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산율은 떨어졌지만 고위험 산모와 미숙아는 증가하고 있다. 신생아학 발전으로 미숙아 생존율이 향상됐으나, 위험한 고비를 넘긴 미숙아 합병증도 함께 늘고 있다.
이처럼 미숙아가 병원에 입원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영유아의 장기적인 성장발달에 영향을 주고, 장기적으로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미숙아 합병증 치료를 위한 효과적인 매뉴얼이 필요한 가운데, 가장 흔한 폐합병증인 ‘기관지폐이형성증’의 중증도에 따라서 입원 기간 연장을 결정하는 요인이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세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교신저자)는 ‘한국 신생아 네트워크(Korean Neonatal Network)’에 등록된 2013~2017년에 출생한 아동 8294명 가운데, 기관지폐이형성증이 진단된 5760명의 환아 중 연구 기준에 합당한 4263명을 분석했다.
연구팀에는 이혜미 은평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제1저자), 신정민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상진료 조교수(공동저자), 김소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공동저자)가 참여했다.
한국 신생아네트워크는 전국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한 출생 체중 1500g 미만의 극소저체중 출생아 또는 임신 나이 32주 미만의 신생아가 등록돼 있다. 신생아 사망 및 주요 합병증 발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극소저체중 출생아를 포함한 미숙아의 특성을 분석하기 위한 전국적인 웹기반 네트워크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모든 그룹에서 초기 상태의 중증도는 입원 기간과 상관관계를 보였다. 기관지폐이형성증이 심한 정도에 따라 확인해보니 △경증(Mild)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동맥관, 뇌수종 여부 △중등증(Moderate)은 뇌출혈 여부. 신생아에게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경우에 입원 기간이 연장되는 것을 확인했다. 중증(Severe) 기관지폐이형성증 미숙아는 폐동맥고혈압, 스테로이드 사용, 패혈증, 동맥관, 뇌출혈 등의 합병증이 동반되면 입원이 길어졌다.
기관지폐이형성증은 신생아기에 호흡곤란증후군이나 심장질환으로 오랫동안 산소치료와 인공호흡기 치료를 시행했을 때 생기는 만성 폐질환이다. 37주 미만이거나 출생 당시 체중이 2.5kg이 채 되지 않는 이른둥이들은 폐가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탓에 스스로 호흡하기 힘들다. 대부분 출생 직후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져 인공호흡기와 산소치료를 받는데, 오랜 기간 높은 농도의 산소와 인공호흡기의 높은 압력에 노출되다 보면 기관지폐이형성증이 발생하기 쉽다. 기관지폐이형성증은 미숙아의 사망률, 심혈관장애, 호흡기장애, 성장 불량, 신경발달 지연 등과 관련성이 높다.
김 교수는 “기관지폐이형성증이 심하게 온 미숙아의 경우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5개월에서 길게는 1년 가까이 병원에서 입원치료가 필요할 수 있는데, 이는 신생아와 가족 간 유대관계 형성이나 신생아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주요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증도에 따라서 입원 기간 연장을 결정하는 요인이 다른 것을 확인한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신생아 관리 질 향상(Quality Improvement) 활동 및 개별적 맞춤형 프로토콜을 구축한다면 미숙아의 병원 입원 기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과 가톨릭대 신임교원 정착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2024년 2월 15일자 국제학술지 'World Journal of Pediatrics‘(IF 8.7)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