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절제술을 받은 후 당뇨병이 발생한 환자는 허혈성 심장질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원래 당뇨병을 앓던 사람과 다름없이 허혈성 심장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혈액 관류가 충분하지 못해 산소의 수요와 공급에 불균형이 생겨 심근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대표 질환이다.
당뇨병은 허혈성 심장질환의 중요한 위험인자이지만, 현재까지 췌장암 환자의 췌장절제술 후 발생한 당뇨병 환자에서 허혈성 심장질환 발생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유대광 순천향대서울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2~2019년에 국내에서 췌장암으로 췌장절제술을 받은 3만242명을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조사했다.
췌장절제술을 받은 3만242명 중 제외 기준을 통해 1만7124명을 걸러냈다. 나머지 1만3118명을 △당뇨병이 발생하지 않는 환자 2043명 △당뇨병이 수술 후에 발생한 환자 1875명 △당뇨병이 수술 전에 발생한 환자 9200명으로 세분했다.
성향점수 매칭을 적용한 후 선별한 2952명의 환자를 췌장절제술 후 당뇨병이 발생한 그룹(1476명)과 발생하지 않은 그룹(1476명)으로 나눠 허혈성 심장질환의 위험성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췌장절제술 후 당뇨병이 있는 군에서 허혈성심장질환 환자 비율은 7.42%인 반면 당뇨병이 없는 군에서는 3.15%로 나타났다
또 성향점수 매칭을 적용한 후 선별한 3432명의 환자를 이미 당뇨가 있던 환자군(1716명)과 췌장절제술 후 당뇨가 발생한 그룹(1716명)으로 나눠 허혈성 심장질환의 위험성을 분석한 결과, 유사한 위험도를 보였다. 즉 췌장절제술 후 허혈성 심장질환이 생긴 당뇨병 환자의 비율은 7.98%였고, 췌장절제술을 받기 전에 당뇨병을 앓는 환자 중 허혈성 심장질환이 생긴 비율은 7.26%였다.
유대광 순천향대서울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췌장절제술 후에는 당뇨가 잘 생기고, 당뇨가 발생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허혈성 심장질환이 더 많이 발생한다”며 “이러한 허혈성 심장질환의 발생률은 췌장 절제술과 관련 없이 이미 당뇨가 있던 환자와 비교했을 때도 통계적으로 유사한 빈도로 허혈성 심장질환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유대광 교수팀이 연구한 ‘췌장암으로 췌장절제술 후 발생한 당뇨병 환자에서 허혈성 심장질환 위험도에 관한 연구:인구기반연구’(Risk of Ischemic Heart Disease in Patients With Postpancreatectomy Diabetes and Pancreatic Cancer : A Population-Based Study) 논문은 국제학술지 ‘JAHA’(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IF=6.107) 12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