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컴퓨터단층촬영(CT) 시행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의료방사선 노출에 대한 위험성을 간과하거나, 자기공명영상(MRI)에서 의료방사선이 나온다고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올해 9월 전국 성인남녀 188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CT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우선 의료방사선 용어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87.8%로 2023년 조사 당시보다 6.3%포인트 상승해 의료방사선에 대한 인식도 자체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MRI에서 의료방사선이 발생한다고 응답한 이들은 71.4%로 잘못된 인식을 가진 국민이 많았다. MRI는 방사선이 아닌 자기장을 이용한 검사로 방사선 노출이 없다.
의료 촬영 경험에 대한 질문에는 일반 엑스레이(X-레이)를 이용해 봤다는 응답이 91.8%로 가장 높았고 △초음파(72.9%) △치과용 파노라마(60.7%) △CT(58.8%) △MRI·유방엑스선(43.6%) △위장/대장엑스선 투시(28.1%)가 뒤를 이었다.
공단에서 분석한 ‘CT 이용 및 과다촬영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CT 촬영 인원은 연 591만명에서 754만명으로 27.5%, 촬영 건수는 연 1105만건에서 1474만건으로 33.3% 증가했다.
연간 방사선 피폭량이 100밀리시버트mSv를 초과하는 사람도 이 기간 3만4931명에서 4만8071명으로 37.6% 늘었다. 이들의 집단 유효선량은 4421man-Sv에서 6100man-Sv로 38% 증가했다. 전체 CT 촬영자의 집단 유효선량은 7만9102man-Sv에서 10만3125man-Sv로 30.4% 증가했다. 방사선 집단유효선량은 특정 기간 동안 모든 개인의 유효선량(개별 피폭량)을 합한 총량으로, 방사선으로 인한 집단 전체의 잠재적 확률적 위험(암 발생 등)을 평가하는 지표다.
국제방사선방어학회(ICRP) 등 국제기구에 따르면 환자에게 허용되는 노출 방사선량의 한도는 정해진 바가 없지만, 피폭량이 100mSv를 넘어설 경우 암 발생 위험이 0.5%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CT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국민의 연평균 피폭량은 2.1mSv로 항공기 승무원 피폭량(1.72mSv)은 물론 방사선작업종사자의 피폭량(0.28mSv)을 웃돌았다.
공단 관계자는 “복부 CT를 1회 촬영할 경우 의료방사선 피폭량이 약 6.8mSv으로, 방사선작업종사자의 연평균 피폭방사선량보다 약 24배 많은 것”이라며 “최근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한 해 CT를 130회 촬영한 사람은 방사선에 234mSv정도 노출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방사선작업종사자의 약 835.7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공단은 CT 이용이 증가하는 의료환경을 고려해 대국민 인식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올해 1월부터 공단 누리집과 더건강보험(모바일 앱)으로 누구나 의료영상검사 이력을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며 “국민에게 의료방사선 노출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홍보를 강화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2024년도 업종별 방사선작업종사자 수 및 연간 평균 피폭선량과 의료방사선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