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장기이식센터장(왼쪽)과 윤영철 흉부외과 교수

김영훈·윤영철 인제대 부산백병원 장기이식센터 교수팀은 국내 최초로 뇌사 기증자에게 이식받은 장기를 또 다른 환자에게 재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장기를 기증한 석 씨(57·여)는 만성신부전증으로 18년간 투석생활을 해오다 2011년 2월에 뇌사자로부터 신장을 기증받아 건강을 되찾았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갑자스런 심장마비로 인해 뇌사상태에 빠져 석 씨 가족은 장기를 다른 환자에게 재기증하기로 결심했다.
이에 부산백병원 의료진은 수혈 경험이 없고 이식에 대한 거부반응이 낮으며 혈액형이 뇌사자와 같은 AB형인 이 씨(65)를 수혜자로 선정했다. 이 씨는 지난 3일 이식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이다.
국내에서 뇌사자로부터 신장을 이식받아 다른 환자에게 이식한 사례는 있었지만, 뇌사자에게 신장을 이식받은 후 뇌사상태에 빠진 후 이를 다른 환자에게 기증한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이자 세계에서도 세 번째로 기록됐다. 
윤영철 흉부외과 교수는 “수술 도중 장기끼리 달라붙는 유착현상이 일어나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며 “이번 수술성공은 다른 장기이식 대기자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장기이식센터장은 “수술 당시 석 씨의 콩밭 기능은 매우 좋은 상태였으며 거부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술 전 강력한 면연억제제를 투여했다“며 ”이 씨는 빠르게 건강을 회복 중이며 3개월 후에는 일상적인 생활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장기기증원(KODA)과 부산백병원은 기증자인 석 씨와 가족의 숭고한 마음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현재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약 2만2000명이지만 이식을 받는 환자의 수는 10% 정도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