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질환 환자는 갑상선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성근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서울건강검진센터 교수팀은 2009~2010년에 국민건강보험에 등록된 자료를 이용하여, 자가면역질환 여부에 따른 갑상선암 발생 위험을 분석한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8개의 자가면역질환(하시모토갑상선염, 그레이브스병, 1형 당뇨병, 쇼그렌증후군, 염증성장질환(궤양성대장염 및 크론병), 백반증, 루프스병, 류마티스관절염) 중 어느 한 가지 질환이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된 1만6328명의 자가면역질환 환자와 자가면역질환이 없는 1만6328명을 1대1로 매칭하고, 9.49년 동안 추적관찰해 양 집단의 갑상선암 발생 위험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자가면역질환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하시모토갑상선염 환자의 경우 2.1배 갑상선암 발생 위험이 높았다. 이밖에 △그레이브스병 2.67배 △염증성장질환 2.06배 △백반증 1.71배 △류마티스관절염 1.76배 갑상선암 발생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8개 자가면역질환 중 어느 하나의 질환에라도 걸리면 자가면역질환이 없는 사람에 비해 갑상선암 발생 위험도가 1.97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면역질환은 자신의 면역체계가 자신의 신체 조직을 외부 물질로 잘못 인식하여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키고, 자신의 신체조직을 공격함으로써 염증 및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을 의미한다. 여러 합병증의 주요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일부 연구들에서는 자가면역질환에 의한 만성 염증 및 면역 이상이 각종 암의 발병 원인으로 보고된 바 있다.
갑상선암은 한국인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발생 원인은 다양하며, 만성 염증 및 면역 체계의 이상이 암 발생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박성근 교수는 “자가면역질환 보유만으로도 향후 갑상선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원인이 된다”며 “자가면역질환이 있는 환자는 갑상선 초음파 등 갑상선암에 대한 정기적인 선별검사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갑상선질환의 저명 학술지인 ‘Thyroid’(IF=6.6) 2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