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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분당서울대병원 10주년 포럼서 란셋·셀 편집장 나란히 특강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3-05-11 18:59:57
  • 수정 2013-05-13 16: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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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튼 란셋 편집장 “비감염질환 퇴치 등 사회변화를 이끌 논문 중요”

11일 분당서울대병원 개원 10주년 기념 포럼에서 세계적 의학저널의 편집자인 리차드 호튼 란셋(Lancet)의 편집책임자(왼쪽)와 에밀리 마커스 셀(Cell) 대표편집장이 특강하고 있다.

“란셋 투고 논문수를 보면 5년 전 까지만 해도 서태평양 지역 국가 중 10위권 안에 든 나라가 하나도 없었지만 최근 중국이 전세계 3위에 오르면서 아·태 지역의 논문발표 의지가 커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한국도 여러 과학자들이 논문을 발표하려 의지가 높고 이에 대해 해외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계적 의학저널 란셋(Lancet)의 편집 책임자인 리차드 호튼 편집장은 11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에 한국 방문을 결정하게 된 동기는 한국 의료계가 란셋에 논문을 기고하고 싶은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다만 연구자로서 지나치게 논문 순위에만 얽매이지 말고 적극적인 논문 기고 의지를 갖고 연구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전세계 의료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의학저널에 기고한 논문 수를 아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한국 의료진이 유명한 국제 의학저널에 논문을 기고하려면 무엇보다도 구독자에게 맞는 연구주제를 선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과학 논문을 발굴하고, 사회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증거들을 많이 모아 달라”며 “연구의 독창성과 시의적절성이 논문 등재의 관건이며 ‘정확한 연구’는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또 호튼 편집장은 “‘대한의학저널(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JKMS)’이 세계적인 저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연구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한국을 여러나라 의학자들과 과학자들이 방문하고 싶은 나라로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즉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국가와의 연구교류 및 권위 있는 연구기관 관계자의 초청 등을 활성화해 연구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자리에 동석한 셀(Cell)의 에밀리 마커스 대표 편집장은 “자신의 연구가 사회 등에 어떤 영향력과 시사점을 갖게 될지 생각해보고 논문 작성에 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날 원내 대강당에서 개원 1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례적으로 란셋과 셀의 편집장을 초청해 한국 의료가 세계 유명 저널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비전과 방향에 대해 질의응답하는 자리를 가졌다.
기자간담회에서 지영석 엘스비어(Elsevier) CEO 겸 세계출판협회(IPA) 회장은 “어떤 분야든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연구결과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국내 의학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장벽의 극복”이라고 강조했다. 또 “굳이 외국의 유명한 학술지 발행회사만 찾지 말고 연구 또는 임상 등을 중시하는 각 저널의 특성에 맞게 각 연구자가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자간담회 후 호튼 편집장은 ‘세계 보건의 향후 과제’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사회적 진보를 측정하는 잣대는 GDP가 아니라 보건 수준”이라며 “보건의 성공은 국가의 성공과 직결되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달성하고 인류의 발전을 위한 핵심 원동력은 보건과 웰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이 세계 최고의 증거를 모아놓고 아동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 근거를 만들고 이를 정책입안자들에게 제시해 5세 이하 영유아 사망률을 대폭 줄인 것처럼 과학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은 인류를 위해 사용해야 하며, 글로벌 질병과 관련해 보건 분야에서 이룬 업적은 매우 희망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보건 분야에서 주력해야 할 문제는 심혈관, 뇌졸중, 암, 만성호흡기질환 등과 같은 비 감염성질환”이라며 “그동안 전세계가 이를 방치해 왔고, 최고의 증거를 모아 이로 인한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 정책 입안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도록 하는 것이 의학저널의 역할이고 결국 과학자들은 지구의 미래를 바꾸는 일을 한다”고 역설했다. 
 
마커스 편집장은 ‘과학 사회에서 저널 편집장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기초과학의 메커니즘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초과학과 임상의 간극이 줄어줄고 있다”며 “글리벡과 같이 기초과학으로 시작해 임상으로 발전한 성공사례는 수없이 많고 이같은 과학자들의 새로운 연구를 적극적으로 알려 여러 분야에서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저널 편집장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셀 저널에는 월 200여편의 논문이 접수되고 그 중 50%가 피어 리뷰(Peer Review)로 채택되고, 피어 리뷰를 한 논문의 25%가 발행된다”며 “지난해 셀 지의 한국 논문 게재율은 10%로 전체 평균 15%보다는 낮지만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것임을 감안할 때 매우 고무적이고, 국제적인 무대에서 영향력이 급부상하고 있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아울러 “분당서울대병원의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의 개발과 진전이 매우 인상 깊고 흥미로웠다”며 “10년 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 오늘의 성장과 발전을 이룬 것은 많은 병원들에게 시사하는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포럼을 준비한 한호성 분당서울대병원 암뇌신경진료부원장은 “지난 10년간 괄목할만한 성장을 한 우리 병원이 앞으로 국내 의학 및 과학의 발전에 어떠한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 세계적인 저널의 편집인들과 해법을 함께 찾기 위해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정진엽 분당서울대병원장은 “앞으로도 수준 높은 심포지엄을 정기적으로 개최해 국내 의학자들의 활발한 연구활동을 돕고 세계적인 저널에 많은 논문을 수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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