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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자살의 기억 ‘주저흔’ … ‘핀홀법’으로 말끔히 없애자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3-04-02 11:12:11
  • 수정 2013-04-04 18: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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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산화탄소 레이저로 미세 구멍 뚫어 콜라겐 재생 촉진 … 출혈·통증 크게 줄여 흉터 정상 복원

주저흔 치료 전(왼쪽)과 핀홀법 이용한 치료 후

지난 1일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등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던 연예인 김수진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비보가 전해져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지난주에는 인기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주인공인 오영(송혜교 분)이 손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이 나와 논란을 일으켰다. 작년 한해 국내 자살인구는 10만 명당 30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자살은 우리나라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자살의 특징 중 하나는 대부분 여러 차례의 시도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자살 재시도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특히 ‘주저흔’(hesitation marks, 자살 미수 손상)’이 주목할 만하다. 주저흔은 주저하면서 손목을 긋다가 생긴 흉터로 주로 손목 앞쪽에서 발견되며 자살을 떠올린다는 의미로 ‘자살의 기억’이라고도 불린다. 주저흔은 감추고 싶은 상처인 동시에 자살시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 자살에 대한 미련을 부추기게 하는 무서운 존재다. 이 때문에 주저흔이 남아있다면 최대한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주저흔은 수술흉터처럼 상처가 깊고 길이도 길어 치료하기가 어렵다.

최근 주저흔이나 수술흉터 같은 깊은 흉터도 비교적 말끔히 지울 수 있는 치료법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핀홀(phinhole)법’은 은 1만600㎚ 프랙셔널 이산화탄소(CO2) 레이저를 사용해 흉터 부위에 촘촘히 구멍을 뚫은 후 엉킨 콜라겐 조직을 재배치시킨다. 이를 통해 조직이 재생되도록 유도하며 피부 두께 및 질감을 정상피부 조직처럼 개선한다.
콜라겐이 적절하게 재배치되도록 이산화탄소 레이저가 진피 내 충분한 깊이로 침투하며 에너지 강도도 조절할 수 있어 조직의 열손상을 최소화한다. 아울러 흉터에 작은 구멍만 내며 치료하기 때문에 출혈이 거의 없으며 회복기간도 짧다. 마취크림을 국소부위에만 사용할 정도로 통증이 줄어든 것도 장점이다. 치료 후 일시적으로 홍반이 나타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이상주 연세스타피부과 원장은 “기존 수술법은 치료과정이 번거롭고 부작용도 있어 많은 환자가 치료를 망설였다”며 “핀홀법은 수술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는 동시에 콜라겐 조직의 재생을 유도해 흉터부위를 정상 피부처럼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연세스타피부과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레이저는 매우 적은 양으로도 흉터를 효과적으로 치료한다. 그러나 대다수 레이저기기가 안전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극소량의 빔 형태 레이저만 사용하기 때문에 흉터부위를 말끔히 없애기 위해서는 반복치료가 효과적이다.

이 치료법은 올해 연세스타피부과와 연세대 의대 피부과 연구진이 유럽레이저학회지인 ‘미용레이저치료학회지’(Journal of Cosmetic and Laser Therapy)에 ‘1만600㎚ 파장 이산화탄소 프랙셔널 레이저를 사용하는 흉터 복원 타깃 레이저’를 주제로 발표하며 알려졌다. 김영구 연세스타피부과 원장은 “핀홀법은 출혈, 통증 등이 줄어든 것은 물론 회복기간도 짧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며 “주저흔이나 수술흉터처럼 상처가 깊은 직선모양 흉터에 치료효과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이번 학회지에 발표된 치료환자는 길이가 긴 흉터가 손목에 있었으며 흉터가 오래돼 변색도 있었다. 의료진이 환자에게 두 달 간 2회의 시술을 시행한 결과 변색된 부분이 주위 피부조직과 유사하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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