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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뻣뻣하고 불편 … 목디스크인 줄 알았는데 ‘경수증’이라고요?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10-14 11: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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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디스크는 말초신경, 경수증은 중추신경 압박 … 몸에 힘없고 비틀거리는 노인 상당수 경수증 가능성 높아
  • 뇌졸중은 편측성 마비, 언어장애·삼킴장애 특징적 … 경수증은 양측성 마비, 지속적 보행장애, 목디스크 악화의 결과

목디스크(경추간판탈출증)는 매년 100만 명이 병원을 찾는 흔한 질환이다. 지난해에도 98만9195명이 목디스크로 진료를 받았다.

   

목디스크와 증상은 비슷하지만 훨씬 위험한 질환이 있다. 바로 ‘경수증(頸髓症, 또는 경추척수증)’이다. 목디스크는 노화로 인해 목뼈(경추) 사이에 있는 디스크(추간판) 안의 수핵이 삐져나와 신경근(중추신경에서 말초신경으로 갈라지는 부위)을 압박하며 생기는 질환이다. 

   

반면 경수증은 신경다발인 척수가 지나는 경추강으로 디스크가 탈출하거나 노화로 생긴 골극(뼈의 가장자리 웃자란 뼈)이 경추강을 막거나 압박하면서 발생한다.

   

경수증이 고속도로가 막힌 질환이라면 목디스크는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가는 나들목이 막힌 질환에 비유할 수 있다. 

   

목디스크는 경수증은 주된 증상이 어깨, 팔, 손바닥, 손가락에 통증이 발생하고, 손가락 및 손바닥이 저리거나 감각이 예민해질 수 있다. 목이 결리고 만성 두통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목이 결리지 않는다고 해서 목디스크가 아닌 것은 아니다. 

   

경수증은 초기에 목과 양쪽 어깨의 뻣뻣함과 불편함, 통증이 나타나다가 점차 손과 팔의 저린감이나 방사통으로 이어진다. 이후 젓가락질이나 글씨쓰기, 단추 끼우기 등 세세한 작업을 하기 어려워지고 보행장애, 배뇨장애 등이 나타나 결국 병상에 누워서 지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문제는 경수증의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다른 질환과 구분도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초기 대표적인 증상이 목, 어깨, 팔, 손바닥, 손가락 등의 통증과 저림으로 목디스크와 구별이 쉽지 않다. 

   

또 손이 저리고 불편함을 호소하는 팔꿈치주관증후군(팔꿈치터널증후군, 척골신경이 팔꿈치 뒤쪽의 인대와 구멍 사이를 지나갈 때 터널이 좁아져 척골신경이 압박받음), 수근관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 손바닥 정중신경의 압박) 등과도 감별이 필요하다. 

   

일부 증상은 뇌졸중과 헷갈리기도 한다. 뇌경색, 뇌출혈에 의한 뇌졸중은 편측성 마비가 나타나는 게 일반적인 반면 경수증은 양측성 마비가 나타난다.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어지럼증, 언어장애, 갑작스런 두통과 구토, 시야장애, 복시, 삼킴장애 등이 주로 뇌졸중에서만 보이는 증상이다. 

   

아울러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다발성경화증, 발병 원인이 아주 복합적인 근위축성측삭경화증(루게릭병)도 경수증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김종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경수증은 목디스크 등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다가 심할 경우 신경다발인 척수가 눌리면서 사지마비나 보행장애 등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몸에 힘이 없고 비틀비틀 걷는 노인의 상당수는 나이가 들어서라기보다 경수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경수증이 나타나면 다리에 힘이 빠져 걷기 힘들고 계단을 오르는 일이 불가능해진다”며 “배뇨장애로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고 손으로 물건 잡기, 젓가락질 등이 어렵게 되면서 뇌졸중으로 오해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경수증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반복적으로 재발하고 스스로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수증의 근본 원인은 노화 … 다른 경추질환 악화가 방아쇠 역할

   

경수증의 원인은 목뼈가 노화와 함께 변형되는 경추증이 근본 원인이다. 나이가 들면 척추 관절 사이에 있는 디스크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푸석해진다. 나이를 먹고 젊어서부터 목을 많이 쓸수록 경수증에 노출되기 쉽다. 여기에 목디스크, 경추의 인대가 골화되는 후종인대골화증 등이 방아쇠 역할을 한다. 

   

후종인대골화증을 포함한 인대골화증은 경추 외에도 흉추, 드물지만 요추에서도 발생한다. 당뇨병 환자에서 자주 나타난다.

   

조기 수술로 치료 … 신경 압박 요소 제거하고 기구 고정

   

경수증은 단순한 노화로 치부하지 말고 적극 치료에 나서야 한다. 경수증은 X-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근전도검사 등 영상검사와 신경기능검사로 진단한다. 진단 초기에는 견인치료, 경추 보조기 착용,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경수증이 명확한 경우에는 조기에 수술을 진행한다. 경수 압박을 유발하는 병변들을 제거해 신경 압박을 풀어주고, 척추의 불안정성을 안정화하기 위한 기구 고정 등을 시행한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면 대체로 양호한 예후를 보인다.

   

수술은 경추 전방 감압 및 고정술과 경추후궁형성술 등이 대표적이다. 경추 전방 감압 및 고정술은 경부 전방에서 경추에 도달해 추간판이나 척추체 제거를 통해 경수 신경 압박을 풀어주고 경추 안정화를 위한 기구 고정술을 시행하는 방법이다. 

   

경추후궁형성술은 경부 뒤에서 경추에 도달해 후궁을 들어 올려 경추강을 확장시키고 신경의 압박을 해결한다. 

   

수술 후 입원 기간은 대부분 1~2주 소요된다. 다만 수술의 적절한 시기를 놓쳐 이미 심각한 보행장애나 상·하지에 뻣뻣함이 생긴 경우에는 수술 후에도 신경인성 통증이나 마비, 강직 등의 증상이 남아 영구적인 장애가 지속될 수 있다.

 김종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김 교수는 “경수증이 의심되는 경우 하루라도 빨리 검사를 시행해 진단하고 결과에 따라 보존적 치료 혹은 수술 등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며 “질병 초기에 적절한 검사 후 수술 등의 치료를 하면 상당한 증상의 호전과 영구적인 장애를 예방하고 그 정도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경수증의 예방은 목디스크와 거의 같다. 목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목 주변 근육을 강화는 스트레칭이나 운동을 꾸준히 실천한다. 나쁜 자세도 피해야 한다.

   

김 교수는 “경수증은 노인한테 잘 생기는데, 단순히 나이 들어서 그러려니 생각하고 무시하거나 불편을 감수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초기에 진단받고 치료하면 훨씬 좋아지는 사례도 많은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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