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크럼 테라퓨틱스(Fulcrum Therapeutics)는 12일 안면 견갑상완근 이영양증(FSHD) 치료제 후보 '로스마피모드(Losmapimod)'의 3상 임상(REACH)에서 주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9년 라이선스 아웃을 통해 추가 로열티 수입을 기대했던 GSK, 지난 5월 미국 외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8000만 달러를 선불로 지불하고 최대 거래 규모 10억 달러 계약을 체결한 사노피의 계획도 모두 무산됐다.
펄크럼사는 3상 임상에서 로스마피모드가 48주차까지 1차 평가지표였던 환자의 운동 가능 범위(Reachable Workspace, RSA) 개선에서 위약군과 비교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으며, 근육 지방 침윤(MFI), 어깨 외전근력 개선 등 2차 평가지표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해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펄크럼 테라퓨틱스의 대표 알렉스 사피르(Alex C. Sapir)는 "2상 시험에서 나타난 긍정적인 결과가 3상에서 재현되지 않아 매우 실망스럽다"며, "이로 인해 FSHD 치료제 로스마피모드 개발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REACH 시험은 총 260명의 FSHD 환자를 대상으로 1:1 무작위 배정하여 48주간 경구로 로스마피모드 또는 위약을 투여한 후 치료 효과를 평가했다. 주요 목표였던 RSA에서 로스마피모드를 투여한 환자군은 0.013(±0.007)의 개선을 보였으나, 위약군도 0.010(±0.007)의 개선을 보여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근육 지방 침윤(MFI) 역시 로스마피모드군에서 0.42% 증가한 반면, 위약군은 0.576% 증가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으며, 어깨 외전근력은 로스마피모드 투여군에서 9.63% 개선된 반면, 위약군은 2.24% 개선되었으나 차이가 크지 않았다.
펄크럼의 의료 책임자인 팻 혼(Dr. Pat Horn)은 "이번 결과는 2상 시험과 유사하지만, 위약군에서 기능 저하가 발생하지 않아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번 임상 실패로 인해 라이선스 아웃한 GSK와 미국 외 지역 라이선스 인 계약을 체결한 사노피는 각각 기대했던 수익을 확보하지 못하고 선불 투자금을 잃게 됐다.
펄크럼 테라퓨틱스는 로스마피모드의 개발을 중단하면서도 약 2억 7380만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겸상적혈구질환(SCD) 치료제인 포시레디르(Pociredir)와 다이아몬드-블랙판 빈혈 치료제 등 다른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스마피모드는 GSK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펄크럼이 FSHD 치료제로 개발하던 약물로, 처음으로 선택적 p38α/β MAPK 억제제를 사용한 사례다.
안면 견갑상완근 이영양증(FSHD)은 얼굴, 어깨, 상완 등 특정 근육의 위축을 유발하는 희귀 질환으로, 일상 생활과 상지 기능, 이동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 내 환자는 약 3만 명으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승인된 치료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