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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고소영·이효리가 선택한 일상 속 힐링, ‘108배 운동법’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3-08-12 15:40:51
  • 수정 2013-08-22 16: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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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과 마음 모두 아우르는 ‘심신수련’ … 걷기운동보다 안정적으로 혈당 조절

탤런트 고소영 씨가 지난 7월 방송된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108배 운동법을 선보이고 있다. SBS 힐링캠프 캡처.

요즘 가장 관심 많은 키워드 중 하나인 ‘힐링(healing)’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더 나아가 답답하고 풀리지 않는 그 무엇인가를 치유하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스트레스 과잉의 한국사회에서 이의 해소를  우선시하다보니 힐링의 존재감이 커졌다.

하지만 힐링이 남용되는 것도 사실이다. 젊은 여성들은 페이스북 등 SNS계정에 ‘힐링이 필요해’라는 말과 함께 해외여행 도중 쇼핑하는 ‘허세로운’ 사진을 올린다. 여행사에서는 ‘힐링패키지’ 등 호화 휴식여행을 권하며 ‘이것이 힐링의 정석이다’라는 개념을 심어준다.

좋은 것을 먹고 마시고, 남들이 해주는 마사지 등 서비스를 받으며 쉬는 것도 좋지만 일상생활에서도 얼마든지 스스로를 힐링할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다. 최근 유행하는 절체조, 즉 ‘108배 운동법’도 그 중 한가지다.
전신운동으로 운동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집중력 향상, 심신안정, 뇌 활성화, 항상성 유지 등의 효과도 얻을 수 있는 ‘셀프 힐링법’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최근엔 연예인 고소영 씨, 이효리 씨, 신세경 씨 등이 마음을 바로잡고 몸매를 관리하는 비결 중 하나로 소개해 여성들도 이 운동법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직장인 조 모씨(26·여)는 최근 남자 친구와 트러블이 잦아지면서 ‘권태기’를 겪고 있다. 평소 권태기가 오면 울화가 치밀고 마음이 불안하고 조급해져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였던 조 씨는 요즘 색다른 방법으로 이 시기를 이겨내고 있다. 얼마 전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고소영 씨가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108배’를 한다는 방송을 접한 뒤 조 씨는 한 달 정도 108배를 즐기고 있다.
조 씨는 “저렇게 예쁜 고소영도 마음이 울적하다며 수련을 하는데 나는 당연히 해야 할 것 같았다”고 너스레를 떨며 “비슷한 시기를 겪는 친구와 함께 108배를 할 때도 있어 가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운동을 끝낸 뒤 수다 타임까지 가져 ‘제대로 된 힐링’을 하고 있다는 것.
그는 “아직 운동한 지 한달 밖에 되지 않아 다른 사람들처럼 큰 효과가 있다거나 그런 경험을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확실한 것은 운동할 때 마음이 편하다는 점”이라며 “‘힐링’이란 게 특별한 게 아니라 마음이 편해지는 것 그 자체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운동을 할 때에는 자세에 집중하게 돼 잡생각이 없어지고 가끔 친구와 같이 운동한 뒤 서로 비슷한 문제로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고 있다”고 말했다. 거창한 마음수련으로 여기기보다 매일 꾸준히 운동하면서 마음을 다스리겠다는 게 조 씨의 생각이다.

