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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인공지능 스마트병원 시대 열었다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3-04-22 11:44:35
  • 수정 2013-04-24 17: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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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자정보 분석해 의료진 의사결정 도와 … 표준진료지침·베스트가이드 의료진·환자 만족도↑

분당서울대병원 입원실에서 환자가 ‘스마트베드’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의료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고 의료진·환자 만족도를 높여주기 위한 인공지능형 차세대 병원시스템을 20일 선보였다. 병원은 최근 전자의무기록(EMR)에 대한 사용자의 요구사항이 점차 복잡해지자 최신 정보기술(ICT)과 기존 병원정보시스템을 융합, 이지케어텍과 함께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약 2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년8개월만에 개발에 성공했다.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의 핵심은 시스템이 환자에 대한 복잡한 정보를 필요에 따라 자동으로 조합해 줌으로써 의료진의 빠른 의사결정을 돕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환자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흩어져 있는 기록을 일일이 찾아야 했으나 새롭게 도입된 시스템은 한 화면에서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짧은 시간에 환자 상태를 파악함으로써 진료시간을 단축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의료진 입장에서 자신의 환자가 다른 의사에게 어떤 검사와 처방을 받고 있는지 간단하게 파악, 효율적인 다학제 협진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짧아지는 대신 환자를 대면하는 시간이 늘어나 환자 만족도도 향상시킨다. 병원 측은 환자가 병원에서 지내고 있는 ‘긴 여정’을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 볼 수 있다는 뜻에서 ‘Patient Journey Map’이라 명명했다.

표준진료지침(Critical Pathway, CP)은 의료정보를 분석해 표준화함으로써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현재 의료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키워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총 13개 진료과에서 146개 CP를 개발해 입원환자의 32.5%에게 적용하고 있다.
예컨대 흉강경 폐절제술을 받는 환자가 내원할 경우 입원 시점부터 병원정보시스템에 있는 표준화 진료지침이 적용돼 일자별로 진료 순서와 수술 및 치료 과정이 진행된다. 이 모든 과정은 병원시스템으로 관리돼 누락되거나 중복되는 오류를 막는다.
또 CP에서는 단 한 번의 클릭으로 진료 전과정에 대한 처치가 이뤄진다. 시스템 이용 중에도 환자의 개인특성 및 경과에 따라 조정이 가능해 의료진의 실질적인 참여를 늘렸다.
CP와 연동함으로써 신속한 뇌졸중·심근경색 치료도 가능해졌다. 또 임상의사결정시스템(CDSS)에 입력된 350여개 체크 로직이 처방 약물에 오류가 없는지 실시간으로 검사해 병원 내 약화사고 비율을 세계 유수병원과 비교해 수십 분의 1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분당서울대병원의 CP 활용건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며 안전성과 효용성도 다양한 연구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그동안 병원정보화가 의료진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환자가 직접 체감하는 부분은 미흡했다. 이 때문에 병원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 ‘베스트가이드’를 개발해 환자가 직접 향상된 의료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전용앱을 설치해 두면 환자가 병원에 들어선 순간부터 ‘000님, 환영합니다’ 는 메시지가 나온다. 앱을 열면 예약된 진료센터 위치를 선명한 지도로 보여준다. 또 간호사실에서 접수를 하면 접수완료라고 안내하며 진료대기·진료완료 등 단계별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진료 후에는 새로운 검사일정이 업데이트 된다. 이를 통해 환자는 더욱 편리하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으며 중요한 진료를 잊어버릴 염려가 없다.

베스트가이드가 외래환자를 위한 것이라면 ‘스마트베드’는 입원환자를 위한 시스템이다. 침상에 설치된 터치패드를 이용하면 시트교체, 청소요청, 병실이동 등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으며 외래기록이나 입원기록과 같은 제증명 신청도 가능하다. 환자가 받을 검사의 종류, 검사방법, 복용 중인 약물의 종류와 복용법에 관한 정보도 나온다. 의사에게 묻고 싶은 내용을 기록해두거나 전달할 수도 있으며 회진 스케줄도 안내받는다. 이밖에 입원비를 침상에서 정산할 수 있으며 터치패드를 통해 TV, 인터넷 등을 즐길 수 있다.

정진엽 분당서울대병원장은 “2003년 전자의무기록을 개발해 프로세스를 개선시키고 의료의 질을 높여 왔으며 국내 많은 대형병원이 이를 도입해왔다”며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은 국내는 물론 미국, 스웨덴, 덴마크, 러시아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어 국내 의료기술을 세계에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 개발을 주도한 백롱민 분당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은 “새로운 시스템은 의료진뿐만 아니라 입원환자와 내원객도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우리 병원이 선보이는 인공지능형 시스템은 필요한 데이터를 판단해 보여주고, 환자에게 위해한 상황을 막거나 미리 알려줌으로써 의료계는 물론 정보통신업계에서도 큰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2003년 전자의무기록(EMR)을 개발해 종이·차트·필름 등이 없는 100% 디지털병원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으며, 그동안 의료 IT 선도병원으로 입지를 굳혀왔다. 2010년에는 미국 외 병원으로는 최초로 미국 의료정보경영학회(HIMSS)에서 최고 수준의 의료정보시스템을 인증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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