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의 브리지바이오파마(BridgeBio Pharma, 나스닥 BBIO)는 경구용 인피그라티닙(infigratinib)이 연골무형성증(Achondroplasia) 치료제로서의 3상 임상시험에 성공했다고 1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 회사는 소아 연골무형성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3상 ‘PROPEL 3’에서 긍정적인 톱라인 결과가 도출됐다고 공개했다.
이 임상은 성장판이 열려 있는 3세 이상~18세 미만의 연골무형성증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인피그라티닙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1년간의 글로벌 피험자 2대1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 방식의 임상연구다.
임상 결과 1차 평가지표인 52주차 연간 키 성장 속도(annualized height velocity, AHV)의 베이스라인 대비 변화에서 인피그라티닙은 위약 대비 우월성을 입증했다. 최소제곱평균(Least Square Mean)의 차이는 1.74cm/년, 평균 치료 차이는 2.10cm/년으로 나타났다.
인피그라티닙은 또 2차 평가지표인 52주차 절대 연간 키 성장 속도에서도 위약 대비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인피그라티닙 투여군은 현재까지 보고된 연골무형성증 무작위 임상시험 가운데 가장 높은 최소제곱평균 절대 AHV를 기록했다(인피그라티닙 투여군 5.96cm, 위약군 4.22cm).
인피그라티닙은 연골무형성증 기준 집단 대비 ‘키 Z-점수’(height Z-score, achondroplasia reference population)의 베이스라인 대비 변화에서도 위약 대비 우월성이 확인됐다. 최소제곱평균 치료 차이는 0.32 SD(표준편차)로, 이는 연골무형성증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관찰된 역대 최대 차이다. 치료군의 베이스라인 대비 최소제곱평균 변화는 0.41 SD로 역대 가장 큰 폭의 개선이 관찰됐다.
사전 정의된 탐색적 분석(8세 미만 소아, 전체 참가자의 50% 이상) 결과, 52주차 상ㆍ하체 비율(upper-to-lower body proportionality)의 베이스라인 대비 변화에서 인피그라티닙은 위약 대비 최소제곱평균 0.05 감소를 나타내며 연골무형성증 무작위 임상시험 중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한 최초의 치료 옵션이 됐다. 상하체 비율은 다리 길이 대비 몽통 길이를 말하는 데 이 비율이 높은 것은 연골무형성증 등 저성장증을 진단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이 비율이 감소할수록 치료효과가 높다는 의미다.
전체 환자군에서도 인피그라티닙은 상하체비율이 최소제곱평균 0.05의 감소를 나타내 연골무형성증 무작위 임상시험의 치료군에서 관찰된 최대 감소 폭을 달성했다. 52주차에 위약 대비 –0.02의 긍정적인 최소제곱평균 치료 차이를 보였다.
이 연구에서 인피그라티닙의 내약성은 양호했고 약물과 관련된 투여 중단이나 약물과 관련된 중대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고인산혈증이 3건(4%) 보고됐는데 모두 경증ㆍ일시적ㆍ무증상이었으며 용량 감량이나 투여 중단이 필요하지 않았다.
PROPEL 3 임상시험 책임자인 호주 멜버른 머독아동연구소의 라비 사바리라얀(Ravi Savarirayan) 박사는 “연골무형성증은 FGFR3 유전자 이상에 의해 유발되는 유전질환으로, 단순히 신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신체 기능과 자립성에 영향을 미쳐 평생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피그라티닙은 FGFR3을 표적으로 삼아 연골무형성증의 근본 원인을 직접 해결하도록 설계된 최초의 경구용 치료제”라며 “현재까지 연구된 가장 광범위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경구용 인피그라티닙은 연간 키 성장 속도에서 가장 높고 유의한 개선을 입증했고, 3~8세 소아에서 신체 비율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는데 이는 이 질환에 승인됐거나 개발 중인 다른 어떤 치료제 연구에서도 보고된 적이 없는 성과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계열 최고 수준의 임상 결과는 인피그라티닙이 경구 투여 제제로서 단순한 키 성장을 넘어 연골무형성증의 다양한 측면을 개선할 수 있는 혁신적인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인피그라티닙은경구 투여가 가능하고 강력하며 선택적인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FGFR) 억제제다. ATP와 경쟁해 FGFR 수용체의 티로신 키나제 활성을 차단한다. 주로 FGFR 1, 2, 3을 표적으로 하며 FGFR4에 대해서는 활성이 낮다. FGFR 활성화 억제는 암세포의 생존과 증식에 관여하는 하위 경로의 활성화를 차단한다. 연골무형성증에서 FGFR 3 변이는 뼈성장의 브레이크로 작동한다. 대표적으로 G380R 변이는 연골이 뼈로 전환하는 것을 막아 사지가 짧은 왜소증(short-limbed dwarfism)을 초래한다. 
브리지바이오는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2026년 하반기에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등과 인피그라티닙의 허가신청서 제출 계획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연골형성저하증(hypochondroplasia) 치료제로서 인피그라티닙 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며, 임상 3상 시험의 관찰 도입기 참가자(observational run-in) 모집을 진행 중이다. 또 신생아부터 3세 미만의 연골무형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인피그라티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연골무형성증에 대해 혁신치료제, 희귀의약품, 패스트트랙, 희귀소아질환 지정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인피그라티닙은 2021년 5월 28일 미국에서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FGFR2 융합 또는 재배열을 보유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관암 환자의 치료제로서 트루셀틱(Truseltiq)이라는 제품명으로 가속승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확증 임상시험을 위한 피험자 모집의 어려움 때문에 2024년 5월 16일 승인이 철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