의 양이 늘어나면 자연히 골다공증 및 골절의 위험도 증가한다.

뿐만 아니라 신장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적혈구 생성을 촉진하고 지구력과 스태미너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에리스로포이에틴(erythropoietin, EPO) 생산능력을 떨어뜨려 운동능력이 저하되고 몸짱 되려다 오히려 병만 얻게 된다.

운동과 식이요법을 이용해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한가지에 빠져 단백질만 과다 섭취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민영일 비에비스나무병원 대표원장은 “운동을 심하게 하는 사람은 칼로리 소비량도 매우 많아 단백질 섭취를 늘리면 이로운 게 사실”이라며 “이럴 때 지방질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을 늘리면 단백질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돼 비만을 일으키지 않는 효과가 분명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백질만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고요산혈증, 고케톤혈증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영양적 측면을 고려해 식단을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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