108배는 울화를 다스리는 데에 효험이 있다. 조현주 움여성한의원 원장은 “양 유두 사이 가슴 한가운데에는 ‘전중혈’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 부분을 눌러 아프거나 뭔가 뭉친 게 잡힌다면 화기가 가슴과 머리를 공격하는 것”이라며 “여기만 잘 풀어줘도 화병, 두통, 가슴통증 등 가슴 윗부분에 생기는 질환이 해소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화기(火氣)는 다스리지 않으면 몸 위쪽으로 상승한다. 적정한 경계선은 가슴까지이다. 가슴 아래는 냉기구역이다. 따라서 뱃속 장기는 따뜻하게, 가슴 윗부분은 식혀줘야 건강에 좋다. 전중혈의 온도를 적외선체열측정카메라로 측정해보면 높을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조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울화증의 지표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한동안 반신욕이 붐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이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의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쉽게 말해 우리 몸의 차가운 물 기운은 위로 올리고, 따뜻한 불 기운은 내린다는 것이다. 수기와 화기가 꾸준히 순환할 경우 몸의 기운이 보강된다. 반신욕을 하지 않더라도 절을 하면 이런 효과를 볼 수 있다. 조 원장은 “절을 하면 자연히 전중혈의 온도가 내려간다”며 “한 방송국에서 효과 확인을 위한 실험을 요청했는데, 절을 20분 한 결과 가슴과 머리의 화기는 내려가고 손발의 말초순환은 좋아졌다”고 말했다.
조 씨처럼 직장 동료나 가족과 108배 운동을 함께하면 관계가 개선된다는 장점도 있어 기분을 전환하는 데에도 그만이다.

# 직장인 한 모씨(40)도 108배의 열혈 추종자다. 그는 이미 108배 운동법이 처음 소개된 2008년말 무렵부터 열심히 실천하고 있다. 원래 뚱뚱한 체형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뱃살’은 어쩔 수 없었다. 그는 딱히 운동을 즐기거나 과식하지 않고 단지 108배만 꾸준히 했다. 15~20분만 투자하면 된다는 말에 ‘쉬울 것 같아서’ 시작한 108배는 1년 반이 지났을 때 허리사이즈를 35인치에서 32인치로 줄이는 경험을 선물했다. 한 씨는 이때부터 약간의 식이조절까지 병행해 허리 사이즈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큰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도 허리사이즈가 줄어 놀랐다”며 “지금은 이를 잘 유지하기 위해 일어난 직후, 잠들기 전에 꾸준히 108배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동으로서의 108배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저강도 혹은 중강도 유산소 운동이다. 엎드려 절할 수 있는 작은 공간만 있으면 어디서나 가능한 게 장점이다. 효과는 오히려 활동적인 운동보다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의 경우 대략 20분이 걸린다. 10분쯤 지나면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며 운동이 끝날 즈음엔 몸이 더워지고 손바닥에도 피가 도는 게 느껴진다. 힘들게 뛰거나 걷지 않아도 마치 조깅을 끝마친 듯 상쾌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108배 운동으로 남성은 1분에 약 7.2㎉, 여성은 5㎉를 소비한다. 운동시간을 20분으로 잡으면 남성은 144㎉, 여성은 100㎉를 소비하게 된다. 이 정도 소모량은 빠르게 걷기나 가벼운 수영, 테니스를 40~60분 정도 한 것과 비슷한 효과다.
칼로리 연소량이 높은데다 지속적으로 중강도 운동이 이뤄지므로 체지방 소모에 효율적이다. 절을 하면 스트레스가 감소되면서 스트레스에 의한 식욕 증가도 잠재울 수 있어 일석이조다.

혈당조절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해 당뇨병 환자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건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이 108배를 한 그룹과 걷기운동을 한 그룹으로 나눠 한달간 진행한 실험 결과, 108배 운동이 걷기 운동보다 혈당치를 더 많이 낮추고 혈당 등락폭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결과 걷기 운동을 한 그룹은 다리 근육량이 늘어나지 않았지만 108배 운동 그룹은 몸무게의 변화 없이 다리 근육량만 평균 37.8㎏에서 40㎏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건호 교수는 “여러 사례와 환자의 체험, 증언을 토대로 할 때 108배는 분명 운동 효과가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 실험 환자 수가 적고 기간이 짧아 추가적인 입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절 운동은 지방을 빼고 근육을 키워주는 것은 물론 안으로는 장기를 튼튼히 하고 척추를 바로잡아주며, 혈과 기를 개선해 신체밸런스를 맞춰준다. 심신의 안정과 기능 개선을 모두 만족시키는 운동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108배는 절을 한다는 데에서 같으나 다양한 수행법이 있어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어떤 운동법이든 무턱대고 빨리하다 보면 다칠 수 있으니 천천히, 복식호흡을 하면서 수련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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