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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복잡한 뇌혈관, 3D로 눈앞에서 직접 보며 수술한다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11-22 12: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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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대 구로병원, 새 뇌동맥류 수술법 개발 … 혼합현실 3D 홀로그래피 기술로 뇌혈관 모형 구현
  • 실시간으로 중첩혈관 등 위험부위 360도 확인, 정상조직 손상 최소화 … 뇌동맥류 코일색전술, 개두술서 유용성 확인

환자의 복잡한 뇌혈관을 3D로 구현해 눈앞에서 직접 보면서 수술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의료진이 개발했다.

   

윤원기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 고재철 고려대 안암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팀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한 혼합현실 3D 홀로그래피 기술을 이용해 3D로 환자의 뇌혈관모델을 구현함으로써 수술과정에서 실시간으로 눈앞에서 뇌혈관 구조를 확인하면서 수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3D 홀로그래피 기술을 이용해 입체적으로 환자의 뇌혈관모델을 구현한 이미지

이 기술을 활용하면 고도의 섬세함을 필요로 하는 뇌동맥류 수술시 3차원으로 뇌혈관의 해부학적 구조 확인이 가능하며, 특히 중첩혈관 등 위험부위를 360도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정상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더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 간단한 손동작으로 혈관을 확대하거나 360도 회전해 볼 수도 있다. 

   

뇌동맥류는 크게 개두술에 의한 클립 결찰 수술과 혈관 안으로 들어가서 코일을 넣는 코일색전수술로 치료한다. 각각 장단점과 특징이 있지만 모두 3차원 뇌혈관 조영술을 통해 수술 전에 정확한 혈관의 해부학적 구조를 확인하고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코일색전수술은 모든 과정이 뇌혈관 조영술이라는 영상기술을 이용하여 진행되는데, 뇌혈관 조영영상기법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계가 있다. 즉 3차원 영상을 촬영하더라도 2차원의 모니터에 갇혀 있기 때문에 공간적 감각을 수술자에게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수술자가 환자의 뇌혈관 영상을 통째로 외우거나 수술 중 다시 3차원 영상을 머릿속으로 복습해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수술의 위험도를 증가시키고, 복잡하거나 까다롭거나 혈관 간 각도를 지닌 뇌동맥류의 수술 시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게 한다. 이번 신기술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윤 교수는 지금까지 120례 이상의 뇌동맥류 코일색전 수술에 신기술을 적용했고 모두 성공적으로 안전하게 수술을 마쳤다. 특히 모동맥(동맥류를 품고 있는 뇌동맥)과 동맥류의 경계가 불명확하고 매우 큰 동맥류를 치료할 경우 미세 도관을 비롯한 기구들이 동맥류를 뚫거나 정상 혈관을 손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더 안전한 수술이 가능했다.

   

혼합현실 3D 홀로그래피 기술 활용 수술 시 주요 장점

1. 중첩된 혈관의 해부학적 확인

2. 위험한 동맥류 벽 재확인

3. 동맥류와 모체 동맥 사이의 각도 평가

4. 미세 카테터 팁의 위치 추정

   

신기술을 수술에 적용했을 때의 효과 측정을 위해 여러 항목(동맥류와 모체 동맥 사이의 각도 평가, 중첩된 혈관의 해부학적 확인, 위험한 동맥류 벽 재확인, 미세 카테터 팁의 위치 추정 등)을 평가한 결과 모든 동맥류 수술에서 신기술이 우위를 보였다. 특히 가장 효과가 높았던 항목은 뇌혈관의 복잡함과 2차원 영상 때문에 정확한 확인이 불가능한 혈관 겹침 때문에 생기는 혼동을 급감시킨 것이었다. 

   

윤원기 교수는 “이 기술을 개두술에 의한 클립 결찰 수술에 사용했을 때도 뇌혈관의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어 수술 전 전략 수립에 매우 용이했으며 더 안전한 수술이 가능했다”며 “고난도 수술 경험이 적은 의료진 수련에도 매우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가상현실 수술 교육 시뮬레이션, 홀로그래피를 이용한 뇌수술 내비게이션 개발, 환자 설명용 공동망 시뮬레이터 등의 분야로 확대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교수는 올해 9월 초 서울에서 개최된 ‘제17차 한일뇌혈관외과학회 학술대회(JKJC 2024)’, ‘2024년 대한신경외과학회 정기학술대회’, ‘2023년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KoNES) 여름학술대회(ASCENT)’, 美 미네소타의대 신경외과 동문들의 모임인 ‘페이튼 소사이어티(Peyton society) 심포지엄’, ‘2023년 대한신경외과학회 정기학술대회’, ‘2022 이중신경혈관 심포지엄(Bi-Neurovascular Symposium)’ 등에서 신기술을 소개하는 초청 강연을 했다. 앞서 ‘2023년 대한뇌혈관외과학회 동계집담회’에서 최우수연제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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