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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가슴성형의 프론티어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3-01-18 16:33:30
  • 수정 2021-06-14 11: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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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가지방 가슴성형시 줄기세포 생착률 높이려면 추출 시스템 갖춰야

암 뇌·척수손상 당뇨병 무릎관절염 등 퇴행성·난치성 질환에 줄기세포 치료가 실험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재빠르게 앞서가고 있는 게 성형·피부미용치료 분야다. 특히 가슴확대수술, 얼굴 볼륨감 개선, 탈모치료에 지방 또는 혈액에서 유래한 줄기세포를 유방, 얼굴, 두피에 주입하는 치료가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성형·피부미용 분야의 줄기세포 치료는 신경이나 조직기능을 되살려야 하는 난치병 치료와 달리 치료에 대한 부담감이 적은 편이다. 이에 반해 치료효과는 가시적인데다가 의사에게 고부가가치를 안겨주기에 발전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다만 줄기세포 추출방법이나 수술테크닉이 떨어지면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치료법 및 병원 선택에 주의가 요구된다.

신동진 대한줄기세포성형학회장(SC301성형외과 원장, 옛 압구정 티아라성형외과 원장)은 환자의 복부나 허벅지에서 지방세포와 줄기세포를 뽑아 볼륨이 부족한 가슴과 얼굴에 이식해주는 이른바 ‘줄기세포 가슴성형’의 개척자로 성형 의료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수년전만해도 가슴성형(유방확대술)하면 코헤시브겔백(일명 코젤백)과 같은 보형물을 유방에 집어 넣어 인위적으로 봉긋한 가슴을 만들어내는 기법이 주종을 이뤘다. 하지만 2008년부터 환자의 뱃살과 허벅지 부위의 지방세포를 빼서 유방에 집어넣는 가슴확대수술이 등장한 이후 2011년부터는 이같은 자가지방이식 가슴성형이 대세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신 원장은 단순 지방이식에 그치지 않고 순수 지방세포에 지방 유래 성체줄기세포를 배합해 지방의 생착률을 높임으로써 시술로 커진 유방의 볼륨이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유지하는 줄기세포 가슴성형을 개발, 시술법을 업그레이드시켰다.

시스템 갖추면 70%, 대다수 성형외과 부실한 기기로 30~40% 그쳐

신 원장은 2007년부터 자가지방이식을 통한 성형수술법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기초연구를 마치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초기에는 50%대에 못미치던 지방세포의 생착률을 최근에는 70% 안팎으로 향상시켰다. 기존 단순 지방이식 방법은 이식한 지방세포가 얼마 안돼 본래 유방조직에 흡수·소실되기 때문에 생착률이 30~40%대에 불과하다. 지금도 많은 성형외과에서 이뤄지는 지방이식 시술의 생착률이 30~40%에 그쳐 환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재수술을 요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예 상당수 성형외과는 원래 지방이식 가슴성형은 두번 해야 효과가 나타난다고 환자를 설득하기도 한다.

옛 압구정 티아라성형외과의 지방세포 정제 및 줄기세포 추출 과정

이에 대해 신동진 원장은 “줄기세포의 조직재생 능력을 십분 활용해 지방세포 생착률을 70%수준으로 맞추고 있기 때문에 최근 2년 동안에는 재수술을 요구하는 경우가 1~2%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생착률 30%와 70% 차이를 가르는 것은 효율적인 줄기세포 시스템을 갖춰놓았느냐, 의사가 능숙한 테크닉을 연마했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신 원장은 강조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줄기세포 추출 시스템을 갖추려면 1억~2억원의 비용이 들고, 의사가 적잖은 시간을 투입해 시술테크닉을 연마해야 하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요즘처럼 성형외과간 경쟁이 치열하고, 소리없이 도산하는 곳이 많은 상황에서는 과감한 투자와 용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신동진 전 압구정 티아라성형외과 원장이 가슴성형을 고려하는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신동진 원장은 지난해 8월 중국 산동대 의대 학술지에 “복부 또는 허벅지 지방세포에서 줄기세포와 지방세포를 분리한 다음 가슴에 함께 이식하면 시술한 지 6개월 뒤에 70%이상 세포가 생존해 유방의 볼륨감을 높이는데 우수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한 논문을 게재했다. 신 원장으로부터 가슴확대수술을 받은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시술 전후 유방의 높이가 증가하는 것을 바탕으로 추산해 나온 연구결과다.

신동진 원장은 대한줄기세포성형학회장으로서 2011년 11월20일에 이어 2012년 2월 26일, 6월24일, 11월 25일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줄기세포 가슴성형술의 라이브서저리(실시간 수술을 통한 의사 현장교육)를 시연했다. 그가 자신의 수술노하우를 공개하는 까닭은 구형구축(인체가 보형물을 이물질로 간주하고 공격한 나머지 보형물 주위조직이 단단해지는 현상) 또는 조직괴사 등의 부작용이 많은 인공 유방보형물 시술로 고통받았거나 고생하게 될 여성들에게 더 큰 만족감을 주고, 국내 의사들이 중국 일본으로부터 가슴성형 의료관광객을 조금이라도 더 유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자는 취지다.

