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이상의 중년 여성들은 에스트로겐이 줄어들면서 지방이 분해되지 않고 축적돼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다. 비만은 외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척추, 관절 부위에 역학적으로 부담을 주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다양한 대사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비만으로부터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
한의학에서 비만은 단순히 과식이나 활동량만의 문제가 아닌 생체 에너지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생체 에너지에 문제가 생기면 다양한 질병이 발생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질병은 비만이다. 우리 몸의 에너지는 타고난 체질과 음식, 일상의 움직임과 운동, 수면 등 생체리듬에 따라 축적과 소모가 교차되는데 그 균형적 조절이 이뤄져야 건강한 생명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이재동 경희대한방병원 비만센터 교수(경희대 한의대 학장)는 “식욕 억제제나 지방대사약을 복용하면 체중 감량은 가능하지만 한의학적 관점에서 내 몸의 에너지가 정상화되지 않기 때문에 40대 이후부터는 더 큰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며 “40대 이후부터의 다이어트는 몸의 에너지 기능을 바로 잡아 근육량은 늘리고 체지방을 줄여야 비만을 해소하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중년 여성에게 최적화된 노비노(NOBINO) 다이어트를 제시했다. 이 다이어트는 ‘NO 비만, NO 질병’을 추구한다. 개인의 에너지 상태를 진단해 개인맞춤형 생활습관 개선 교육과 한약 처방을 한다. 몸의 에너지를 정상화해 근육량 감소 없이 비만을 해소하고 질병을 예방·치료한다.
중년 이후 여성들은 여성호르몬 변화로 인한 에너지 불균형과 근육량 감소를 겪는다. 단순히 덜 먹는 다이어트는 체지방과 근육이 동시에 빠지는 ‘동조현상’으로 근육량이 더 감소할 뿐 아니라 질병 발생의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
42세 여성 A씨는 마른 체형임에도 체성분 분석상 체지방은 6kg 과잉, 근육량은 3.5kg 부족 상태로 마른복부미만이었다. 여러 차례 비만치료를 받았지만, 체질에 맞지 않는 치료로 체중 증가와 만성피로, 수족냉증, 생리통이 뒤따랐다. 에너지 생성과 순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해 2개월간 건강상태에 맞춘 생활습관 개선교육과 한약처방으로 체중 감량, 근육량 증가에 성공했다. 체지방은 3.0kg 감소, 근육량은 2.0kg 증가했다. 피로가 개선되면서 손발이 따뜻해지고 생리통도 완화됐다.
폐경 후 호르몬의 변화는 중년 여성 생체 에너지에 많은 문제를 유발한다. 여기에 잘못된 생활습관이 더해지면 △에너지 생성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마른 복부비만 △에너지 순환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전신 비만 △에너지 균형 조절에 문제가 있으면 상체 비만 등이 나타난다.
에너지 생성이 원활하지 않은 마른 복부비만
에너지 생성이 원활하지 않으면 대사량이 떨어져 복부엔 지방이 쌓이고 팔다리는 가늘어지는 마른 복부비만 형태가 나타난다. 소화가 잘 안되고 손발이 차며 늘 피곤하다. 소화가 잘 안되기 때문에 밀가루와 찬 음식은 피하고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조금씩 천천히 자주 먹는 것이 좋다. 운동은 가볍게 할 수 있는 요가, 스트레칭, 걷기운동이 좋다.
에너지 순환이 되지 않는 전신 비만
에너지가 순환되지 않으면 전신 비만의 형태가 나타난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몸이 무겁고 얼굴이 잘 붓는다. 저탄수화물 고단백질 위주로 한 끼 식사량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밥과 반찬을 한 접시에 담아 먹는 것이 좋으며 2개월 정도 식단을 지속해야 한다. 빠르게 걷기, 등산, 수영, 에어로빅 등 유산소운동을 통해 순환 기능을 높여주는 것을 추천한다.
에너지가 불균형한 상체비만
에너지 균형에 문제가 있으면 에너지가 위로 상승하여 하체는 가늘고 상체는 비만해지는 형태가 나타난다. 늦게 자거나 수면장애가 있는 경우가 많다. 몸의 열에너지가 자꾸 위로 치우치기 때문에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해산물 등 차가운 성질의 음식을 먹는 게 좋다. 특히 커피와 녹차 등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는 숙면을 방해하므로 오전 10시 이후에 마시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위로 치우친 에너지를 아래로 끌어내리도록 계단 오르기, 발끝치기, 스쿼트 등 하체강화 운동이나 안정을 위한 명상, 단전호흡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