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기능이 없거나 미약한 약가제도 ‘실거래가제도’ 때문에 의약계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값싼 국산 복제약을 처방할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아 비싼 오리지널약을 처방하거나 제약사간 마케팅이 과열돼 불법리베이트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는 내달 3일 여의도 63빌딩 별관 3층 주니퍼룸에서 개최되는 ‘제54차 정기총회 및 학술대회’에서 한국의 약가제도 문제점을 어떤 방향으로 개선하는게 좋을지 집중조명하고 대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변재환 건강복지정책연구원 박사는 시장기능의 결과에 근거해 약값을 조정하는 일본의 약가제도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변 박사는 “한국은 1999년과 2012년에 급작스럽게 한꺼번에 약가인하정책을 단행함으로써 부작용을 초래했다”며 “매년 실거래가를 조사해 약가를 조정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2년 주기로 시장가격을 파악해 약값에 반영하고 있는데, 얼핏 보면 한국이 더 강력한 약가통제 수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일본방식이 더 낫다”고 설명할 예정이다. 그는 또 “일본은 1992년부터 지금까지 시장 실제가격 평균치를 중심으로 약가를 조정하는 방식을 철저히 지켜 약가를 크게 인하하는 효과를 거뒀다”며 “20년간 성공적으로 운영한 제도로서 한국에 그대로 들여와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제안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가 ‘창조경제, 의료산업 고도화 전략’,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병원과 사회적 의사소통’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