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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재 ‘건칠’ 항암치료 췌장암 환자 생존기간 연장 효과 확인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01-03 10: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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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성우 강동경희대병원 교수팀,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Oncology’ 게재

췌장암은 발견도 어렵고, 현대의학에서도 가장 난제인 암 중 하나로 꼽힌다. 수술과 항암요법의 발전으로 암은 만성질환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지만, 췌장암은 이런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췌장암에 한약재인 옻나무 추출물(건칠, 乾漆)이 안전하면서도 수명 연장에 도움을 준다는 게 확인됐다.

   

윤성우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팀(진하윤 연구원)과 주광로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박남영 교수)은 수술이 불가능해 1차 항암화학요법을 받기 시작한 진행성 췌장암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전통 한약재인 건칠 추출물을 항암제와 동시 투여하는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환자에게 투여하는 건칠 추출물의 용량이 늘어날수록 생존기간도 유의미하게 늘어났다. 다변량분석을 시행한 결과 표준항암화학요법과 한약(건칠단) 병용 투여군은 표준항암화학요법 단일요법 대비 위험비는 무질병생존기간에서는 0.18이었으며 전체생존기간에서는 0.01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한약재 건칠 추출물 용량이 췌장암 환자의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적 예후 인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항암제와 함께 투여하였을 때 항암제의 효과를 감소시키거나 부작용을 증가시키는 작용도 발생하지 않았다. 한약재 추출물의 간과 신장에 대한 독성 우려를 고려하여 간기능 및 신기능 검사를 진행한 결과 치료 전후 간과 신장 기능 수치 모두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건칠은 동의보감에서도 피가 뭉친 증상인 어혈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록돼 이다. 이미 다양한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을 통해 면역기능과 항염증 작용을 개선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다만 ‘옻독’으로 알려진 심한 알레르기 발진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 함유돼 있는 게 걸림돌이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건칠단’은 경희대한방병원이 건칠의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제외하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성분만을 추출해 개발한 약제다.

윤성우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

윤성우 교수는 “건칠단은 오랜 기간 한약재로 사용되어 왔으며 이미 다양한 임상연구에서 여러 종류의 암을 억제하고 암환자의 생존기간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확인됐다”며 “이번 연구는 건칠 추출물을 항암치료 중인 환자들에게 투여한 최초의 전향적 임상연구로서 안전하면서도 생존기간을 연장시키는 희망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화학항암요법제와 한약의 병행치료를 안전하게 시행하기 위해서는 양·한방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 하에 면밀한 추적 검사를 시행하면서 검증된 약재를 투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Frontiers in Oncology’(IF=3.5) 2024년 11월호에 게재됐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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