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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JN.1 변이 대응 코로나19 백신 허가 … 현재 유행은 ‘KP.3’인데 ‘철 지난’ 백신 국내 도입 논란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8-30 10:07:38
  • 수정 2024-08-30 14: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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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DA 이달 22일 ‘KP.2’ 변이 백신 허가, JN.1 변이 백신은 승인도 안 해 … 면역회피 강한 KP.2 및 KP.3 감당할지 의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화이자제약이 신청한 ‘코미나티제이엔원주(브레토바메란)’을 8월 30일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 백신은 2024~2025 절기 예방접종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 백신은 유럽에서 올해 7월 3일, 영국에서 7월 24일, 일본에서 8월 8일 각각 승인됐지만 미국에서는 승인조차 되지 않았다. 코미나티제이엔원주는 12세 이상에서 희석 없이 0.3 mL을 1회 근육주사로 투여한다. 이전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경우, 최소 3개월 이후에 접종받으면 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계속 변이를 일으키고 있어 가급적 유행 변이주를 표적으로 하는 백신을 써야 감염 예방 효과가 높아질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난해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변종이 잇따라 파생되며 확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는 JN.1이 우세했고, 이후 올 5~6월엔 JN.1의 하위 변종인 KP.2를 거쳐 지난달부터는 같은 계통의 KP.3가 우세종이 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중 KP.3가 가장 높은 비중인 45.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KP.2가 15.8%, JN.1이 14.6%, JN.1.16이 10.4% 순으로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화이자·바이온텍과 모더나가 각각 개발한 KP.2 변이를 표적하는 새로운 코로나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오는 9~10월부터 업데이트 된 코로나19 백신과 독감백신을 함께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지난 4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들 회사에 JN.1 변이 표적으로 업데이트할 것을 권고한 데 이어, KP.2 변이가 우세종이 된 지난 6월 FDA는 KP.2 방어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고했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약 두 달 만에 JN.1에서 KP.2로 표적을 업데이트했다.

현재 우세종은 KP.3이지만, FDA는 KP.2와 KP.3 모두 ‘플러트(FLiRT)’라는 같은 계통의 변이로, 둘 중 하나만 표적해도 접종 시 비슷한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는 10월부터 국내에서 사용하기 위해 허가된 이번 코미나티제이엔원주는 KP.2와 KP.3와는 관계가 먼 JN.1 변이를 표적하고 있다. 

   

질병청은 올 가을 접종에 사용할 화이자 백신 532만 회분, 모더나 백신 200만 회분, 노바백스 32만 회분, 총 755만 회분을 지난 달 계약했다. 이들 백신은 모두 JN.1 변이를 표적하고 있다. KP.3 변이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은 이전 버전의 JN.1 변이 표적 백신을 맞게 하는 어리석은 정책 판단이다.

   

미국 CDC는 KP.2, KP.3는 면역 회피 능력이 비교적 강한 편이어서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있거나 백신 접종으로 항체를 보유하고 있어도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할 경우 다시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유행하는 KP.3가 JN.1의 자식 격이라면, 올 겨울에 나올 다음 변이는 JN.1의 손주 격”이라며 “가장 업데이트된 백신이 이미 나왔는데, 우리는 구형 백신을 맞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KP.3 변이 등장을 경고했는데, 코로나 5년차를 겪는 보건당국이 이를 고려하지 않고 너무 서둘러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신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했으나 유행 감소세인  JN.1 변이에 대응하는 것이어서 현재 유행 중인 KP.2와 KP.3 변이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의사 등 나름 보건전문가들이 요직을 점하고 있는 질병관리청이 전문성이 발휘되지 않는 정책 판단을 해도 되는지 의문인 상황이다. JN.1 변이 대응 백신이라도 맞는 게 코로나19 재유행을 막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최선의 옵션을 놔두고 구닥다리 옵션을 취해 예방 효과를 덜 보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의 가슴이 답답하다. 아무래도 저조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에 형식적으로 백신을 도입하다보니 신중함이 결여되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한편 식약처는 산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유럽의약품청(European Medicines Agency, EMA)가 주관하는 미국 악튜어러스테라퓨틱스(Arcturus Therapeutics)의 차세대 mRNA 플랫폼 코로나19 백신(호주 제약사와 공동 개발) 품목허가 심사에 공동으로 참여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공동 심사는 EMA가 기관 간 규제 조화, 규제 결정의 투명성 향상을 위해 해외 규제기관과 함께 공동으로 특정 의약품의 심사평가를 수행하는 의약품 과학적 공동평가(OPEN)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다.

   

식약처는 올해 4월 ‘한-EU 간 의약품 비공개 정보교환을 위한 비밀유지 약정’을 체결하고, 올해 6월말 OPEN 프로그램 공식 참여기관이 됐으며, 이번이 첫 공식 공동심사 참여다.

   

참고로 식약처는 백신 분야 규제심사 역량을 인정받아 2020년 OPEN 파일럿 프로그램에 참여해 여러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공동 심사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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