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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의료시스템 ‘쌍둥이’처럼 복제해 사우디에 수출
  • 조탁만·박정환 기자
  • 등록 2013-04-10 19:00:42
  • 수정 2013-04-17 08: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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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의료기술·인력양성 전수 … 의료서비스 수출로 청년실업 해소하고 ‘제2 중동 붐’ 기대

이진경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생물학적선량평가팀장(왼쪽 네번째)과 무샤밥 사우디아라비아 킹파드왕립병원 암센터장(Dr. Mushabbab, 두번째)등 양국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쵤영하고 있다.

한국의 의료시스템을 사우디아라비아왕국에 똑같이 복제하는 일명 ‘쌍둥이 프로젝트(Medical System Twinning Project)’가 진행된다. 이 사업은 사우디 보건부 산하 공공병원의 경영, 의료시스템ㆍ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사우디로 한국 의료기관의 의료기술, 의료시스템, 문화 등을 그대로 전수하는 협력사업을 말한다.

과거 ‘미네소타 프로젝트’(Minnesota Project)를 통해 선진 의료기술을 전수받던 한국이 반세기 만에 의료시스템 및 기술을 발전시켜 이를 국제사회에 되돌려 주는 셈이다. 미네소타 프로젝트는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한국원조 프로그램의 하나로 1955~1961년에 한국 의료인 226명에게 초청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미국 전문의 59명을 한국에 파견함으로써 한국 의료인력 양성 및 의료기술력 향상에 도움을 준 국제사업을 일컫는다.

보건복지부는 사우디 보건부와 6개 보건의료 분야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10일 밝혔다. 6개 분야는 △의료기관간 쌍둥이 프로젝트 △병원 설계 및 건립 △의료인 교육ㆍ연수 프로그램 △의료진 교환 프로그램(Visiting Physician Program) 및 전문가 상호방문 △보건의료 R&D 및 의료기술 이전 △의료 정보기술 등이다.
지난 7일 방한한 압둘라 알 라비아(Dr. Abdullah Al Rabeeah) 사우디 보건부장관은 8일 진영 보건복지부장관을 예방하고 사우디 보건의료발전 10개년 전략 계획(10year Strategy Plan)을 소개하면서 한국과 파트너십을 맺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국내 보건의료체계를 브리핑하고, 한·사우디 간 보건의료협력을 위한 시범프로젝트를 제안했다. 프로젝트는 지난 3월 사우디를 방문한 한국대표단에게 사우디 측이 요청한 내용을 복지부 및 보건산업진흥원이 신설한 한국의학지주회사(KMH, Korea Medical Holdings)가 주도적으로 연구한 끝에 마련됐다.

한·사우디 수교 62년 이래 사우디 보건부 장관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며 사우디에선 장관·차관·실장 및 국장급 5명 총 8명이 보건복지부를 찾아왔다. 이에 앞서 양국 관계자는 지난해 2월 보건의료 협력 시행계획서(Executive Program)를 체결하고 수 차례 상호방문 및 정보교류를 해왔다. 양측은 이번에 합의한 6개 분야와 관련, 구체적인 이행방안(Cooperative Agreement)을 신속히 마련할 예정이다.
 
이 중 쌍둥이 프로젝트의 첫번째 사업으로 방사선 비상진료센터(radiation emergency medical center) 등 5개 센터를 킹파드왕립병원(KFMC, King Fahad Medical City)에 세울 계획이다. KFMC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자리잡고 있으며 1993년 현대건설이 건립했다.
KFMC에 들어설 뇌영상과학센터는 가천길병원, 신경기초과학연구센터는 삼성서울병원, 줄기세포연구ㆍ생산시설은 파미셀, 방사선 비상진료센터는 원자력의학원, 심장과학센터는 서울대병원이 각각 맡아 국내 의료기술과 의료기관 시스템 등을 전수할 계획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의 경우 국내 방사선비상진료의 센터기반시설 및 비상진료 네트워크 구축, 운영 노하우 전수 등을 바탕으로 방사선 비상진료센터를 킹파드왕립병원에 건립하게 된다. 방사선 비상진료 시스템은 정부조직 및 관련 법 체계, 노하우 등이 녹아있는 특수 분야로 원자력안전위원회, 복지부 등의 감독 하에 의학원 측이 주도권을 갖고 기술이전 사업에 나선다.
이에 따라 원자력의학원은 올 상반기 내에 현지조사 컨설팅을 완료하고 센터 건설, 시스템 구축, 교육훈련 프로그램 개발·운영 등에 착수할 계획이다.
사우디는 한국의 방사선 비상진료 능력과 전국적 네트워크 구축 능력을 높이 평가해 왔다. 지난해 9월에는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를 방문해 적극적으로 협력의사를 표명하는 등 국내 방사선비상진료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번 기술이전 사업을 계기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 국가에 방사능 의료대응 시스템을 수출하는 기회를 잡게 됐다.

또 사우디 정부는 나즈란병원(Prince Sultan Center for Health Diseases and Surgery in Najran), 제다심장센터(King Fahad Hospital Cardiac Center in Jeddah)를 업그레이드하고 4개 거점지역(타이프, 타북, 지잔, 하사)에 각각 400병상 규모의 메디컬타워를 건립해 위탁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각 메디컬타워에는 심장ㆍ암ㆍ외상ㆍ안과 분야별로 100병상이 마련될 예정이다. 이후에는 한국이 BOT(Build-Operate-Transfer)방식에 의해 병원을 기획ㆍ설계ㆍ건설하고 완공 이후 운영 및 명의이전까지 도맡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이에 그치지 않고 국내 의료진이 사우디 의료진을 현지에서 교육ㆍ연수시키는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현지 의료인 교육 및 의료시스템 컨설팅에 관한 협력도 이뤄진다. 이를 위해 한국 측은 지난 2월 사우디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 출신 의사, 간호사, 의료기사(technician) 등 의료인 110명을 위탁교육하고 국내 5개 진료과 15명의 의사들이 사우디에 파견하기로 양국은 협의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의료시설은 갖춰져 있으나 이를 운영할 수 있는 기술, 인력 등이 부족해 병원 경영 및 의료서비스 질 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우디 의료자원은 2009년 기준으로 병원은 406개소(인구 1000명당 4.6개소), 병상 수는 5만5932개(1000명당 2.2개), 의사 수는 5만4306명(1000명당 2.18명)으로 조사됐다. 주요 사망원인으로는 심혈관질환(35%)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이어 상해(16%), 기타 만성질환(16%), 암(11%) 순으로 나타났다. 비만(전체 인구의 35.6%), 당뇨병(17%) 유병률은 세계 3위로 평가됐다.

그동안 사우디 측은 북미·유럽 의료기관 등과 병원 위탁운영, 의료 IT시스템 구축 등에 관해 협력해 왔지만 높은 비용에 비해 의료기술 이전, 의료진 교육ㆍ연수 등을 통한 자국 내 의료수준 향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사우디는 수차례의 한국 의료기관 방문, 우수 의료인과의 인적ㆍ정보교류, 우리 보건복지부의 적극적인 지원노력에 힘입어 한국 의료시스템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한국 의료시스템을 모방ㆍ이식해 자국의 보건의료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기로 결심했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은 “파트너십을 통해 양국 국민건강 수준 향상 및 의료산업 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사우디 쌍둥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청년층 고급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의료서비스 수출을 통한 ‘제2의 중동 붐’을 조성해 국민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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