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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 치료기준 염증 수치서 바이러스 수치로 바꾸면 간암 발생 4만명 줄여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10-16 1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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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교수팀, 다국적 B형간염 환자 7000명 분석 ···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간암 발생 주요 예상지표 결론
  • 바이러스 수치 기반 간암 예측모델 개발 … 미국내과의사협회 공식 학술지 게재

만성 B형간염은 간암 원인의 70%를 차지하므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다행히 간암 발생을 절반가량 줄여주는 안전한 항바이러스제가 나와 있지만, 현재로서는 간수치가 크게 상승했거나 간경화로 진행된 경우에 한해서만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아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간수치가 정상이고 간경화가 없는 환자 중에서도 혈액 내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위험 구간에 있으면 간암 발생 위험이 최대 8배까지 높다며 B형간염 치료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2020년 서울아산병원의 환자 빅데이터를 활용한 선행연구를 통해 간경화가 전혀 없고 간수치(ALT·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 수치)가 정상인 만성 B형간염 환자에게서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혈액 1mL당 1백만 단위 (IU/mL) 근처일 때 간암 발생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지난해 세계 처음 보고한 바 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간암 발생 위험이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비례해 선형적으로 증가하며, 간염 치료를 시작한 후에는 바이러스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간암 발생 위험과 간염 바이러스 수치는 큰 연관이 없다고 여겨왔다.

   

하지만 연구팀은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1백만 단위에서 간암 발생 위험이 가장 높고, 이보다 더 높아지거나(1억단위 이상) 낮아질수록(1만단위 미만) 간암 발생 위험은 점진적으로 감소해 간염 바이러스 수치와 간암 발생 위험이 비선형적인 포물선 관계를 그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간수치 상승이나 간경화가 없는 국내 B형간염 환자 6949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간암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모델(reREACH-B · Revised REACH-B)’을 개발했다. 이 모델에는 환자의 혈중 바이러스 수치 외에 연령, 성별, 혈소판 수, 간수치, B형간염 항원 양성 여부 등 총 6개의 간암 발생 주요 지표가 포함됐다. 

   

만성 B형간염에서 바이러스 수치와 간암 발생 간 상호 관계이 데이터에 대만과 홍콩, 한국에서 동일한 조건의 만성 B형간염 환자 7429명의 데이터를 추가해 외부 검증을 실시했다. 그 결과, 평균 10년 이상의 추적 기간 동안 간암 발생은 국내 환자군에서 435건이었으며 다국적 환자군에서는 467건으로 나타났다. 간암 발생 위험도는 두 환자군 모두에서 혈중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100만 단위 정도(10만~100만 및 100만~1000만)일 때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100만단위 정도 환자는 장기간의 간염 치료에도 간암 발생 위험도가 절반 정도 낮아질 뿐 여전히 가장 높은 위험도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간암 위험도를 낮게 유지하려면 복잡한 B형간염 치료 개시 기준을 혈중 바이러스 수치만을 기준으로 단순화하고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현재의 B형간염 치료 건강보험 급여기준은 매우 복잡하다. 바이러스 수치가 최소 2000 단위 이상이면서 간수치(AST 또는 ALT)가 정상 상한치의 2배(80 IU/L) 이상이어야 한다. 또는 바이러스 수치 기준을 충족하면서 간경변을 동반해야 한다.

   

임영석 교수는 “간암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려면 간염 바이러스 수치를 기준으로 B형간염 치료를 시작해야 하며, 이를 통해 국내에서 향후 15년간 4만명의 간암 환자 발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간암은 국내 중년 암 사망률 1위로 매년 1만2000여명의 환자를 발생시켜 가정과 사회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고 있지만 간암의 주원인인 B형간염의 치료기준이 엄격하다보니 간염 환자의 20%만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현행 B형간염 치료기준을 만족하지 못하지만 간암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를 선별하고자 간암 발생의 주요 지표를 반영해 예측 모델을 개발했고, 임상적 유용성을 이번 연구를 통해 검증했다”며 “그동안 근거가 부족해 치료 사각지대에 놓였던 만성 B형간염 환자들에게도 항바이러스제 치료 급여가 적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내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미국내과의사협회 공식 저널 ‘내과학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 피인용지수 19.6)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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