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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헬리코박터 위궤양 환자, 치매 위험 3배 높아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9-13 15:3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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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동우 서울성모병원·임현국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과 교수팀, 소화성궤양 환자 장기추적 분석 … 제균치료 지연 시 치매위험 2배

헬리코박터 감염으로 인한 위궤양이 치매를 유발하는 위험 요인이며, 헬리코박터 제균치료를 조기에 시작해야 치매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한국인 대상 연구결과가 나왔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은 소화성궤양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균으로 위와 십이지장 점막에 서식한다. 혈관뇌장벽을 통과해 뇌내 신경염증을 유발하고,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리인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의 침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헬리코박터 감염 소화성궤양은 신경세포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고, 장내균총(microbiome)에 변화를 일으켜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동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왼쪽), 임현국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강동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제1저자), 임현국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55~79세 총 4만7628명을 대상으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여부에 따른 치매 발병 위험도를 연령별로 평가했다.

   

분석 결과 소화성궤양 환자는 건강한 대조군과 비교해 5년 및 10년 추적관찰에서 고혈압, 당뇨병, 허혈성 심장질환, 고지혈증과 같은 치매 위험인자를 통제한 뒤에도 전반적인 치매 발병 위험도가 3배 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연령별 세부 분석 결과 60대와 70대에서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치매의 발병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가 위암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기존 연구결과에 주목해 제균치료 시기와 치매 위험도를 평가했다. 위궤양 진단 이후 6개월 이내에 제균치료를 시작한 조기 제균치료군과 1년 이후에 제균치료를 시작한 지연 제균치료군을 5년 및 10년 추적 관찰하여 치매 관련 위험요인을 통제한 뒤 치매 발병 위험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제균치료가 지연된 군은 적시에 제균치료가 시작된 군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도가 2배 이상 높았다.

   

헬리코박터 감염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국내 성인의 50~60% 이상에서 발생한다. 헬리코박터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양배추, 브로콜리, 사과 등 위장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며 담배, 술, 과식 등 해로운 습관은 피해야 한다. 헬리코박터 제균치료는 주로 항생제와 위산억제제를 복용한다. 치료 후 세균이 완전히 제거됐느지 확인이 필요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꾸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강동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화성궤양 질환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가 치매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 초기 연구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이 신경퇴행성 질환의 병인과 연관성을 제시했으며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발효 음식이나 매운 맛을 즐기는 한국의 전통적인 식습관이 위점막을 자극해 헬리코박터 균 감염을 높일 수 있으며, 진단기술의 발전으로 감염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장 건강은 물론 뇌 건강을 위해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현국 교수는 "소화기질환과 신경퇴행성질환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고려할 때, 감염성 위장질환이 치매 발병에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이런 연관성을 규명하는 첫 걸음이며, 위장관 건강과 신경 건강의 상호작용의 이해를 통해 치매 예방과 치료 전략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콘텐츠진흥원 과제 및 한국연구재단 창의도전연구 과제를 통해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미국노화학회 공식 학술지인 ‘Geroscience’(IF=5.3)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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