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로스아이바이오는 지난달 26일 대양주 내 백혈병 및 림프종 전문 임상 연구 그룹인 ALLG(Australasian Leukaemia and Lymphoma Group)와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치료제로 개발 중인 ‘PHI-101’의 연구자 주도 임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연구자 주도 임상(Investigator Initiated Trial)은 임상의가 주도하는 임상 시험으로,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을 활용해 새로운 치료 방법을 찾는 연구를 뜻한다. 이를 통해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법을 제공하고, 의료 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는 데 의의가 있다.
이번 PHI-101 연구자 주도 임상(임상명: ALLG AMLM26 INTERCEPT)은 파로스아이바이오와 ALLG의 지원을 바탕으로 호주, 뉴질랜드, 미국의 병원에서 동시 진행된다. ALLG는 혈액암 분야의 방대한 임상 네트워크를 활용해 임상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임상의 총책임은 호주 월터 엘리자 홀 연구소(Walter and Eliza Hall Institute, WEHI)의 혈액 세포 및 혈액암 중개연구 책임자인 앤드류 웨이 교수가 맡는다. 웨이 교수는 또한 피터 맥캘럼 암센터와 왕립 멜번 병원의 임상의로 활동 중이며, ALLG의 급성 골수성 백혈병 그룹 의장을 맡고 있는 세계적인 AML 전문가다. 그의 연구는 주로 AML과 미세잔존질환(MRD) 관련 새로운 표적과 치료법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AML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재발 없는 완전관해(Complete Remission)에 도달하는 것이다. 재발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MRD는 완치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찰과 관리를 요구한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이번 연구자 주도 임상을 통해 PHI-101이 기존 재발 및 불응성 AML 치료를 넘어, 완전관해의 유도와 유지 요법으로도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특히 MRD 양성으로 재발 가능성이 높은 AML 환자들에게 PHI-101이 관해 유도 및 유지 치료제로 승인받을 수 있도록 의미 있는 임상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FDA의 조건부 허가 및 가속 승인을 위한 참고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PHI-101은 이미 국내 식약처와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ODD)을 받았으며, 식약처는 지난해부터 PHI-101을 임상 1상에 참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7차례에 걸쳐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허가한 바 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7월 PHI-101 임상 1상 환자 모집을 완료했으며, 올해 안에 1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후 임상 2상 결과에 따라 조건부 판매 승인을 목표로 국내외에서 조기 상용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연구자 임상의 총책임자 앤드류 웨이 교수는 “그간 진행된 PHI-101의 임상 결과에 따르면, 충분한 내약성과 안전성은 물론 타 약물 대비 탁월한 효능을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해 연구자 주도 임상을 제안하게 됐다”며 “이번 임상 연구를 통해 MRD 양성 AML에 대한 PHI-101의 효능뿐 아니라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있는 환자의 임상적 재발을 예방하고, 지연시키는 선제적 요법으로서 PHI-101의 잠재력을 검증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윤정혁 파로스아이바이오 대표는 “ALLG와 연구자 주도 임상 시험 계약을 체결하고, 세계적인 AML 치료의 권위자인 웨이 교수가 임상 책임자로 참여한다는 점은 곧 PHI-101이 다양한 AML 치료제로 확대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의의가 있다“며 “PHI-101이 AML 치료의 핵심인 MRD를 극복하는 사례를 발굴하고, 그 가능성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 AI 1호 상장기업인 제이엘케이가 뇌관류 CT 영상 분석 솔루션(JLK-CTP)과 뇌관류 MR 영상 분석 솔루션(JLK-PWI)의 일본 시장 공급을 위해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 인허가 신청을 완료했다고 5일 밝혔다.
일본은 세계 3위의 의료 시장이자, 노인 인구 비율이 세계 1위인 초고령 사회다. 65세 이상의 인구가 약 3,600만 명에 달하며, 노인성 질환인 뇌졸중의 위험도가 특히 높은 국가로 알려져 있다.
제이엘케이는 앞서 미국 진출을 위해 미 식품의약국(FDA)에 3개의 솔루션(JLK-LVO, JLK-CTP, JLK-PWI)에 대한 인허가 신청을 마친 바 있다. 이번에 CT 및 MR 기반의 뇌관류 분석 솔루션에 대한 일본 보건당국의 인허가 신청까지 마치면서, 일본 시장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 측은 이번 PMDA 인허가 신청이 기존 미국 FDA에 제출했던 임상시험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미 추가 3개 솔루션에 대한 미국 FDA 신청도 완료한 상태이기 때문에, 나머지 솔루션들도 일본 PMDA 인허가 절차를 신속히 마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고령화가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제이엘케이의 뇌졸중 솔루션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 정부 또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통해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어, 의료 AI 시장의 전망도 밝다.
특히 이번에 신청한 JLK-CTP와 JLK-PWI 솔루션은 뇌관류 영상을 AI가 분석해 비가역적 뇌손상 영역과 혈액 공급이 지연된 영역을 자동으로 식별, 뇌혈관 재개통 시술 여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두 솔루션은 급성 뇌졸중 치료의 골든타임을 극복할 수 있는 필수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는 "미국 FDA 신청에 이은 일본 PMDA 인허가 신청으로 제이엘케이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기반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라며 "뇌졸중 솔루션의 추가 PMDA 인허가 승인에도 집중해 조속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프로테오믹스 기반 정밀의료 기술 기업 베르티스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공간단백체 기반 멀티오믹스 분석용 소재 합성 및 부품 기술 개발' 과제(과제번호 RS-2024-00454407)에 공동 연구 기관으로 참여한다고 6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 신산업 창출과 주력 산업의 고도화를 이끌기 위한 글로벌 수준의 원천기술 확보와 관련 연구 기반 확충 및 사업화 촉진을 목표로 하는 ‘2024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의 일환이다.
베르티스는 주관 연구기관인 울산대 의과대학(연구책임자 김경곤 교수)과 메테오바이오텍, 국가모델동물연구소, 분당차병원 미래의학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과 함께 ‘공간단백체 기술 개발 연구단’을 구성해 2028년 12월까지 총 90억 원 규모의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연구는 멀티오믹스 기술을 활용한 공간단백체 분석 및 관련 원천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공간단백체 기술은 조직 내 단백질의 공간적 분포와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기술로, 아직 상용화된 분석 기술이 없어 단일 세포 전처리 기술을 대체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번 과제를 통해 단백질 펩타이드화 신소재 개발 및 단백질 분석 기술이 구축되면, 암 종별 바이오마커 개발과 AI 기반 진단 소프트웨어 개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베르티스는 단일 세포를 이용한 LC-MS 분석, 공간단백체 특이적 전처리 소재 개발, 단편 조직 단백체 분석 플랫폼 품질관리 소프트웨어 제작, 병리 이미지 분석을 통한 AI 알고리즘 개발 등의 연구를 담당할 예정이다.
베르티스는 이번 과제를 통해 프로테오믹스 기반 정밀의료 기술을 한층 고도화하고, 특히 바이오마커 개발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강화할 계획이다.
김경곤 울산대 의대 교수는 “공간 멀티오믹스는 최근 중개 연구와 신약 개발을 위한 핵심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으나, 고도의 기술력과 소재 개발이 필요하다”며 “뛰어난 연구기관들과 함께 도전적인 연구를 수행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강운범 베르티스 바이오마커연구소장은 “프로테오믹스 분야는 기술 활용도가 높고 성장세가 뚜렷해 전 세계적으로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며 “국내 산학연 대표 기관들과의 협력을 통해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