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MSD의 ‘윈레브에어주(Winrevair 성분명 소타터셉트. Sotatercept-csrk, ) 45mg·60mg’(건조분말이 든 바이알, 주사용수에 녹여씀), ‘윈레브에어키트주(소타터셉트) 45mg·60mg’(액체 형태의 프리필드 시린지)를 7월 23일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 약은 액티빈(activin) 신호전달 억제제로 폐동맥고혈압 환자에서 상승돼 있는 당단백질 액티빈-A 수치를 감소시켜 혈관증식 등을 조절해 페동맥의 혈압을 낮추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로다.
액티빈은 TGF-β 리간드 그룹에 속하는 당단백질로 세포증식, 분화, 염증반응 등에 관여한다. 보다 자세히 설명하면 소타터셉트는 친 증식성 인자(융합단백질)인 액티빈을 억제한다. 소타터셉트는 과도한 ActRIIA 리간드(액티빈2A형 수용체에 결합하려는 리간드)와 결합해 이를 격리시킴으로써 ActRIIA-Smad2/3 증식성 신호전달을 감소시켜 성장촉진 신호와 성장억제 신호의 균형을 다시 맞추는 역할을 한다. 즉 성장촉진 신호를 억제해 혈관 형성에 제동을 걺으로써 폐동맥고혈압을 개선하는 기전이다.
한국MSD의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윈레브에어주'
이 의약품은 다른 폐동맥고혈압 치료제와 병용해 세계보건기구(WHO) 기능분류 II, III 단계에 해당하는 성인(18세 이상)의 폐동맥고혈압 치료를 통한 운동 능력 개선에 사용하도록 허가됐다. WHO 기능분류는 I~IV로 나뉘며 신체적 활동에 약간의 제한(등급II), 현저한 제한(등급III), 어떠한 활동도 할 수 없는 우심실 부전 징후를 가지는 경우(등급IV)로 구분된다.
식약처는 2023년 12월 14일, 윈레브에어를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lobal Innovative product on Fast Track, GIFT) 대상으로 지정하고 신속심사를 진행했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4년 3월 26일 윈레브에어를 승인했다. MSD는 2021년 9월 30일에 액셀러론파마(Acceleron Pharma)를 115억달러(주당 180달러)에 인수하면서 소타터셉트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획득했다.
당시 FDA는 WHO 기능등급 2급 또는 3급인 성인 폐동맥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 기저요법제에 더해 윈레브에어(163명) 또는 위약(160명)을 병용토록 한 3상 ‘STELLAR’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승인을 결정했다.
임상 결과 윈레브에어 병용군은 24주차에 1차 평가지표인 6분 보행거리(6MWD)가 착수시점에 비해 약 41m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추적 관찰기간 중앙값 32.7주 동안 임상적 악화 또는 사망 위험(2차 평가지표)을 위약 병용군 대비 84% 감소시켰다(사건 발생 건수 9건 대 42건). 윈레브에어는 2차 평가지표 9개 중 8개를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게 개선했다.
허가사항에 따라 의사는 처음 5회 투여까지는 헤모글로빈과 혈소판 수치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모니터링한 수치가 불안정적으로 나타나면 모니터링 기간과 횟수를 연장해야 한다. 용량 조정 필요성 유무를 결정하기 위해 이후로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윈레브에어는 헤모글로빈 수치를 높일 수 있고, 이로 인해 적혈구증가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적혈구증가증이 중증으로 나타나면 혈전색전성 증상(thromboembolic event) 또는 과다점성증후군(hyperviscosity syndrome)이 수반될 위험성도 증가하게 된다.
윈레브에어는 혈소판 수치를 감소시킬 수 있고, 중증 혈소판감소증(thrombocytopenia)이 나타나면서 출혈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 혈소판 수치가 5만/mm³ 미만이면 치료를 개시해선 안 된다.
폐동맥고혈압은 우심방에서 폐로 이어지는 동맥의 혈관벽이 좁아져 폐에서 혈압이 상승하는 질환이다. 폐로 보내는 혈액순환이 점점 감소하고 심장근육이 점점 쇠약해져 숨이 차고, 경정맥이 불거지며, 하지혈전색전증이 빈발하고, 하지부종과 원인 모를 만성피로감을 호소하게 된다. 특히 운동능력이 제한돼 멀리 걷지를 못하고 금세 흉통을 느끼고 현기증이나 혼미한 의식상태를 보인다.
폐동맥고혈압의 다양한 발병 원인 중 하나는 체내 친-증식성 및 항-증식성 신호전달 사이의 균형이 깨져 증식이 더 과도해지는 것이다. 즉 폐동맥을 포함한 혈관세포의 증식을 조절(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현재 폐동맥고혈압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물은 시장에 없고 단지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제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기존 치료제는 크게 △산화질소 경로제(리오시구앗, PDE-5억제제 등) △엔도텔린 경로제(옵서미트, 트라클리어 등) △프로스타이사이클린 경로제(벨레트리 등)로 나뉜다. 각각의 분자생리학적 경로로 폐동맥을 확장시켜 폐동맥압을 낮추는 데 목표를 둔다. 현재는 엔도텔린 경로제가 주된 치료제로 쓰이고, 프로스타사이클린 경로제가 2차적으로 복합요법에 활용되며, 산화질소 경로제는 이들 치료제의 병용보조치료제로 개입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