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인 중증 구강점막염을 치료한 신약후보가 국내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조석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가톨릭대 산학협력단장)팀은 조혈모세포이식(HSCT)을 받은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점막염 치료제의 국내 2a상 임상시험에서 약물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한 톱라인 결과를 29일 공표했다.
이번 임상은 ‘조혈모세포이식 환자 대상 점막염 치료’를 위한 신약후보물질인 MIT-001(과거명, 네크록스)을 조 교수가 주도해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한 다기관에서 진행됐다. 2021년 3월 의뢰사인 미토이뮨테라퓨틱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MIT-001은 미토콘드리아를 표적으로 하는 페롭토시스(Ferroptosis, 2가 철 의존성 과산화지질 축적에 의한 산화스트레스로 인한 세포괴사) 저해 기능을 지닌 저분자 화합물이다. 방사선 및 항암 치료 시, 과량으로 생성되는 활성산소와 손상연관분자유형인 HMGB1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해 페롭토시스로 유도되는 과도한 염증반응을 효과적으로 조절해 구강 점막염을 예방·치료할 수 있는 탁월한 혁신 신약(First-in-class)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임상시험은 연구자가 의뢰사와 함께 비임상 단계부터 참여했고, 정부 R&D 과제를 통해 연구비를 지원받았으며, 임상시험까지 주도하며 세계적 혁신 신약개발을 위한 과정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국가가 지향하는 산‧학‧연‧병의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은 2020년 7월 이번 신약개발에 기반이 되는 ‘네크록스를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점막염 예방 또는 치료용 조성물’ 기술을 미토이뮨테라퓨틱스에 5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하는 양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기술이전 후, 조석구 교수 연구팀과 미토이뮨테라퓨틱스는 2상, 3상 임상시험 승인에 필요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제품 상용화를 위해 긴밀한 협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번 임상시험에서의 긍정적인 결과는 양 기관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 고무적인 성과다.
조석구 교수는 “치료 약제가 없어 조혈모세포이식 환자를 가장 괴롭히는 구강 점막염 치료의 신약으로서, 뚜렷한 효과를 보이면서도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게 중요한 성과”라며 “실제 의료환경에 도입하여 환자의 회복 속도와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생존율 제고에 주도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 밝혔다.
조 교수팀은 서울성모병원 선도형 면역질환 융합연구 사업단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아 이 기술을 개발했으며, 관련 연구는 2019년 9월 미국 ‘네이처’가 발간하는 ‘점막 면역’(Mucosal Immunology)에 게재된 바 있다. 국내를 비롯한 주요 4개국(미국, 중국, 일본, 유럽)에서 특허 등록을 완료하여 세계 최초의 독보적인 기술력임을 입증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기술가치평가사업에 선정돼 기술사업화의 타당성을 인정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