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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만성적 면역결핍 말기신부전 환자도 신장이식 받을 수 있다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3-08-05 13:24:41
  • 수정 2013-08-06 16: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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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병원, 만성육아종병 최용석 군에 신장이식 … 수술 후 면역억제제·예방항생제 적절히 사용

강희경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면역결핍질환을 앓는 말기신부전환자도 신장이식 후 면역억제제와 예방항생제로 잘 관리받으면 감염 등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희경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등 소아신장이식팀은 지난해 12월 만성육아종병과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던 최용석 군(15)에게 신장을 이식하는 데 성공, 현재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지내고 있다고 5일 밝혔다. 만성육아종병을 앓고 있는 말기신부전 환자에게 신장을 이식하는 것은 이번이 국내 최초다.

만성육아종병은 면역계 특정 세포(식세포)에 유전성 이상증후군이 생겨 면역력이 저하되고 감염이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면역결핍질환이다. 이 질환을 앓으면 나쁜 균이 우리 몸에 침투해도 적절히 대처할 수 없게 된다.

최 군은 출생 직후부터 만성육아종병으로 인한 감염이 반복돼 항생제를 비롯한 다양한 약제를 지속적으로 맞아야 했다. 그 후유증으로 7세 때부터 신장기능이 점차 나빠지기 시작했다. 14세가 될 무렵에는 사구체여과율이 15㎖/분 이하로 떨어져 말기신부전 상태가 됐다. 사구체여과율은 신장이 일정 시간 동안 특정 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혈장량으로 신장기능을 반영하는 지표다.
그가 생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혈액·복막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면역력이 낮았기 때문에 투석을 위해 투석용 혈액·복막도관을 몸에 삽입하면 감염을 유발할 수 있었다. 또 신장이식을 받으면 도관을 삽입할 필요는 없으나 면역억제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감염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컸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병원 신장이식팀은 풍부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해도 감염 등 합병증을 앓는 사례가 드문 것을 확인, 신장이식을 하기로 결정했다. 최 군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신장을 기증했으며, 의료진은 작년 11월 7일 5시간 동안의 대수술 끝에 최 군에게 성공적으로 신장을 이식했다. 그는 11월 21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으며 한 달에 한두 번씩 병원을 찾아 면역억제제와 예방항생제를 처방받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사구체여과율은 정상인에 가까운 70㎖/분를 유지했으며 다른 감염 질환은 발견되지 않았다.

최 군은 “면역력이 약해 신장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면서 잘 살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이식 후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건강한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면역결핍질환자도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잘 관리하면 얼마든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강희경 교수는 “이번 장기이식 성공사례는 합병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만성·난치성 질환자와 담당 의료진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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