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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HPV16·18 예방하면 자궁경부암 70% 억제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3-05-06 10:31:11
  • 수정 2013-05-08 16: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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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섭 서울성모병원 교수, 국내 환자의 61.3%가 HPV16 원인 … 자궁경부암 선암 증가 추세

박종섭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부인암센터 교수

국내 의료진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로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주요인이 밝혀졌다. 박종섭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부인암센터 교수팀은 2007~2010년에 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 등의 자궁경부암 여성환자 1012명을 역학조사한 결과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주요 유전형은 HPV16, HPV18이라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인 ‘국제부인암잡지 (International Journal of Gynecological Cancer)’ 1월호에 게재됐다.
박 교수팀에 따르면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유전형은 HPV16이 가장 많았으며 HPV18, HPV52, HPV45 등이 뒤를 이었다. 고등급 자궁경부 상피내종양환자에서 많은 유전형은 HPV16, HPV52, HPV58 순이었다.
국내 자궁경부암 환자의 경우 HPV16과 HPV18의 분포가 각각 61.3%, 12.9%로서 전 세계 여성의 60%, 10%와 거의 유사했다. 반면 동남아시아 여성에서는 HPV16이 41.7%로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HPV18은 29.6%로 유의하게 높았다. 또 한국 여성의 경우 HPV52와 HPV58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지역에 따라 HPV 유전형의 감염율이 다르다는 것이 밝혀졌다.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HPV 유전자형에 맞는 예방백신을 맞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그동안 아시아와 한국에서 어떤 HVP 유전형이 많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없었고, 조사 대상자의 규모도 작아 정확한 임상관리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아시아 지역 HPV 유전자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 의료수준이 높은 한국·싱가포르와 상대적으로 열악한 개발도상국인 말레이시아·베트남·필리핀을 비교 역학조사 했다. 사회경제적 지위, 인구통계의 특징, 자궁경부암 선별검사 프로그램 등에 따라 HPV 감염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국내 여성의 HPV 감염경로와 발암 기전은 동남아 여성과 크게 차이난다”며 “동남아 여성의 경우 악성화 기능이 뛰어난 HPV18이 높아 질병 예후가 불량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여성에서는 특이하게 HPV52와 HPV58이 높게 발견됐으며, 이런 역학조사 결과는 자궁경부암 진단·치료·예방 지침 수립 등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박 교수팀은 또 아시아 최초로 국내 여성에서 드물게 발견되는 ‘자궁경부암 선암’(cervical adenocarcinoma)의 연구결과를 미국부인종양학회의 공식저널인 ‘부인종양학(Gynecologic Oncology)’ 2월호에 게재했다. 연구팀이 2005~2010년에 선암 조직형을 가진 국내 자궁경부암 환자 196명에서 HPV 유전형을 탐색한 결과 HPV18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90.3%인 177명에서 HPV DNA가 발견됐으며 이중 97.7%인 173명은 고위험 HPV 바이러스를 갖고 있었다. HPV18이 54.2%로 가장 많았고, HPV16 44.1%, HPV45 3.4% 순이었다. 환자의 평균 연령은 47.1세였으며 36~55세 환자가 62.7%로 가장 많았다.
박 교수는 “외경부 쪽에서 발생하는 자궁경부암 편평상피암(squamous cell carcinoma) 환자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내경부에서 발생해 발견도 늦고 예후가 좋지 않은 자궁경부암 선암은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HPV18·HPV16 등이 자궁경부암 선암을 유발하는 주요인임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또 “자궁경부암 편평상피암·선암의 발암인자인 HPV16과 HPV18 등 두 종류의 유전자형 감염만 예방해도 자궁경부암 발생을 최소 70%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은 세계적으로 여성암 중 두번째로 많이 발생하며 약 80%가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여성암 중 2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으로는 성교 후 경미한 질 출혈이 가장 흔하며 처음에는 피가 묻어 나오는 정도에 그치지만 암이 진행되며 출혈 및 질 분비물이 증가하고 궤양이 심화된다. 또 2차 감염이 발생하면 악취가 동반되기도 한다. 암세포가 직장, 방광, 요관, 골반벽, 좌골신경 등으로 침투하면 배뇨곤란, 혈뇨, 직장출혈, 허리통증, 하지 통증 및 부종, 체중감소 등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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