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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조현병 증상 새로운 원인 지표, 뇌 속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 증가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5-13 12:36:47
  • 수정 2024-05-14 15: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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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서울대병원, PET 이용해 상관관계 규명 … 별아교세포 활성 증가시 환청, 망상 등 조현병 양성 증상 심각도 상승

조현병의 원인 규명에 한 걸음 다가선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조현병 환자의 뇌에서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 증가를 뇌영상 촬영을 통해 최초로 밝혀냈다. 이 별아교세포들이 조현병의 병태생리에 관여하며, 특히 전측대상피질에서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화가 큰 환자일수록 조현병 증상이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는 반응성 별아교세포가 조현병 환자의 뇌에서 어떻게 활동하는지를 시각화하고, 이 세포가 조현병의 양성 증상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조현병 연구에서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권준수김민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통해 측정한 뇌 속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 증가와 조현병 환자에서 환청, 망상 등 양성 증상 심각도와의 연관성을 밝혀낸 연구결과를 13일 발표했다.

 

과거에 정신분열병으로도 불렸던 조현병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및 행동과 같은 증상을 특징으로 하며, 사회적 기능 장애를 동반하는 대표적인 중증 정신질환이다.

 

별아교세포는 뇌세포의 절반을 차지하는 주요 신경교세포로, 신경세포를 지지하고 노폐물 제거 및 식세포작용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교세포들은 뇌의 글루타메이트 조절 및 염증 반응에 관여하여 조현병과 같은 신경정신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응성 별아교세포는 별아교세포가 신경전달물질 조절 이상 또는 뇌 염증반응 등으로 과활성화된 상태를 나타낸다.

 

연구팀은 기존의 신경염증 또는 글루타메이트 단독 연구들과는 달리, 반응성 별아교세포를 직접적으로 조명함으로써 조현병의 복잡한 병리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주목했다. 지금껏 뇌영상 촬영 기법을 활용해 뇌 속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 증가를 직접 측정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202110월부터 20231월까지 조현병 환자 33명과 건강한 대조군 35명을 대상으로 방사성 동위원소가 표지된 화합물([18F]THK5351)을 사용해 몸의 생화학적 과정을 이미지화하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을 통해 조현병 환자의 뇌 속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도를 측정·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조현병 환자들은 건강한 대조군에 비해 전측대상피질과 좌측 해마에서 더 높은 표준화된 흡수값 비율(Standardized uptake value ratio, SUVr, 영상화된 부위에서 산출된(흡수된) 방사성 활성도/전체 조직에 투사된 방사성 활성도, 여기서는 문제의 뇌 조직이 PET를 흡수하는 정도)을 보였다. 이는 건강한 대조군과 비교해 조현병 환자에서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화가 증가했음을 나타낸다. 전측대상피질은 인지 및 감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해마는 기억 형성에 필수적인 뇌 영역으로, 이들은 조현병의 신경생물학적 메커니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전측대상피질에서의 표준 흡수 값 비율은 조현병 환자의 ‘PANSS’(Positive and Negative Syndrome Scale, 조현병 환자가 경험하는 양성 증상 또는 음성 증상의 정신병적 증상 심각도를 평가하는 척도) 양성 증상(환각과 망상 등) 점수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화가 큰 환자일수록 조현병 양성 증상이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 전측대상피질과 해마의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 증가가 조현병 병태생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전측대상피질의 염증 반응과 글루타메이트 조절 이상이 환청, 망상 등 조현병 증상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권준수(왼쪽)‧김민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민아 교수(1저자)이번 연구를 통해 조현병 환자에서 관찰된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 증가가 뇌 염증반응과 글루타메이트 조절 이상을 반영하며, 이러한 변화가 조현병 증상의 원인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이러한 발견은 신경교세포 수준에서 조현병의 병태생리 기전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준수 교수(교신저자)이번 연구는 조현병 연구에서 가설로만 제안돼왔던 신경교세포 기전을 실제로 증명한 중요한 결과라며 이는 향후 조현병 치료제 개발에서 새로운 표적 뇌세포를 제시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학협회 저널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IF=13.8)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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