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세포폐암이 척추로 전이된 환자 중 표적항암제 치료가 가능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환자는 상대적으로 생존율이 높기 때문에, 척추에 폐암이 전이된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임상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IF=4.964) 7월호에 게재됐다.
암환자의 70%는 척추 전이를 경험하는데, 과거에는 척추 전이암이 말기라 생각하고 심한 통증에도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척추 전이암이 진행되면 환자의 거동이 어려워지고 생존율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적극적 치료가 고려된다. 하지만 원발암 종류와 환자마다 전신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여전히 척추 전이암을 수술로 치료할지 여부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가톨릭대 김영훈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교신저자), 박형열 은평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제1저자)는 ‘비소세포폐암 척추 전이 환자의 척추수술과 방사선치료 병합요법 중요성’을 연구한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비소세포폐암의 척추 전이로 척추수술과 방사선치료 병합요법을 시행한 22명을 선정했다. 이후 환자를 나이, 성별, 기대수명, 척추 불안정성을 고려한 1대1 경향 점수 대응을 통해 방사선 단독치료만 진행한 시행한 231명 중 비슷한 조건의 22명과 비교하였다.
그 결과 방사선 단독치료군에서만 5명의 환자(22.7%)가 병적 골절로 인한 신경학적 증상의 악화가 관찰됐다. 반면 수술과 방사선치료를 병행한 군에서는 보행이 불가능했던 4명의 환자가 보행할 수 있게 됐으며, 5명의 환자는 신경학적 증상이 개선됐다.
연구에 포함된 44명 환자의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을 분석한 결과, 표적항암제 치료가 가능한 돌연변이 여부와 신체활동 정도가 생존율과 의미 있게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평균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표적항암제 치료가 가능했던 환자 군은 21개월인 반면, 고식적인 항암제로 치료한 환자 군은 5개월로 매우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은 크기와 형태를 기준으로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나뉘는데, 80~85%는 비소세포폐암이다. 비소세포폐암은 혈관이나 림프관을 통해 척추뼈로 전이된다. 전이암은 보통 4기로 진단되며, 원발암에 대한 폐암 치료와 전이암은 방사선 치료가 우선이지만, 전이된 척추뼈의 불안정성이 있거나 신경을 압박하여 마비를 일으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척추 전이암으로 인해 발생하는 통증은 주로 밤에 악화되는 일반 암과 다르게 낮에 발생한다. 몸을 지탱하는 척추뼈가 낮에 움직이거나 자세를 변경하면 통증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척추 전이암 환자의 10~20%만 통증이 있기 때문에, 암 환자는 전신 PET-CT나 뼈 스캔검사로 골격계 전이 여부를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김영훈 교수는 “비소세포폐암이 척추로 전이된 환자는 임상적으로 흔하지만 치료방법을 결정하기 쉽지가 않은데, 수술적 치료가 병적 골절 예방을 통해 장기적으로 신경학적 증상의 악화를 막을 뿐만 아니라, 신경학적 결손이 발생한 환자에서 직접적인 신경 감압을 통해 보행과 신경학적 증상을 호전시키는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이번 연구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전이암 환자는 말기라 생각해 낙담하는 경우가 많은데, 치료기술이 발달한 만큼 희망을 가지기를 바라며, 표적항암제 치료가 가능했던 환자의 경우에는 평균 생존율이 높았고, 특히 이러한 환자들이 신경학적 결손이 발생하거나 척추의 불안정성이 생기면 심한 통증과 마비 증상으로 이어져 걷지 못하고 계속 누워만 있어야 하기 때문에, 수술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통증에서 벗어나 가족 모임이나 여행도 참석하며 암을 이겨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암센터 전홍재·김찬 교수팀은 로슈의 PD-L1 억제제 ‘티쎈트릭주’(Tecentriq 성분명 아테졸리주맙, atezolizumab)와 같은 회사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VEGF) 억제 단일클론항체 겸 신생혈관억제제인 ‘아바스틴주’(Avastin 성분명 베바시주맙 bevacizumab)의 병용요법 치료를 받은 간암 환자의 갑상선 부작용이 클수록 항암치료 효과가 커진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번 연구는 아시아태평양간암학회(Asia Pacific Primary Liver cancer Expert association) 공식 학술지인 ‘Liver Cancer’(IF=13.8)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간암 환자 208명을 대상으로 티쎈트릭과 아바스틴 병합요법을 적용했다. 그 결과 갑상선 기능 이상을 경험한 병합치료 환자 19.7%(41명)가 암이 줄어들거나(부분반응)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지는(완전반응, 완전관해) 객관적 치료반응률이 58.5%로 높았고 무진행 생존기간도 21개월로 나타났다. 전체 생존율은 데이터 분석 시점까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아 환자가 장기간 생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반면 갑상선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은 환자의 반응률은 24.6%, 무진행 생존기간 6.3개월, 전체 생존기간 15.3개월로서 현저히 떨어졌다. 티쎈트릭과 아바스틴 병용요법 허가의 근거가 된 IMbrave150 연구의 환자 코호트 분석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확인했다.
이들 약제의 병용요법은 과거에 치료받은 적이 없는 가장 흔한 간세포암 환자에 처방될 수 있는 간암 1차 치료제로 2020년 5월 29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었다. PD-1/PD-L1 억제제로는 처음으로 간암치료제로 승인된 것이며, 2007년 11월 바이엘의 ‘넥사바정’(Nexavar, 성분명 소라페닙, sorafenib)이 간암치료제로 FDA 승인을 얻은 이후 아주 오랜만에 FDA 승인을 획득했다.
연구책임자인 전 교수는 “이번 연구가 진료현장에서 간암 환자들의 치료 전략과 환자 관리의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갑상선기능 부작용은 항암치료 시 20% 정도의 환자에게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정기적인 검사와 적절한 치료를 통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해 티쏀트릭, 아바스틴 병합치료가 간암 환자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마커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최근 5년 간 SCI급 학술지에 6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대한종양내과학회, 대한암학회 최우수연구상을 수상했다. 대한간암학회에서 주관하는 2023년도 임상연구 학술상 수상으로 간암치료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