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사회복지재단은 제17회 아산의학상 수상자로 기초의학 부문에 이창준 기초과학연구원(IBS) 생명과학 연구클러스터 연구소장(57), 임상의학 부문에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장인 김원영 울산대 의대 응급의학교실 교수(50)를 선정했다.
40세 이하의 의학자를 대상으로 하는 젊은의학자 부문에는 정인경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40)와 오탁규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38)가 선정됐다.
이창준 연구소장은 뇌세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신경세포를 보조하는 역할로만 알려졌던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인 ‘별세포’(Astrocyte 성상세포)에 대한 연구로 퇴행성 뇌질환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뇌의 중요 신호전달물질인 흥분성 글루타메이트와 억제성 가바(GABA)가 비신경세포인 별세포에서 생성되고 분비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히며, ‘뇌 과학은 곧 신경과학’이라는 기존 프레임에서 벗어나 비신경세포의 중요성을 제기했다.
또 별세포의 크기와 수가 증가한 ‘반응성 별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하는 등 파킨슨병,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서 별세포를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치료법을 제시했다.
김원영 교수는 20여 년간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근무하면서 심정지, 패혈증, 허혈성 뇌손상, 급성호흡부전 등 중증 응급환자 치료와 연구에 전념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의 심폐소생술 생존율을 국내 평균 5%의 6배인 30% 가까이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 교수는 심폐소생술로 생존한 후 바로 추가치료를 받아야하는 심정지 환자의 심전도 검사결과를 분석해, 심혈관 질환이 아닌 뇌 지주막하 출혈이 원인인 환자를 바로 판별해내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중증 응급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해온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그는 국내 처음으로 응급의학, 중환자의학 등 2개 분야의 전문의 자격을 획득했으며 연간 10만명 이상의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의 응급실장을 2018년부터 맡고 있다.
정인경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는 유전자 세트인 게놈(Genome)의 3차구조 기반 유전자 조절 기전 연구를 국내에 선도적으로 도입하면서 파킨슨병, 암 등의 새로운 원인을 규명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오탁규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대규모 인구 코호트 연구에 기반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국내 마약성 진통제 사용 실태와 급성호흡곤란증후군(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 ARDS), 패혈증 등 중환자 관리에 대한 정책적 제언이 가능한 연구를 해온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제17회 아산의학상 시상식은 오는 3월 21일 서울시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리며, 기초의학부문 수상자 이창준 연구소장과 임상의학부문 수상자 김원영 교수에게 각 3억원, 젊은의학자부문 수상자인 정인경 교수와 오탁규 교수에게 각 5000만원이 수여된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기초의학 및 임상의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의과학자를 격려하기 위해 2008년 아산의학상을 제정했고, 심사위원회와 운영위원회의 심사과정을 거쳐 제17회 아산의학상 수상자를 선정했다.
한국근시학회 창립, 초대 회장에 박기호 서울대병원 교수 … 27일 기념 심포지엄 개최
지난해 8월에 창립된 한국근시학회는 오는 27일 오전 8시50분 서울대병원 CJ홀에서 근시 관련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 예방 전략에 대해 논의하는 ‘창립 기념 제1회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 학회는 국내에 부재했던 근시 관련 질환 전반에 대한 통합적 연구를 위해 모든 안과 세부 분야의 참여를 지향한다. 근시로 인한 시력 장애와 실명 예방이 목표로 초대 회장엔 박기호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가 선임됐다.
근시는 발생률이 급증하며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 절반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국내서는 근시 발생이 가파른 동아시아에서도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여 이미 국내 청년 10명 중 8~9명은 근시에 해당하고 그 중 1~2명은 고도 근시인 상황이다.
근시는 황반변성, 망막박리, 녹내장, 백내장 등 합병증을 유발하고 실명과 시각장애로까지 이를 수 있기에 심각한 사회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창립 심포지엄은 ‘근시의 시대: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Myopia era: Where are we now?)라는 슬로건 하에 △근시의 역학 및 위험인자 △근시조절 △근시 관련 실명질환 △인공지능연구 등 4가지 세션으로 구성됐다.
해외 전문가로 일본 근시학회 회장인 쿄코 오노 마츠이 교수(도쿄의과치과대학)가 ‘병적 근시’를 주제로, 허밍광 교수(홍콩이공대학)가 ‘반복적 저수준 적색광 치료’를 주제로 각각 강연을 진행한다.
박기호 학회장은 “근시 진행의 위험인자를 파악하여 근시로 인한 실명과 시력장애를 예방하는 것은 안과의사 모두의 숙제”라며 “정부 지원 하에 근시 연구를 국가적 사업으로 진행 중인 싱가포르·일본·대만 등의 사례처럼, 학회가 구심점이 되어 국제 유관학회와 학술교류 및 공동연구를 추진해 근시 관련 이슈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