국내 최다 줄기세포 가슴성형수술 2000건 시행 기록

신 원장은 줄기세포 가슴성형 분야에서 국내 최다 시술기록을 갖고 있다. 2007년부터 조심스럽게 임상 연구를 시작해 2008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술했다. 지금까지 줄기세포지방이시식을 이용해 가슴및 안면성형을 받은 환자의 수는 대략 2000명 이상(안면 및 가슴성형이 약 1300명, 순수가슴성형만 약 700명)으로 추정된다. 신 원장은 “지방세포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해 가슴 및 얼굴성형을 하는 곳은 전체 성형외과·피부과의 1%도 안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현재 국내서 줄기세포 가슴성형을 100건 이상 시술한 의사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추정했다. 대부분의 성형외과 의사가 단순 자가지방이식을 하면서 줄기세포를 운운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모양 촉감 자연스럽고, 이물감 조직괴사 없어 선호

줄기세포 가슴성형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신 원장은 “줄기세포 가슴성형은 생리식염수백이나 코헤시브겔백을 이식하는 것에 비해 이물감이 없고, 모양이나 촉감이 자연스러워 성형수술을 받은 티가 나지 않기 때문에 시술받은 여성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2011년 연말 프랑스 PIP사의 불량 실리콘 보형물이 수년간 유통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찾는 이가 더욱 늘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실리콘 보형물은 이식 후 잘 관리해도 10년 안에 40%가 손상돼 제거하거나 재수술이 필요하다”며 “보형물을 둘러싼 조직이 과잉 면역반응으로 딱딱해지는 구형구축 부작용도 흔하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슴성형 시장에서 코헤시브겔백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생리식염수백이 차지하는 비중이 15~20%, 줄기세포성형(단순지방이식 포함)이 5% 남짓에 불과했지만 올해나 내년에는 줄기세포성형의 비중이 10%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신 원장과의 일문일답

-줄기세포 가슴성형을 어떻게 표준해했나.
“저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가슴성형을 한다고 내세우지만 표준화된 방식으로 시술하는 병의원은 그리 많지 않다. 풍만하고 아름다운 유방을 갖길 원하는 여성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줄기세포 관련 기초서적도 탐독하고 의료기기 회사의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들어 내 나름의 시술법을 정립해왔다. 시행착오를 겪어야지, 그냥 이뤄지는 것은 없다. 특히 2007년부터 약 1년간은 지인들을 대상으로 내가 개발한 방법을 무료로 시연하는 검증과정을 거쳤다.”  

-구체적인 노하우를 몇가지 소개해달라.
“지방세포가 손상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채취하는 과정, 순수한 지방만을 분리하는 방법, 줄기세포와 지방의 적정한 혼합비율과 배치 등에 의해 수술의 효과가 좌우되는 만큼 시술 의사가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 복부나 허벅지로부터 지방세포를 흡입할 때 음압을 500㎜Hg이하로 유지해야 세포손상이 최소화된다. 한쪽 유방성형시 지방세포와 줄기세포의 혼합비율을 10대 1(200cc 및 20cc)로 맞춰 주입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대다수 의사들이 추출한 세포를 골고루 주입하기 위해 가슴의 상하좌우 4군데에 구멍을 뚫지만 나는 1군데만 통해서도 충분히 시술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당연히 흉터가 덜 남는다. 또 지방세포 및 줄기세포 혼합액의 약 50%는 대흉근 아래에, 25%는 대흉근 위에, 나머지 25% 가량은 유방실질(피부 밑 유선조직 사이) 등 전층에 고루 분산시켜 주입해야 유방 모양새가 좋게 나온다. 추출한 지방에서 줄기세포를 효과적으로 분리하기 위해서는 콜라게나제(지방분해효소)를 적절한 비율로 섞고 장비를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노하우도 필요하다.”

-성형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역시 줄기세포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복부에서 지방세포를 뽑아 단순하게 정제·이식하면 생착률이 20~30%에 불과해 얼굴과 가슴의 볼륨감이 환자가 원하는 만큼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줄기세포를 분리해서 지방세포와 섞어 주입하면 우리 병원의 자체 연구로는 약70%가 생존한다. 줄기세포가 지방세포 분화를 유도하고 함께 주입된 단순 지방세포의 생존율을 올려줘 결과적으로는 전체 생착률을 올려주고 생착된 지방은 계속 유지되는 것이다. 줄기세포는 모든 지방세포에 들어있지만 복부에서 지방을 빼 그냥 그대로 가슴에 주입하는 것과 줄기세포를 분리해 다시 지방세포와 일정 비율로 섞어 주입하는 것은 생착률 차이가 크다. 줄기세포는 지방세포가 유방에서 잘 자리잡을 수 있도록 조직증식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상당수 성형외과에서 지방세포가 유방조직에 다량 흡수·소실되는 것을 이를 피하려 일부러 과도하다 싶게 지방을 주입하는데 지방세포가 숨을 못 쉬어 괴사되거나 석회화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줄기세포의 실제 효능은.
“줄기세포는 아직 완전히 분화되지 않은 미성숙세포로 특정한 배양 조건이나 생육 환경을 조성해주면 원하는 조직이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복부나 허벅지의 줄기세포는 엄밀히 말하면 지방유래 성체줄기세포이다. 즉 기존 지방세포가 노화나 어떤 악조건으로 사멸될 경우 가장 먼저 이를 대체할 어린 세포라는 의미다.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은 누구나 알듯 가장 빼기 어렵고 최후에 사라지는 군살이 허벅지살이다. 그만큼 허벅지에는 지방 유래 성체줄기세포가 풍부하고 이는 바꿔 말하면 허벅지 지방을 가슴이나 얼굴에 이식할 경우 볼륨감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것이다. 이론상으로는 허벅지 지방세포가 복부 지방세포에 비해 지방세포의 양이 많고 생존기간이 길지만 실제 시술결과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지방을 뽑는 사람의 체중, 몸상태, 채취부위에 따라 이식 후 생착률은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

