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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서울대병원, 망막색소변성 30대 환자 실명 환자 2인에 ‘럭스터나 ’유전자 치료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5-20 13:23:26
  • 수정 2024-05-23 19:4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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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기능 개선 가능성 확인 … 미국에선 양안에 85만달러, 국내서는 건보 급여 적용으로 환자본인 부담금 1050만원에 해결

서울대병원은 망막색소변성을 앓고 있는 30대 환자 A씨(여성)와 B씨(남성)을 대상으로 노바티스의 '럭스터나주'(Luxturna 성분명 보레티진 네파보벡, voretigene neparvovec-rzyl)의 수술적 투여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지난달 말에 퇴원했다. 각각 법적인 실명 상태와 시력 저하에 처해 있었던 두 환자는 이번 치료로 시각 기능 회복의 가능성을 얻었다. 


‘레버선천흑암시'(Leber’s Congenital Amaurosis)와 ‘망막색소변성'(retinitis pigmentosa)은 망막과 망막색소상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100가지 이상의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며, 광수용체 세포의 기능 저하로 인해 시력을 잃게 되는 유전성 질환이다. 이 질환은 주로 유소년기나 청년기에 증상이 시작돼 시간이 지날수록 진행되며, 30~40대의 젊은 나이에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대략 3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며, 국내에서도 비슷한 비율로 발생하고 있다. 이 중 RPE65 유전자에 의한 경우는 전체의 1% 이내(3만명 중 1명꼴)로 흔하지 않다.


야맹증과 시야 협착을 초래하는 이들 질환은 특히 중심 시력과 전체 시야 손실을 동반하여 황반변성과 같은 기타 질환보다 삶의 질을 현저하게 저하시킨다. 망막색소변성으로 인한 실명은 사물을 분간할 수 없다거나 흐리게 보이는 시력 저하가 아니라 종종 완전한 암흑 상태를 초래하기 때문에, 질환의 진행을 늦추고 시력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치료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럭스터나는 이런 유전성 망막질환을 치료하는 유일한 유전자 치료제다. 이 치료제는 RPE65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유전망막변성을 가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용된다. 정상 RPE65 유전자의 복사본을 운반체(무독한 바이러스)에 담아 직접 유리체를 절개하고 망막과 망막 아래 망막색소상피세포층 사이에 공간에 전달한다. 이 치료법은  망막색소변성 환자들에게 시력 보존 및 개선 가능성을 제공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특히 젊은 환자들에게 실명 진행을 늦출 수 있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 


‘럭스터나’ 치료는 2017년 ‘The Lancet’ 저널에 발표된 3상 임상시험 연구에서 시기능 호전 효과가 입증되었으며, 이후 경과 관찰 연구에서도 호전된 시력이 유지됨을 확인했다.  2017년 12월 1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국내서는 2021년 9월 9일 전문의약품(희귀질환)으로 승인받았고, 올해 2월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치료가 시작됐다. 이로써 미국에서는 단회 치료에 85만달러(양안 기준, 약 9억5000만원)에 이르는 럭스터나를 국내서는 1050만원(환자 본인부담금, 양안 기준)에 투여받을 수 있게 됐다. 국내 건강보험 약가는 3억2580만원(상한가, 단안 기준: 양안이면 약 6억5000만원)이다. 급여화 이후에는 삼성서울병원이 가장 먼저 지난 2월에 첫 환자를 시술했다.


이번 서울대병원의  환자 A씨와 B씨에 대한 수술은 박규형, 윤창기 안과 교수가 집도했다. 두 환자 모두 1주에 걸쳐 양안에 유전자 주입 수술을 받고 퇴원했다. 퇴원 후 긍정적인 회복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두 환자는 일상생활에서의 시각적 향상을 경험하고 있으며, 오는 6월 초 내원해 시기능에 대한 여러 검사를 통해 호전 여부를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다. 


지난 3년간 치료 가능성을 타진하며 건강보험 적용을 기다리던 와중에 법적 실명에 이르렀다가 이번에 치료를 받은 환자 A씨는 “매일 시력이 저하되는 것을 느끼면서도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기억에 없는 어린 나이부터 시력이 저하되어 고통 받던 B씨는 “어느덧 시력 저하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야맹증으로 인해 밤에 활동하는 게 특히 어려웠다”며 “뒤늦게나마 이런 치료 기회를 갖게 되어 남들처럼 생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RPE65 돌연변이를 확인할 수 있는 고도의 유전자검사 시스템(NGS),  시야 광역치 측정 장비, 저시력자의 암순응 시력을 측정하는 다중 휘도 운동성 검사(Multi-Luminance Mobility Test, MLMT), 콜드체인 시스템 등 필수 의료 인프라를 모두 갖추고 있는 국내 유일한 의료기관이다. 이런 첨단 유전자치료 기술과 전문 의료진의 노력으로 이뤄진 이번 수술로 시력 회복과 유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박규형 교수는 “럭스터나 치료는 젊은 나이에 실명으로 진행하는 유전성 망막질환 환자들에게 시력 회복의 기회를 제공하는 첫 번째 유전자 치료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다른 유전변이에 의한 유전성 망막질환 연구 및 치료제 개발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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