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이석 신사테마피부과 원장

어쩌다 백옥 같은 피부인데 코에 블랙헤드가 난 여성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조금만 신경쓰면 될 일인데 오돌토돌 올라온 블랙헤드 탓에 화장도 들뜨고 백옥의 티로 눈에 거슬리는 것이다. 점차 기온이 상승하는 요즘같은 봄철엔 땀샘과 피지선이 활성화돼 블랙헤드가 더욱 두드러진다. 조금만 긴장을 늦춰도 부쩍 늘어나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

모공은 보통 피지와 죽은 세포 등으로 채워져 있다. 모공에 피지가 과도하게 분비돼 더 이상 피지를 담을 수 없을 때 모공이 넓어진다. 이런 경우 모공 밖으로 피지가 나와 공기와 자연스럽게 접촉하면서 거뭇거뭇하게 변하는 게 바로 ‘블랙헤드(black comedones)’다.

블랙헤드는 팩이나 가벼운 필링 제품을 이용해 제거해주는 게 좋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블랙헤드를 한 번에 없애주지는 못한다. 블랙헤드를 예방하려면 평소 꼼꼼한 세안으로 모공 속 피지와 노폐물을 수시로 제거하는 게 기본이다. 블랙헤드가 있다고 손으로 짜거나 세게 문지르며 세안하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또 지나치게 뜨거운 물로 세안을 하면 모공이 오히려 넓어질 수 있으므로 미온수로 세안한다.
심한 경우에는 블랙헤드 전용 스크럽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주일에 1~2회 정도가 적당하고 스팀 타올로 모공을 열어준 다음 시행해야 효과적이다. 블랙헤드 제거 뒤 차가운 스킨 등으로 모공 입구를 조여 주는 것도 잊지 말자.

피지에서 블랙헤드가 생성되는 과정

각질제거나 모공관리에 효과적인 팩을 일주일에 한두 번씩 지속적으로 해주는 것도 좋다. 블랙헤드에 좋은 천연팩으로는 흑설탕과 달걀흰자가 있다. 흑설탕은 설탕알갱이가 코 안에 들어있는 피지를 빼주는 스크럽 효과를 준다. 달걀흰자는 세정력이 있어 피지 제거와 모공 축소에 좋다. 흑설탕팩은 요구르트와 흑설탕을 1대1 비율로 섞어 얼굴에 바르고 살살 문질러 주면 된다. 달걀흰자팩은 스크럽을 끝낸 뒤 모공을 조일 때 효과적이다. 밀가루와 달걀 흰자를 묽게 섞은 뒤 바르면 된다.

술과 담배는 블랙헤드를 유발시킬 수 있어 자제해야 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블랙헤드는 피지, 메이크업 잔여물, 먼지, 땀으로 생성되는 만큼 메이크업을 지우지 않고 잠자리에 드는 습관도 버려야 한다.
이처럼 블랙헤드는 세안이나 스크럽 등 평소 관리를 통해 대부분 예방 및 제거할 수 있지만 피지분비량이 많은 지성피부나 블랙헤드가 유난히 심한 경우에는 피지선 자체를 제거해야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따라서 과다한 피지 분비로 인한 블랙헤드는 ‘뉴스무스빔’ 등 피지선 자체를 파괴시키는 레이저로 치료할 수 있다. 뉴스무스빔 레이저는 빔 조사 직전에 표피를 보호하는 냉각시스템을 가동해 표피를 최대한 보호하면서 진피의 피지선과 탄력섬유인 콜라겐에 적절한 열을 가열, 피지선을 파괴하고 콜라겐 합성을 증진시켜준다. 블랙헤드는 물론 여드름, 흉터, 잔주름 등의 개선 효과도 뛰어나다.

또 미세 절연침을 이용해 피지선만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고바야시 절연침 시술’도 블랙헤드 치료법 중 하나다. 이 시술은 미세한 절연침을 피하지방층에 꼽아 전류를 흘리되 피부 쪽으로는 손상을 주지 않고 피지선만 선택적으로 파괴시킨다.

이들 시술은 피지선 자체를 파괴하기 때문에 블랙헤드의 개선뿐 아니라 재발방지 효과가 뛰어나다. 시술 후 흔적이 남지 않고 화장이나 샤워 등 일상생활에도 제한이 없어 바쁜 직장인들도 쉽게 치료받을 수 있다. 이밖에도 피부과에서는 정확한 피부진단을 통해 환자의 피부 상태에 따라 필링, 레이저 치료, 메디컬 스킨케어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블랙헤드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