-고효율로 줄기세포를 추출하기까지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나.
“국내서 가장 많이 쓰이는 외국산 M 줄기세포 추출기를 써보니 조작하는 사람의 기술력에 따라 줄기세포 추출숫자의 변동폭이 컸다. 또 국내서 개발된 C 추출기를 써보니 70%가 수동으로 조작되는 반자동인데다가 소모품 비용이 비싸고 에러가 잘 났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거쳐 이런 결점을 극복한 H사의 시스템을 채택하게 됐다. 줄기세포를 원심분리로 추출하는 과정에서 고열에 의해 줄기세포가 손상되지 않아야 하고, 유방이나 얼굴에 주입시 미세하게 조금씩, 빠른 속도로, 적당한 깊이로 넣어야 지방세포의 생착률이 좋다. 하지만 이런 조작과정이 엉성하고 시술테크닉이 떨어지면 이식후 생착률 및 유방 미용효과는 천양지차로 벌어지기 십상이다.

-인공 유방보형물의 문제점과 줄기세포 가슴성형의 장점을 요약하면.
“그동안 실리콘백이 터져 찾아오는 환자를 많이 보아왔다. 더욱이 인공 유방보형물은 이식후 수년이 지나면 조직에 염증 및 괴사를 일으키거나 보형물 조직을 단단하게 하는 구형구축을 일으키므로 알려진 것보다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누차 강조해왔다. 그러나 성형의료계에서는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았다. 예전의 방법으로도 환자가 끊임없이 오는데다 의사들이 변화를 귀찮게 여겼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줄기세포 가슴성형은 매우 안전하고 인체거부반응을 유발하지 않으며 효과 유지기간도 반영구적이다. 가슴성형을 고려하는 여성들은 실리콘겔로 채운 인공적인 보형물로 가슴을 채우느니 내 살과 같고 모양새나 촉감이 자연스러운 자가지방을 가슴에 주입하겠다고 결론을 내린다. 두툼한 뱃살과 허벅지에서 지방을 채취하니 몸매를 예쁘게 하는데도 그만이다. 남은 지방을 나이들어 볼이 꺼진 부위에도 넣으면 일석삼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자가지방만 이식하는 방법으로는 유방확대수술 환자를 만족시키는데 역부족이다. 미흡한 가슴볼륨 확대효과를 만회하기 위해 재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해서 실리콘백의 위험성을 너무 과장해 이미 시술받은 환자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할 필요도 없다. 본래 자기 유방이 너무 작은 여성(A나 B컵)이 C컵이나 D컵 정도 크기의 유방을 선호한다면 부득이 실리콘백을 이식하는 수밖에 없다.”

신동진 학회장이 대한줄기세포성형학회 회원을 대상으로 줄기세포 가슴성형을 시연하고 있다.

-대한줄기세포성형학회장을 맡고 있는데 어떤 역할을 하나.
“회원은 100여명 남짓으로 주말이나 평일에 짬을 내어 학술대회장이나 우리 병원으로 시술 노하우를 배우러 찾아온다. 학회 활동의 목표는 국내 여성환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과 외국인 성형 의료관광객 유치다. 그동안 20여명의 중국 및 일본 환자가 다녀갔다. 중국 환자 중에서 국가대표 체조 및 수영선수도 있었다. 중국의 한 선수는 시술받은 후 봉긋해진 가슴과 도톰해진 얼굴살을 거울로 보더니 신기한 듯 연거푸 자기유방과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만큼 중국 성형시장은 무한한 가능성을 안고 있다. 우리 학회는 회원과 더불어 줄기세포성형 시장을 함께 개척해나갈 것이고 줄기세포에 관심을 갖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폭넓게 임상사례를 교류해 안전하고 표준화된 지표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신동진 원장의 프로필

1964년생
충남대 의대 졸업
전 티아라성형외과 압구정점 원장
중국 산동대 의대 대학원 객원연구원
2009년 대한줄기세포성형학회 창립 및 현 회장
국제미용성형학회 정회원
전(前) 삼성비만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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