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합제 2600만달러 규모 기술수출 계약 체결 … 로열티로 300만달러 받아
보령제약 및 멕시코 스텐달 관계자 등은 지난 23일 멕시코 현지 스텐달 본사에서 ‘카나브’ 단일제의 발매식과 복합제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 체결식을 가졌다.
국내 최초의 고혈압 신약인 보령제약의 ‘카나브(성분명 피마살탄, Fimasartan)’가 중남미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보령제약은 지난 23일 멕시코 스텐달 본사에서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13개국을 대상으로 카나브 단일제의 발매식과 함께 카나브 복합제에 대한 2600만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계약 체결식을 가졌다. 양사는 2011년에 카나브(단일제)에 대한 총 3000만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계약으로 보령제약은 300만달러의 로열티를 받고 카나브 복합제의 독점판매권을 스텐달에 제공하게 되며, 2014년부터 7년간 약 2300만달러의 카나브 복합제를 수출한다.
카나브 단일제는 한국에서 온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라는 뜻의 ‘아라코(arakor)’로, 카나브 이뇨복합제는 ‘디아라코(Diarakor)’로 명명됐다.
그동안 국내의약품의 해외진출 계약은 많았으나 발매와 실제 마케팅까지 이어진 경우는 드물었다. 보령제약은 카나브의 해외진출 첫 사례인 만큼 제품에 대한 마케팅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2011년 기준 중남미 제약시장 규모는 약 629억달러로 연평균 성장률은 10∼1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카나브의 주요 타깃 시장인 멕시코와 브라질의 제약시장이 전체의 57%를 차지하며 고혈압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카나브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
박인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이번 성과는 국내 제약사가 중남미시장에 진출하는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은 “카나브는 기존의 국내 신약들이 보였던 시장성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으며, ARB 계열 고혈압약 중 약효와 안전성에 있어 ‘베스트 제품’”이라며 “해외 첫 발매인 만큼 스텐달사와 유기적으로 협력해 국산 신약의 새로운 성공 사례를 만들고, 글로벌 신약으로서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아레나스 위드펠트(Carlos Arenas Wiedfeldt) 스텐달 대표는 “멕시코 내 고혈압 환자는 약 21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며, 콜롬비아에서는 심혈관질환이 주요 사망 원인”이라며 “한국인을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한 이 제제는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만족을 주고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발매식에는 김승호 보령제약 회장 외에 이들 세 사람이 참석했다. 보령제약은 작년 10월 브라질 아쉐와 4310만달러, 올해 1월에 러시아 알팜과 1550만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또 중국·동남아시아·미국·유럽 등에서 수출 협상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어 올해 안으로 추가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까지 카나브에 대한 해외 라이선스 아웃 계약 금액은 로열티 1460만달러, 공급금액 1억달러 등 총 1억1460만달러에 달한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허가받은 카나브+이뇨제 복합제의 국내 발매를 준비 중이며, 칼슘채널차단제(CCB)인 암로디핀+카나브 복합제는 2015년 초 발매를 목표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3월 국내에서 최초로 발매된 고혈압 신약 카나브는 발매 첫해에 매출액 100억원을 돌파했으며 2012년에는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한 2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2년 생산실적은 253억원으로 이는 국내 신약 중 가장 많은 생산량을 올렸다.
지난 1월 한국인 환자 1만4151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국내 최대 규모의 임상 4상(실제 복용 환자 대상 임상)에서 카나브는 세계적인 주요 고혈압 신약 대비 우수한 혈압강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 결과는 지난 1월 말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저널인 ‘미국심장혈관의약품저널(American Journal of Cardiovascular Drugs)’에 소개되며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카나브는 혈압상승의 원인이 되는 안지오텐신이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차단해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물이다. 보건복지부 및 과학기술처 지원금 32억원을 포함한 총 500억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됐으며, 12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이 완료됐다. 2010년 9월 9일 당시 식약청으로부터 국내 15번째 신약으로 최종 허가받았으며, 세계 8번째로 개발된 ARB계열 고혈압 신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