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오·이대인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 정진만 고려대 안산병원 신경과 교수, 이재우 충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만성 과음주자가 알코올 섭취량을 줄이면 심·뇌혈관질환 발생률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를 2일 밝혔다. 연구논문은 임상의학 분야의 저명 국제학술지인 'JAMA Network Open(IF=13.8)'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40~79세 성인 중 1차 기간(2005년~2008년)과 2차 기간(2009년~2012년)에 연속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은 과도한 음주자 2만1011명을 두 그룹(만성 과음 지속 그룹, 음주 습관 조절 그룹)으로 분류해 주요 심·뇌혈관 사건 발생률을 10년 이상 추적 관찰했다. 과도한 음주자 기준은 남성은 하루 4잔(56g) 이상 또는 주당 14잔(196g) 이상, 여성은 하루 3잔(42g) 이상 또는 주당 7잔(98g) 이상으로 정의했다.
연구결과, 음주 습관 조절 그룹이 만성 과음 지속 그룹에 비해 주요 심·뇌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약 23% 낮았다. 특히 협심증과 허혈성 뇌졸중 발생이 유의하게 감소해 심·뇌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
알코올 섭취량 감소의 예방적 효과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동반 질환과 신체활동 및 사회경제학적 수준에 기반한 다양한 연구 대상자 하위그룹에서 일관되게 관찰됐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강동오·이대인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제1저자)는 "이번 연구는 음주량과 심·뇌혈관 질환 발병 간의 병태생리학적 상호 연관성을 특정 단일시점의 알코올 섭취량이 아닌 생활습관 변화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한 것"이라며 "만성 과음주자에서 심·뇌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음주량을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학술적 근거를 제시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진만·이재우 교수(교신저자)는 "연구에서 만성 과음주자의 음주량을 적절히 조절할 때 다양한 심·뇌혈관 질환 중 협심증과 허혈성 뇌졸중의 예방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며 "이는 실제 임상 진료 현장에서 환자분들에게 흔히 질문받는 음주 습관 변화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심·뇌혈관 질환 예방 효과에 대한 효과적인 답변을 제시하는 핵심적 근거"라고 말했다.
한편 만성 과음은 급성 심근경색증과 급성 뇌졸중을 비롯한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주된 위험 인자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전 연구들에서는 적절한 수준의 일상적 음주가 심·뇌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보고한 바 있고 알코올 섭취량과 심·뇌혈관 질환 발병 위험 사이에는 U자형 또는 J자형 용량-반응 관계가 제시된 바 있다.
선행 연구들에서 보고된 음주량과 심·뇌혈관 질환 발병 사이의 용량-반응 관계는 심·뇌혈관 질환 아형에 따라 일관된 결과를 보여주지 않았고 알코올 섭취량 변화에 따른 예방 효과를 직접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