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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RNA 결합 단백질 ELAVL2, 뇌암 악성화 전환 억제 유전자로 확인돼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4-11 11:51:40
  • 수정 2024-04-22 22: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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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병원, 교모세포종 발생 및 악성화 역할 규명 … 결핍 시, 종양세포 침습성 및 화학요법 내성 증가

원발성 뇌암인 교모세포종의 치료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단서가 나왔다. RNA 결합 단백질 ‘ELAVL2’ 교모세포종의 악성화와 치료 저항성을 저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박성혜 병리과·백선하 신경외과 서울대병원 교수팀(김요나·유지현 연구원), 구자록 서울대 의대 암연구센터 교수팀은 대규모 유전체 및 전사체 분석, 세포 기반 실험, 조직 마이크로어레이 분석을 통해 ELAVL2 단백질의 결핍이 교모세포종의 메젠카이멀 (mesenchymal) 형질전환을 촉진하며, 이로 인해 화학요법에 대한 내성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11일 발표했다.

 

교모세포종은 중추신경계에서 발생하는 가장 치명적인 형태의 뇌종양으로, 고도의 악성화 경향과 높은 치료 저항성으로 인해 재발이 빈번하다. 이런 난치성으로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이 의학계의 숙원이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 NCI)TCGA(The Cancer Genome Atlas) 프로그램에 따르면 교모세포종은 유전자 변이에 따라 프로뉴로널(proneuronal), 클래시컬(classical), 메젠카이멀(mesenchymal) 등 세 가지 아형으로 분류된다. 주변 신경조직으로의 침윤이 심한 메젠카이멀 아형은 악성화 경향이 더욱 높고 치료에 대한 반응성이 낮아 예후가 가장 좋지 않다. 게다가 최신 면역항암제를 포함한 새로운 치료법들도 제한적인 효과만을 보이고 있다.

 

이런 메젠카이멀 아형으로의 전사체 변화에 기초가 되는 조절 메커니즘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아 교모세포종의 악성화에 기여하는 새로운 유전자 및 치료법의 발견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RNA 결합 단백질 ‘ELAVL2’가 메젠카이멀 아형으로의 전환을 조절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공공 데이터베이스를 통한 대규모 유전체 및 전사체 데이터의 분석을 실시해 ELAVL2의 발현과 교모세포종의 특정 아형 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ELAVL2는 다른 암종에 비해 교모세포종에서 가장 빈번하게 결손돼 있으며, 이는 교모세포종의 악성 메젠카이멀 형질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ELAVL2가 교모세포종의 진행과 관련된 중요한 분자적 특징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ELAVL2 매개 변화가 특정 교모세포종 아형 형질과 일치함을 보여줬다. 특히 ELAVL2의 발현은 암세포 전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피간엽이행(EMT)과 관련된 유전자들과 반대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어 ELAVL2의 손실이 교모세포종 세포의 메젠카이멀 형질전환과 화학요법에 대한 내성 증가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세포실험을 수행했다. 이를 위해, siRNA를 사용하여 ELAVL2의 발현을 억제하거나, ELAVL2를 과발현시킨 세포 모델을 구축했다.

 

연구 결과, ELAVL2의 손실은 교모세포종 세포에서 메젠카이멀 형질 전환과 화학치료에 대한 내성 발달을 촉진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반대로, ELAVL2의 과발현은 이러한 현상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추가로 182명의 서울대병원 뇌종양 환자 조직 샘플을 분석하여 ELAVL2 단백질 발현 수준과 환자 생존율 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이를 통해 높은 ELAVL2 단백질의 발현이 유리한 생존 결과와 연관되어 있음을 입증했다.

 

분자적으로, ELAVL2는 상피간엽이행을 억제하는 분자인 SH3GL3DNM3의 전사체에 직접 결합해 그들의 mRNA 안정성을 조절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ELAVL2가 교모세포종의 메젠카이멀 형질 전환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함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구자록 교수는 “ELAVL2가 교모세포종에서 종양 억제와 mRNA 안정화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교모세포종의 복잡한 전사체 변화와 뇌종양의 진행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밝혔다.

 

박성혜 교수는 이번 연구가 교모세포종 환자의 진단 및 예후 평가에서 ELAVL2를 새로운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백선하 교수(신경외과)이번 연구 결과에서 ELAVL2의 결손과 관련된 mRNA 및 단백질 발현 수준의 변화가 악성 뇌종양의 발달과 진행에 있어 새로운 분자적 경로를 제안한다이러한 발견이 메젠카이멀 전환 억제 및 교모세포종의 화학요법 내성 감소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NPJ 정밀 종양학’(NPJ Precision Oncology, IF=7.9) 온라인판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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